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뇌구조 - 마교수의 위험한 철학수업
마광수 지음 / 오늘의책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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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추구할 수 있어도 내 삶이 미치는 영역이 온전히 나 혼자만의 영역으로 국한되지 못하는 관계로 보통은 실행까지 이어지기 힘든 마광수교수의 사상모음이 잔뜩 담겨있다.

정말 구구절절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면 내가 사회통념에 따르지 못하는 것일까?

사실 마교수의 말 중에 '다르다'라고 할 수 있어도 '아니다'라고 할 부분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추구하는 이념을 관철하기 위한 쇼를 하는 것도 아니고 잘난척 하는 것도 없이 정말 본질을 순수하게 보고 말한다.

어린아이가 가지는 순수함을 담고 있기에 배려심이 없긴하지만 그 솔직함이 없이 그의 담론이 어떻게 완성되랴.

 

지금이야 아무리 외설적인 주제를 다루는 예술품도 예술로서의 허용되는 범위가 넓어져 관대해졌지만 마광수교수가 막 사회에 나와 본인의 생각을 피력할 당시는 외설은 커녕 국가의 절대권력이 가지는 비위를 건들이면 그대로 매장당하는 것은 불사해야했던 시대인데 압제에 반발하는 임계점이 낮은 젊은 혈기에 교편을 잡아서인지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토대로 그가 완성시킨 주장은 매니아를 형성하며 관록이 붙었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지금의 마교수는 자유로운 성적표현의 아이콘으로 상징된다.

 

본인의 존재적 가치를 자랑스러워 해야 할 만큼 젊은이들의 왕성한 호기심이 마교수의 연륜이 녹은 표현들로 메울 수 있는 장이 형성되었으니 지금까지의 행로가 고생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교수인 탓에 안티가 많긴 해도 그를 옹호하는 절대적인 지지자층도 확고하니 그동안 걸어온 가시밭길 역시 그의 역량을 보여주는 듯 해서 안쓰러움이 아닌 역사로만 느껴진다.

 

그가 욕을 먹는 이유는 외설적이거나 너무 솔직해서 뿐만이 아니라 순수해서 배려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 어른이니까 남을 배려하며 말 해줘도 될텐데 지금까지 보여진 완고함을 너그럽게 돌리면 변질됐다고 욕먹을 까 두려워서 일까? 아니면 강경하지 못한 주장은 스타일 구긴다는 생각 때문일까?

누군가 상처를 받든 말든, 본인이 욕을 먹든 말든 '타인에 대한 피해를 입히지 않기만'하면 일단 소리 지르고 보는 스타일인 탓에 그의 목소리는 시원스럽긴 하지만 불편하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전혀 없는 나같은 사람이야 그의 시원한 목소리를 즐기기에 편하지만 대내외적으로 솔직함만을 추구하기엔  지켜야 할 사회적 지위에 대한 필연적인 겉치레 속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본인의 모순된 정치적 행동에 뜨끔하겠지.

 

성공하고 싶으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으면 성욕을 충족시키라

음지에서 덮느라 급급해하지 말고 양지로 끌어올려 직시한다.

덮는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진정 덮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마주하긴 해야할 것이 아닌가.

어째서 조명받지도 못했는데 매도당해야하나?

세상엔 그런 말도 안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그는 단지 자유로울 뿐이라고 말 하지만 어쩌면 본인이 예상치 못하는 사이에 사회적으로 제압당하는 약자들의 입장과 상황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

원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는 행동의 결과가 가지는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다해도 말이지.

 

한번이라도 대화해보고싶다.

그가 지금까지 한가지 주장만을 펼치면서 분명 힘든부분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지내왔을지 너무 궁금하다.

솔직히 '다름'에 불편한건 사실이다.

배려를 좋아하는 나는 그 무례함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그치만 시원하고 공감한다.

내가 정의내린 적은 없는 나의 생각들을 말로 표현할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지식인이 필요한만큼

마광수의 언행은 사회에도 나에게도 필요악(까지는 아니지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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