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력 연습 - 삶을 변화시키는 마지막 품격, 존중을 단련하라
르네 보르보누스 지음, 김세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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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면서 사소한 순간은 단 하나도 없나보다.

내가 처음 사회를 터득한 첫직장에 자리잡기 전에 거쳤던 몇몇 회사들 중 경영마인드는 한숨이 나오지만 몇가지 인생에 있어 바른 자세를 취하게 조언을 줬던 사장님의 말씀이 종종 떠오르기 때문이다.

 

"자네,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은가?

 어떻게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제 막 알을 깨고나와 알껍질도 다 떼지 못한 나에게 그 질문은

'내가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로 들렸다.

일단 질문을 받으면 답을 줘야한다는 생각에 성실히 답변을 궁리하고 있다가 나간 대답은 결국 열심히 본분을 다 하겠다고 다짐하듯 우물쭈물 거리는 흐릿한 끝맺음이었다.

 

"열심히 일 하는건 당연하지. 월급을 받는데.

 일만 잘 하면 사람들이 인정해 줄 것 같은가?

 그런데 혼자서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

 일은 어떤 자리에 누굴 앉혀놔도 한달 이상만 배우면 누구나 대체될 수 있어."

 

최선을 다하는 것 만으로도 만족을 못하시다니 이냥반 꽤나 월급주는 조건이 까다롭다고 생각했었다.

뭐 지각하지 말라거나 맡은 업무 이상의 역량을 보여달라는건가 싶은 생각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또 고민하고 있는데,

 

"상대를 인정하는거야."

 

라는 한마디로 나를 멍하게 했다.

당시에 상대를 인정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거니와 어떤 태도가 인정하는 것을 상대에게 인지시킬 수 있을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조악한 내 머리로 할 수 있는 대답엔 한계가 있어 솔직하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

 

"인사."

"네?"

 

당연한 것 아닌가?

신입사원에게 인사는 칼 같은 행동양식이다.

게다가 업무에 대한 숙지가 완벽히 이뤄지지않은 상황에선 할 줄 아는건 인사뿐이라 더 열심히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예의에 대한 메뉴얼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인사하지.

 매일매일 상대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멀리서도 큰소리로 혹은 뛰어와서 인사를 해. 

 좋은 태도야...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이게 흐지부지해져.

 심한 경우엔 어차피 매일같은 형식적인 인사라고 생각해서 눈앞에서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듯 지나치게 되지.

 그럼 어떻겠나?

 상대에게 무시를 당한 입장에서 인사를 할 의지, 혹은 용기가 생길까?

 아무리 상대의 반응에 상관없이 꾸준히 인사를 하는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반응을 보이겠지. 

 또 인사를 하는 것 만큼 잘 받아주는 것도 중요한거고.

 자네가 앞으로 계속 이 회사에 다닐지는 확실히 알 수 없네.

 다만 어디에 있든 '인사'의 중요함을 기억하게."

 

점심을 먹으면서 나눈 잠깐의 대화였을 뿐이고 그 후 곧 이직했지만 이 말이 나에게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큰 중심을 세워주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후 업무나 관계에 있어서는 전문성 미달로 소극적인 행동을 보여도 인사만큼은 큰소리로 쩌렁쩌렁하는 신입사원이었기에 선배들에게나 업무관계자분들과 한두마디라도 더 하게되고 그러면서 쌓은 친분이 업무적 실수에 있어서도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존중력 연습>은 문득 그때의 점심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다시금 상대를 존중해야하는 필요를 환기시키며 '인사' 곧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는 인사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게 해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세웠던 인간관계와 삶에 대한 뼈대에 살을발라 주었다.

 

선진국이 되면서 효율과 합리적인면이 모두 발달하는 이 때에 어째서 인간관계는 점점 어려워질까?

어릴 때는 당연하고 아무렇지않던 상황들이 경우가 밝은 어른이 될 수록 복잡하게 받아들이게 될까?

그러고보면 삶은 전쟁터라는 말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서 이렇게 당연하고 기초적인 요소조차 전투적인 상황으로 전개시키지 않기위한 노력의 부분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나 스스로가 소중하고 의미있는 사람인만큼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게 당연한데.

그 초점이 '내가 더 인정받기 위해'로 변질되면서 상대에 대한 존중은 커녕 무시하는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버린다.

 

무한경쟁시대는 우리에게 급속한 발전으로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었지만 행동양식에 대한 짐을 더 부리게 했고 있지도 않았던 갈등구조까지 만들어냈다.

아마도 건강한 경쟁을 도모하기 보다는 이기적인 경쟁이 편해서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오히려 어려움을 초래한 것이다.

 

눈을 뜨고 감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는 관계의 연속에 있다.

그 안에 우리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이 당연함을 새삼 환기시켜 잠깐의 노력으로 큰효율을 불러보자.

태도에는 늘 진심이 담겨있어야함이 원칙이지만 진심이 아니라 가식이라도 노력해보자.

나의 행동에는 상대의 반응이 유발되고 상대의 변화에 나의 태도에 진심이 샘솟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사람으로 연기하는 동안 바로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인정받고 싶은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습관화 하자.

 

 

"해당서평은 더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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