요시오의 하늘 1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요시오의 하늘 1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의학관련 소설이나 에세이, 영상매체 등은 살아있고 살아가는 순간을 감사하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브레인'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에도 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자극적인 장면이나 병원을 배경으로 하기에 비극적인 사고가 비일비재하여 대중매체는 '즐거움'을 위한 요소로만 받아들이는 나는 그저 귀동냥만으로 접했다.

살고자하는 본능적인 욕구에 대한 자극적인 영화나 소설을 볼 때는 주인공의 영웅화를 통해 극적인 감동을 받기는 하지만 허구에서오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접할 때는 비현실적인 감각에 다소 공감이 떨어지는 순간이 있을 때도 있고, 워낙 비주얼에 집착하는 듯한 영상미에 차마 눈살을 찌푸리지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들은 당연히 시청률이나 판매실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서 기존의 순수한 의도가 훼손되기도 하는 경우가 눈에 띄기도 하는데 어제 한번 읽어 본 <요시오의 하늘>에선 타카하시 요시오란 의사에 감동하고 그의 의사로서의 궁극적 목표를 들려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이 <요시오의 하늘>은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그림체역시 살아있다.

기본기가 탄탄한 그림체라 인물들의 행동을 생동감있게 전해주고 있어 내용이 부진하게 전달되지않고 시너지효과를 내며 생생하게 다가온다.

지금의 타카하시 요시오가 되기까지의 유년기를 담아낸 1권에서는 의사로서 가진 인간미가 그의 가족들에 있음을 보여준다.

무뚝뚝하지만 자상하고 책임감있는 아버지.

강하지않지만 유연하고 다정한 어머니.

그리고 그 위로 셋이나 되지만 서로 다른 개성 넘치는 누나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서로 도와가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새삼 쇠퇴한 지금의 가정의 역할에 대해 환기시키며 어른들에겐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그 모습들과 의사로서 오랜 노하우로 단련 된 요시오선생님의 현재가 오버랩되며 소년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환자들에게 전해지는 상황을 보여준다.

 

'살고 싶다'는 목소리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살아있는 동안 계속 메아리되어 울리고 있음을 늘 잊고 살았구나 싶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아픈사람들이기 이전에 살기 위해 고통을 견디는 사람들이다.

의료진과 가족들은 함께 고통을 견디는 것이기 전에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타카하시 요시오선생님은 사진으로도 보이 듯 외모적으로 평범하지만 기분탓인지 눈빛만은 확연히 틀리게 느껴졌다.

모든 상황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는 허세없이 모든 상황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지가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

 

수술을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수술 후에 있을 불편을 딛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책임을 느끼는 의사라니!

듣기에 좋은 말이라는 의혹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환자들을 '가족'이라고 부르며 그의 방을 장식하는 환자와 가족들 간의 유대관계를 담은 메세지와 사진들이 그 신의를 충분히 느끼게 한다.

만화로 보여지는 그의 방에 대한 첫 이미지는 중병을 담당하는 진료실이라기 보다 상담실로 느껴질 정도로 편안함을 줬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진의는 모르겠지만 그 방은 본인의 손을 거친 기존의'가족'들에 대한 계속되는 사랑을 증명하고 새로운 '가족'에게 신념과 정서적 완화를 주고 있다. 

의사가 신이 아니지만, 타카하시 요시오 역시 같은 사람에 불과하지만 '이 사람이라면 한번 믿어보고 싶은' 절박한 마음이 완성되는 순간이 될 것만 같다.

 

지금까지 큰병은 앓지않았지만 워낙 어린시절부터 잔병이 잦았던 나로서는 어린이에게 보여지는 의사의 이미지가 '신적인 존재'라서 그가 어떤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는지가 병환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이라해도 의사의 말과 태도로 그의 의중을 전달받기도 하는데 작은 병에 있어서야 그 경중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생사를 가르는 선택을 앞 둔 상황에서는 오로지 의사의 신념에 기대기 때문에 같은 인간이지만 환자를 위해 '신'으로서 존재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야 환자도 가족도 정서적으로 안정적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지금에 와서는 의사가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단지 인체기술자라고 생각하는 정도로 많은 책임을 지우지않으려 하지만 역시 아무리 기술의 발달로 좀 더 세밀한 의료환경이 갖춰진다해도 상황을 살피고 판단하는 것은 의사의 견해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엄마가 수술을 하는 당시 세상에 그 담당 교수님만큼 경외스런 존재는 없었다.

의사는 단지 기술로서 수술만한다고 그 의무를 다 하는 것이 아님을 그 병원을 통해 알았고 감동했다.

24시 환자의 육체적, 정신적 안정을 위한 의료서비스와 그 후 관리되는 진료시스템을 통해 기술만 발전한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가치관 역시 성숙한 면모가 그동안 경제적이유로 선택 된 직업군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게 했다.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끈을 이어주는 타카하시 요시오라는 의사를 통해 의지와 감동을 깨달으며 이 훌륭한 선구자가 일굴 후배들을 생각하니 그 미래에 대한 바램역시 긍정적이라 부러웠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박경철의사가 젊은 의학도들의 훌륭한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 뿌듯하더라.

게다가 우리의 의료시스템은 선진국에 뒤지지않을만큼 발전했고 발전중이라니 내 업적은 아니지만 으쓱!

앞으로도 <요시오의 하늘>과 같은 만화가 종종 출판되어 희귀병이나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중병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와 긍정적 마음을 갖도록 하고, 의료진들에겐 그들의 직업에 대한 사명과 자부심을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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