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이 가지는 여유로움과 자연친화적인 모습이 많이 낯설고 부럽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불과 몇십년 전에는 경제적인 궁핍은 있었을지언정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지침이 될만한 생활양식을 갖춘 민족이었는데 이 풍요 속에서 다시 리턴해야하는 필요성에 대한 사회운동들이 생길 정도로 자연스러운 생활이 세대를 거치며 많이 희석되어 이젠 그 자연스러움을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가 빈번해져 안타깝다. 부탄과 그 안에서 성장한 사람들에게 반한 린다 리밍이 보여주는 체험은 시대적 향수와 앞으로 필요한 사회적 요구사항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윤리적 이념에 대해 성찰하게 됐다. 부탄이라는 나라는 경제적으로는 발달이 미숙하지만 그들의 정신은 시대와 상관없이 본받을만하다. 우리사회의 그 어떤 국가의 통치자가 어떤 시대에 먼저 민주주의를 추구했는가? 절대권력의 중심인 왕이 먼저 민주주의를 추구하여 국민을 계몽시킨다는 것 자체가 이색적이다. 어떻게 권력에 매료되지않고 이념으로만 여겨지는 '국민에 초점'을 맞춘 왕이 있을 수 있는지 놀랍기만하다. 이런 자애로운왕을 둔 그들이 부럽기도하고 그런 왕을 둘만한 그들의 모습이 존경스럽다. 부탄의 자연스러움과 정서적 여유에 성향이 잘 부합한 덕분인지, 부탄에서 사랑을 찾은 덕분인지 린다 리밍은 오랜 망설임도 없이 주변의 의아함을 뒤로하고 부탄에 다이빙하듯 들어간다. 마치 동화속의 이야기를 동경하는 소녀의 마음이 그러하 듯 린다 리밍이 겪는 부탄에서의 여행기에서부터 설레는 기분을 맛볼 수 있는데 생활로 들어가면 현실성이 다가오겠거니 했지만 오히려 동경을 더 부채질 할 정도로 그녀의 체험이 보여주는 이색문화가 신선하다. 솔직히 어떤 여행에세이를 읽어도 피서철에 대리만족 삼아 심신의 휴식을 위해 잠깐 읽을 뿐,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 해보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부탄과 결혼하다>는 단기적 휴식을 넘어 장기적 목표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 안정적 생활로의 권태로움에 있는 나만 그런 것일까...? 문득 부탄과 같은 새로운 불편한 문명에 발을 들이고 싶은 마음이 물씬 솟는다. 말은 이렇게해도 과연 현재의 편리를 뒤로하고 그 불편함을 자처할 용기와 안락함을 버리고 불안정함을 선택할 모험심이 많이 사그라들어 책을 읽자마자 실천에 옮기긴 힘들다는게 나이들었다는 증명같아 좀 씁쓸하다. 예전이야 살풍경했지만 사실 이젠 예술적 환경디자인들로 인해 도시도 시각적으로 많이 쾌적함을 선사하며 생활의 편리까지 제공하고있어 자연으로의 회귀를 외치기엔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부분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도시디자인이 예술적이고 친환경적이라해도 편리를 위한 사회시스템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불편을 거치는데서 오는 '깨달음'까지 생략해준 탓에 빠르고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약해지고 불안정해졌다. 시야가 좁아졌다고 해야할까?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 장기적인 '인생'을 살펴보기보다 눈앞의 고민들에 대한 해결에 더 매달릴 정도로 사색이 적었던 경제개발을 추진하던 사회에서 오던 각종 부작용들에 대한 각성으로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린다리밍의 삶에서 보여주는 <부탄과 결혼하다>는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정책적방향을 찾도록 촉구하기도 한다. 그저 새로운 체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펼쳤으나 장기적인 미래의 목표설정에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만큼 재밌게 읽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