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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사회문화사 -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ㅣ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 담배가 가진 역사를 통해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는 <담배의 사회문화사>는 대한민국의 근대와 사회상을 설명하는데 생소한 방향에서 접근하고있어 근대문화와 역사를 공부한다기 보다는 호기심으로 접할 수 있게 한다.
기존에 사회상을 그리는 도구로는 그림과 음악, 소설같은 예술적 소재들이 보편적이었다면 강준만교수는 <담배의 사회문화사>이전에도 룸살롱, 식음료 등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구성을 보여줬다.
단순히 시대의 모습을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이해를 돕고자하는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담배의 사회문화사>를 접하기 전에는 흡연의 역사가 길수록 애연가의 농도가 짙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스스로도 비흡연자이고 주변이 거의 금연상태여서 간접흡연조차 거리가 멀기에 상당히 건강한 세포를 타고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조상들이 골초유전자를 물려주었다는 생각에 허탈함이 밀려온다.
무릇 후대에 물려줘야 할 것들 중에 좋은 환경과 경제적, 문화적 발전들이 있지만 건강은 그 유물로서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는 것이 쉬운데 유전을 간과한 개인소관으로 인지되는 편이 보편적이라서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으로 체질이 바뀌고 당장 섭취하는 음식이 10년 후에 효과를 발휘하는 등 축적하며 변해가는 신체를 고려해 봤을 때 유전만큼 신경써야할 유물도 없다.
현재의 금연정책을 놓고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찬반논란도 논란이지만 흡연자 스스로가 개인의 건강에 대한 유물로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고차원적 의무감과 함께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을 하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의식의 환기가 요구되는 때이다.
정부정책으로 오랜세월 중독될 수 밖에 없었다고는 하나 의식의 성숙과 더불어 금연에 대한 도움을 받을 의지만 있다면 기관과 제품들은 넘치기 때문에 결국 노력해보지도 않고 정부 탓을 하기에는 어린아이의 떼쓰기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금연에 드는 비용은 흡연비용에 만만찮을테니 정부가 보상차원에서 복지적 혜택을 수반해줘야 금연정책에 면이 설 것이다. 비흡연자로서 세금이 아깝긴 하지만 모두의 건강을 돕고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의무로 그정도 복지는 지지하고 싶다.
저자는 흡연에 대한 호불호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담담히 담배가 가져왔던 사회적 변화와 정부와의 유착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요소로만 다루어 객관적인 시선을 제공하기 때문에 읽는데 거북함은 없지만 그럴 수록 더욱 더 담배가 가지는 해악과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띄어 평소에 크게 염려하지 않던 부분들에 대한 정책적 방안에 관심이 가게 된다.
금연을 위해 담배값 인상과 건강에 대한 경고로만 대응하기엔 흡연자들의 내성이 더욱 강해진 지금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로도 들리는데 부정적이기만한 시각을 제하고도 왜 담배를 끊어야하는지를 배우게 되니 효과적이다.
정책적 강행도 필요하지만 흡연자들에게 던져주는 질문의 방향에 대한 설정을 생각해 봐야겠다.
비흡연자로서, 여자로서 담배가 보여주는 사회상이 썩 달갑지는 않지만 예상치 못한 접근방법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사료들을 첨부하고있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담배만으로 근대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강준만교수의 역량이 대단한만큼 다음 주제가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