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추천도서목록 준수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읽혀진 어린왕자.

나이를 한겹한겹 먹어가면서 경험을 쌓고 생채기를 견디면서 어린왕자가 만난 인물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멋 모르던 어린시절보다 머리가 굵은 지금에 와서야 감화가 크기 때문에 어른을 위한 동화라 부르는 것 같다.

그런 어린왕자를 두고 해설을 하거나 다르게 바라보는 서적들도 종종 읽어봤지만 서른을 앞둔 지금도 철없고 부족한 것이 많은 나에게는 어른스러운 시각이었던 걸까?

동화와 아름다운 서술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따뜻한 작가의 역량 덕에 새삼스럽지도 않은 어린왕자와 관련 된 에세이이지만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는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허술해한 나같은 어른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마치 다락방에서 찾은 친척의 일기를 찾아 읽는 느낌이다.

도서로 출판 되어 깔끔하게 구성되어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1권의 어린왕자 책 속에 노란 포스트잇과 즉석에서 찢은 노트에 갈겨적은 감상들이 군데군데 덕지덕지 붙어있는 이미지가 연상되어 더 그런지도 모른다.

주말에 자기계발이 시급한 20대 후반의 여자는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잠시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를 통해 평균적 인생속도에서 오는 초조함을 잊고 그 편안한 여유로움에 편승했다.

 

어린왕자를 다시 한번 읽어주면서 작가의 느낀바나 관련 된 생각들을 정리해놓아 어린시절의 추억이 살아나고 지금와서 느끼는 생각의 차이를 경험하며 나와는 다른 타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타인의 추억을 엿본다는건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흥미로운데 <어린왕자>를 중심으로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들이 정신적 방랑기질에 공감케하고 나와는 다른 경험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나의 개성을 자극한다.

 

요즘들어 책임을 통렬히 느끼게 하는 서른을 앞두고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고있다.

그래서 인지 최근들어 손에 들어오는 책들이 주는 메세지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진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 나에게 이 책이 읽힌 것도 시간에 얽메이고 지나치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스스로를 옭아메는 단점을 돌아보게 하는데 있었다고 생각한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꽤 괴로운 시간을 보내며 얻은 교훈들을 잊고 있었다가 30대로 넘어가는 지금도 이 과정을 반복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리셋하 듯 당연하고도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꼭 이렇게 엄청난 번민의 시간으로 깨달아야 하다니 참 헛헛하다.

하지만 괜찮다.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를 통해 홀로 조심스러워하며 고민하던 철없고 방랑하는 성숙하지 못한 자아의 어른도 충분히 사회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을 목도했으니 말이다.

물론 앞으로 나는 그만큼 사회적 존재가치를 보여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

모든 어른이 성숙할 순 없잖아?

어린왕자가 짧은 시간에 만난 몇 안되는 어른들도 개성이 그렇게나 강한데 수천, 수만명의 지구별에서야 그 개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 같은 뭔가 부족한 듯 모가난 듯 한 어른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개성이 필요한 곳이 있기에 이렇게 형성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기 위안을 해보며 나는 그저 나 답게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고싶은 것을 하고 소중한 것을 지켜가야지.

작가가 보여주는 방랑적 기질에 공감하며 위안을 삼고 타인들의 시간을 쫓아가려고 조바심내지 말아야지.

나에게 맞는 시계를 잊지말고 나의 속도로 걸어야지. 

 

(이 서평은 지식의숲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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