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보다 약간 묵직한 책이지만 <눈먼자들의 경제>를 읽은 후 읽어서 그런지 꽤 부피감이 적당하다. 저자는 <경영의 진화>에서 근 100년간의 자본경제에서 유행을 타며 변형되어 온 경영의 역사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새로운 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한 경영문화를 정리해서 소개해주어 순차적인 경영문화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정리까지 할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경영이라는게 결국 사람의 일이라 당시의 사회에 대해서도 함께 맞물려 소개되기 때문에 근현대사를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대학생들이 꼭 알아야할 인문학 교양서적으로도 좋다. 경영의 변천을 다루고 있어 다소 지루할 듯 했지만 생각보다 유행을 타는 그 흐름이 지루할 새를 주지않고 시대적 당위성과 맞물려 흥미를 유발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경영으로 인해 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시적으로 느끼게 되면서 기업의 목표는 오로지 이윤창출에 맞춰줘 돌아가기 시작했다. 노동자가 생계유지만을 목적으로 생활할 때의 경영은 단지 이윤창출에만 목적을 두면 되었기에 경영자가 고려해야 할 범위가 오로지 자본이었지만 생활의 향상으로 소비자, 노동자 모두 높아진 삶의 질에 따라 윤리의식 또한 높아지면서 경영자가 추구해야 하는 관점도 변했다. 지금은 기업윤리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어느정도 경제적 안정기에 있는 선진국가들은 사회환원을 실천함으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보여주며 정책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오너 스스로가 기업윤리를 제창하며 인간성을 배제한 경영방침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경영을 슬로건으로 거는 사례가 많아졌다. 단지 기업윤리를 실천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기업의 영속적인 존립을 위해서도 인간을 중심으로하는 경영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왠만큼 성장한 대기업들은 실적에 기반을 둔 고속성장으로 인한 부작용들에 대한 대안을 개선해오면서 지금은 '소통'에 초점을 두고있다. 가정이라는 작은 조직 내에서도 소통은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는 법이라 쉬이 답이 안나오는 요소인데, 다양한 인원을 수용하며 나아가는 기업에서 소통을 화두로 올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소통없이 조직이 건강하게 흘러가기란 어렵다는 것을 근래의 사회문제들을 통해서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다. 기업의 내부 조직문화에서도 공공연한 부작용들에 대한 대안들이 점점 진화하여 지금은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경영철학을 재정비하여 혁신을 제창한다. 자본주의사회에 이윤창출만큼 기업의 목표에 부합하는 것은 없겠지만 이제 더이상 도덕성을 배제하고 이윤만이 최대목표로 삼을 수가 없다. 자본의 힘에 기대어 운영되고 있지만 인간의 손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 자본의 흐름에 소비자라는 인격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생계수단을 위해 지출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활이 향상되면서 스스로의 도덕적 의무를 의식하게되어 양심적 소비문화를 지향하게 되었다. 이른바 '착한소비'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유통구조와 경영방침등에 혁신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기업윤리가 과거에 비해 이윤창출에 많은 저해요소를 내포한다해도 겉치레의 쇼라도 할 수 있는 CEO만이 생존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양심적 소비는 초기에는 상위계층 극소수의 이념으로 출발하였으나 경제발전과 더불어 사회적,문화적 풍요로 인해 일반소비자들에게도 삶의 질적 향상으로 인한 사고의 여유에 윤리의식이 자리잡아 점점 가속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니즈가 단순한 상품의 수요에서 상품이 지니고있는 윤리적가치까지 고려하는 상황으로 변하였기 때문에 기업들은 거기에 맞춰 발빠르게 기업윤리의 이념을 전반에 내세워야 한다. 상품에 대해서 뿐만아니라 노동자들의 복지, 환경적 효과까지 고려할 수 있는 경영자만이 존경받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존립을 확고히 할 수 있기때문임을 깨달아야 한다. 경영도 유행이고 소비도 유행의 패턴을 보여주지만 부각되는 환경문제와 고취되는 윤리의식은 한순간의 유행으로 흘려보낼 수 없다는 사실은 <경영의 진화>에서 말하지 않더라도 지금 출간되는 경영서적들이 어떤 방침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