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갓!
시릴 마사로토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프랑스소설들은 좀 진지하거나 어두운 분위기로 접하다가 동화같이 밝고 경쾌한 <오 마이 갓>을 읽고나니 새삼 프랑스가 친숙하게 느껴진다.
시릴 마사로토가 보여주는 하느님과 '나'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따스함이 종교적 위엄을 파괴하지도 않으면서 친밀감을 잘 형성하고 있어 재미와 함께 신선한감동을 선사하는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초반에는 '어? 이거 꽤 수위가 높은 표현아냐?하느님을 소재로?'

라는 생각이었지만 곧 그의 유머에 종교의 벽이나 절대자의 권력에 대한 거리감을 허물고 함께 녹아든다.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 발랄한 터치로 감성을 전할 수 있다니 그가 <오 마이 갓>에서 말하고있는 절대자에 대한 사상의 뿌리가 깊은 때문인건지 '저질'스런 대화 중에서도 경박함은 전혀 느낄 수 없고 친밀감을 형성하여 오히려 그 둘의 대화가 귀엽게만 느껴진다.

 

사람의 마음이랑 깨진 독과 같아서 절대권력에 대한 동경이 강해 알라딘의 <요술램프>나 <도깨비방망이>를 다룬 작품은 재미 그 이상을 선사한다.

동시에 '나도' 그 주인공이 되어보는 상상으로 함께 작품에 편승하다가 끝났을 때의 그 헛헛함은 어찌나 떨치기 힘들던지!

그래도 또 찾게되는걸 보면 현실적으로 채우기 힘든 욕망에 대한 상상이 가능한 인간이기에 그 헛헛함보다 '바램'이 크긴 큰가보다.

 

하느님께 필연으로 선택되어 우정을 나눌 수 있게 된 주인공에게 나는 즉각적으로 빙의되어 줄곧 그 특별한 관계에 매료되었다.

절대자와의 우정으로 주인공의 요구 그 이상을 바라게 될 줄 알았는데...

주인공에게 빙의되어서가 아니라 막상 내가 직접 하느님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고해도 역시 주인공과 비슷한 생활을 할 것 같다.

말로는 늘 '로또나 되었으면(엄마왈, "로또나 사고 말해."), 딱 10년전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통장에 거액이 입금되었으면~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는걸 알고있다.

그저 지금의 삶이 좀 더 편안하고 쾌적하고...무엇보다 나의 허영을 과시할 수 있게 될 뿐 근본적인 해결로는 이어지지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 나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더 주인공에게 동감한다.

 

성은 다르지만 나이가 비슷했던 주인공이기에 그의 쉬워보이는 연애와 결혼은 부러워죽겠더라.

그 사랑을 하느님이 조금 도와주긴 했지만 <오 마이 갓>에서도 말 했듯이 그 속도를 조금 당겼을 뿐이라는데 동의한다.

그들의 사랑이 쉬웠던게 아니다. 우리가 어렵게 사랑을 찾는 것이다.

정말 그들은 서로에 대한 감정에 솔직하게 인지하고 표현하여 밀당으로 인한 시간낭비도 없이 사랑의 부피를 늘려간다.

실제로 운명이어서 가능한 일이겠기에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운명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 앞으로 만날 나의 배우자, 나의 가족들에게 순간순간의 사랑을 고스란히 전하고싶다.

후회할려나? 밀당을 안해서?

지금까지 요모양으로 사는걸 보면 어차피 나는 머리쓰며 사랑하는 스타일이 안되는 것 같다.

최근의 소설들이 감정표현에 솔직하길 호소하는건,

하느님이 책을 통해 내게 말하고 싶은거라는 생각이 드는건 과장감이 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느낌이다.

<오 마이 갓>에서 조언해주는 '사랑'을 실천해서 우리들도 '어렵지않은'사랑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밝고 경쾌한 소설임에도 <오 마이 갓>에서는 인생을 돌아보게 할 만큼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시릴 마사로토의 위트와 유머로 인한 주제의 포장능력이 대단하다.

가족책장에 꽂아놓고싶은 책이며, 읽을 때마다 참 새롭게 느끼게 될 소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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