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통해 건물과 자연의 조화로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 저자는 뒷산에 대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초첨이 인간이 아닌 '뒷산'그 자체에 있다. 펼치기 전엔 <뒷산이 하하하>라는 제목에 막연히 인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뒷산에 대한 즐길 여유를 나열했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오로지 자연 안에 들어가 우리가 펼쳐놓는 일들을 관망하고 있어 산의 목소리를 듣는 듯 하다. 초반에 산의 자연스러움에 끼어드는 사람의 부자연스러움이나 조화로움 등을 보여주는데 지금까지 등산을 하는 사람들을 막연히 산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일훈건축가처럼 산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니 등산매니아들은 단지 산을 심신수양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는 것, 산에 있다고 다 산을 아끼는 행동만을 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물론 산에 간다고 다 산에 대한 애정으로 가는게 아니라 본인의 목적에 대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워낙 빌딩숲이 익숙한 나에게는 그저 자연의 숲에 가는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한다는 고정관념이 깊었기 때문이겠지. 시기가 적절하다고 해야할까...안타깝다고 해야할까... 책이 출간되고 얼마되지 않은 지금 서울과 기타 지방은 천재로인한 물난리로 고통을 받고 있다. 원인이 왜 일까? 온라인에서는 서울의 물난리를 두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타계정 예산의 무리한 삭감으로 홍수대비 시설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전시행정 탓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행정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해도 아무리 천재라지만 이런 식으로 대응이 취약한 것은 확실히 지금 행정상태에 문제가 있다. 부촌에 저주가 내렸네 어쨌네 해도 결국 최대 피해자는 반지하나 낮은지대에 거주하는 서민들이 아닌가 말이다. 졸속행정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라 그 피해상황을보면 안타깝기도하고 화가나기도 하고 이러면 안되는데 2년 전에 서울을 떠나온게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서울을 비롯한 위성도시들은 점점 자연경관을 해치며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터져도 터질 일이었는지 모르나 그 대책을 세울 정책이 진행되지 않았으니 시장은 또 핑계를 나열할 것이 아니라 사죄부터해야 서울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 듯. 잡솔이 너무 길어졌는데 세상만사 모든 일은 부메랑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조화로움을 이루려하지 않고 그 위에 서서 군림하려하고 파괴하고 독식하였으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다. 저자는 약수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 "약수는 단지 식수가능한 물이 나오는 구멍이 아니라 산의 일부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본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공감시킬 수 있는 한줄이다! 많은 이들의 각성을 불러올 것이다. 이 문장을 보았을 때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랄까? 좋은물을 마시겠다고 그저 감사하기만할게 아니라 약수터가 산의 일부임을 깨달아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게 받아마실 수 있으려면 우리 역시 산이 건강한 물을 흘릴 수 있도록 산의 재생을 도와야한다는 깨달음을 행동으로 이어 지속시키고 싶다. 후반부에서는 약수터를 놓고 벌어지는 인간의 천태만상이 들어있다. 그 모습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경우가 많아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참 씁쓸함이 몰려오는 순간이 더 잦다. 약수터를 향한 우리들이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발걸음을 향하는 것일 텐데도 그 와중에 인간의 욕심이 끼어 약수터와의 관계가 공생이 아닌 기생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안타깝고... 물을 마르게 하는 것은 잦은 발길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인한 끊어지는 발걸음이라는걸 깨닫고 약수에 대한 소중함과 약수터를 되살려야하는 중요성을 깨닫고 어떻게라도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 넘친다. 단지 산에서 오는 장점들을 즐기려는 책이 아니라 산과 함께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인생에 보탬이라는 관점이 아닌 인류를 위한 작은 걸음을 도와줄 <뒷산이 하하하>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학교에, 회사에, 행정부서에 비치되어 자연을 살리고 우리도 함께 장기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 인생을 위한 노력들을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는 도움을 받게 되길바래본다. 백문이 불여일견. 당장 주변의 지인들에게 <뒷산이 하하하>를 추천하여 산을 되살리는데 대한 중요함과 앞으로의 전망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