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만 보고는 내용을 짐작하기 힘들었다. 블러드 오스. 여름을 겨냥한 호러물인가? 아니면 종교? 사상? 전쟁? 뱀파이어를 주제로 했으니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호러겠지만 생각보다 액션적 성향이 강하더라. 개인적으로 호러물에 대해서는 알러지가 있기 때문에 다행인 편이지만 액션물에 대해서는 흥미가 약해서 사실 사회적 요소와 잘 짜맞춘 구성은 굿~!이나...영상미에 기대어 더 발할 작품이기에 소설로서는 별 네개만 줬네. 뭐...설정이 좀 삐끗한 괴물도 별감소의 원인이 됐다. 폭로 전문기사 출신답게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상상력이 매우 현실적으로 녹아들어가 있고, 흥미를 유발할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다. 사회적 이슈사건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가시화시켜 독자들을 이끌고가는 능력이 출중하여 팩션임에도 사실같은 그의 표현에 어느새 경계도 잊고 그저 앞의 내용이 궁금해 도중에 끊는 시간도 아깝다. 각 나라마다 팩션작가들이 많이 있는데 그 나이와 성별이 그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기 때문에 <블러드 오스>도 남성적 목소리가 물씬 묻어난다. 나이는 모르지만 작품을 읽었을 땐 젊은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요샌 겉모습도 그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작가의 나이까지는 자신이 없다.;; 누구나 마음 한편에선 욕망을 키우고 그 이면에 선 본인의 윤리의식과 대립할 때 고민하며 본래의 이념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상 영웅들의 굳은 심지에 열광하고 지지한다.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고 언제나 힘든 '지금'에서 누군가 구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탓이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뱀파이어라는 특별한 개체와의 우정을 동경하는 심리까지 자극하고 있으니 사회소설로서 독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반영하여 '과연 기자'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뱀파이어를 다룬 작품들은 그들의 창백한 아름다움을 유혹적으로 그려내는데 비중을 많이 두어 뱀파이어와의 관계는 여자들의 로망이었다면 <블러드 오스>에서 보여주는 잭과 케이드의 우정은 남자들의 로망이다. 너대니얼 케이드의 영웅적 묘사와 속물근성으로 성장할수도 있었던 잭의 너대니얼 케이드에 대한 시선의 변화와 우정이 볼만하다. 또한 나쁘지도 않지만 착하지도 않은 잭의 사상과 실행능력은 우리의 영웅심리를 자극하여 책을 통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여름이라 스릴러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극은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나처럼 자극적인 스릴러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시원한 통쾌함 정도로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약하게나마 으스스한 부분도 있으니 더운사람들은 한번 펼쳐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