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일상 속에 차문화도 그저 패스트푸드의 분위기에 휩쓸려 편의점에 각종 차 종류들이 가득하다. 원래 이렇게까지 인스턴트 차가 다양하지 않았었는데 오랜시간을 요하는 그 과정들을 훌쩍 뛰어넘어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손에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유럽에도 엄연히 티타임이 있고, 동양에는 다도가 있듯이 차를 대하는 조상들의 태도는 좀 더 진지하고 여유가 있었는데 급진적인 경제적 사회적 성장을 이루는 세태때문이었는지 차도 그저 관계의 소통의 도구처럼 치부되어져 버렸다. 어쩌면 시간을 요하는 차 우리는 과정이 축소되어 접할 수 있게되어 한정된 소수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차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인지도 모르겠지만 티타임이 갖는 여유와 마음가짐에 대한 영향이 상당부분 잊혀져 많이 아쉽다. <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에서는 차에 대한 짧막한 소개와 그에 대한 저자의 느낌들을 사진과 함께 접할 수 있어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천천히 흐르는 시간에 함께 녹아들게 된다. 사진들도 차와 관련 된 사진이다보니 따뜻하고 청명함이 느껴져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따뜻하면서 시원하다는 표현이 동시에 이해가능한 것도 한글의 매력인 듯 하여 이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바쁜 일정을 살아가느라 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삶의 여유가 있다 하여도 딱히 관심있던 사람이 아닌 바에야 명상에 대한 시도가 쉽지 않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에서는 차근차근히 차와 함께 명상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 해 준다. 뭔가 강제적인 느낌 없이 차의 향과 따뜻함으로 몸을 풀어주어 자연스럽게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되는 과정이 이어졌다. 차를 그저 갈증해소의 수단으로 여기던 때와 달리 시간과 장소(조용함)를 할애하여 정성을 들여 우리는 과정이 현대의 시각에서 보자면 비실용적이라 생각될지는 모르겠지만 쉼 없이 뛰다가는 관절이 나갈 수 있으니 이렇게 조용히 쉬는 시간은 정말 필요한 것 아닐까? 그 비실용적이라 생각했던 티타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편안함과 재생능력을 부여함을 상기한다면 현대의 효율성에 이만큼 필요한 요소도 드물 것 이리라. 요즘들어 명상에 대한 관심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지 관련 서적들이 눈에 띈다. 그만큼 현대사회는 가시적인 안정을 이루고 있지만 내적인 부실함으로 심리적 보상을 갈망하는 사회의 욕구반영이라 생각한다. 참 예쁜책이라 생각하는 <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는 차와 명상을 통해 타인을 보고 타인의 말을 듣고 타인을 위해 일 하는 지친 우리들에게 나를 보고 내 내면의 소리를 듣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금에 지친 사람들에게 혹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살포시 권하고 싶다. (이 서평은 학지사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