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약부터 처방하는게 아니라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채식을 권하는 의사. 보통 약에 익숙한 사람들은 선뜻 신뢰가 가지 않을려나? 그저 민간요법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여 못마땅해하는 시선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병을 앓는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약 처방이 훨씬 쉽고 책임에 대한 무게도 비교적 가볍다는걸 생각하면 채식을 권하고 스스로도 채식을 지향하는 의사들의 노력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온 채식이 이제는 환경적, 식품윤리적인 문제로 확산일로에 있지만 아직도 그 시선은 곱지 못하다. 특히 병원에서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처방되는 것은 바로 고기이다. 사회분위기도 고기가 아니면 접대했다는 느낌이 살지 않고, 고기의 질감과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제 어느정도 정기적으로 고기를 먹어주지 않으면 난폭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우리는 고기를 중심으로한 식문화에 익숙해져있다. 신기한 것은 어렵던 시절에 비해 아무리 시스템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그 비쌌던 고기가 다른 식품군에 비해 물가성장률이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이다. 반갑게 생각하며 먹으면 그만인걸까? 현명한 주부들은 그 상관관계를 이해하여 육식위주의 식단을 꾸리기 보다는 채식위주의 식단을 꾸리는 편이고, 가족들의 식사만족도를 위해 부득이하게 육식으로 식단을 짜야 할 때는 원료의 생산과정과 공정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소비를 한다. 소비자가 알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꼼꼼히 해도 결국 상술의 늪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런 쉽게 넘어가지않는 소비자가 있기에 업체측도 그냥 지나갈 문제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더 신경쓰는 건 있어 그만큼 이념을 가진 소비자의 소비행동은 의미있다. 베지닥터들이 소개하고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고속성장으로 인해 문화의 급변화가 식품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발생한 병들이 대부분이다. 가만히 지속만 되었어도 별 탈이 없었을 식문화가 오히려 경제, 문화적 성장으로 식문화는 다양성은 갖췄을 지언정 식품윤리와 건강과의 관계는 쇠퇴하였다. 전에 없던 성인병과 각종 유행성 전염병이 해를 거듭할 수록 심각해져 자연의 경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미하던 채식주의자들의 움직임이 사회적으로 더 힘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홀로 내부고발자로서 채식주의를 지향하며 약 없는 처방으로 유명한 황성수박사님 뿐만 아니라 채식의 필요성을 느끼는 채식주의자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식이 답이다>가 출판될 수 있을 정도로 그 힘이 모아지기까지 시간은 걸렸지만 이는 시작에 지나지않을 것이다. 보통 채식주의자들은 왜 채식을 하는가? 환경과 동,식물의 올바른 재배&사육, 도살과 관련해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건강을 위해 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몸에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채식은 시도조차하지 않는다. 건강을 위해서든 환경을 위해서든 의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경계를 긋기엔 건강을 생각하는 채식이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환경을 생각하며 시작한 채식이 결국 나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사람 중에 채식모임의 활동으로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채식인프라가 가지는 의식을 환기시켜주는 역할자체가 대단하다. 그나저나 보통은 채식을 육체의 이상을 바로잡기위한 민간요법 정도로 생각되어지는 상태라니 안타깝다. 어째서 건강을 유지하려는 생각은 없이 꼭 고장이나면 그때 고쳐주려하는걸까?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늘 가볍게 여겨지지만 소중한 무엇을 잃었을 때 와닿는 그 무게는 크다. <채식이 답이다>에서 소개되는 베지닥터들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현재 약이나 의학에 기대기 힘든 상태에서 최후의 심정으로 채식과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수술과 약에 기대기 전에 초기에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좋으련만 선례도 적을 뿐더러 빠른 효과를 기대하는 환자와 가족의 기대에는 아직까지 채식으로 인한 치료가 넘을 벽이 높았다. 그러니 이미 포기할대로 포기한 환자들의 시도가 대부분이었으나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나는 <채식이 답이다>의 의사와 환자들 모두에게 박수를 쳐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엄연히 의료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제로일 수 없고 생명을 살리는 입장에서 오로지 의사의 판단 하에 결과가 나타나는만큼 스스로의 신념에 대한 강한 의지만 가지고는 좋은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술과 약처방이라는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할 때는 그만큼 실패했을 때 책임의 무게가 크기 때문에 2배 이상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며 환자와 함께 노심초사해야 한다. 과정이 좋을 수만은 없기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심리상태에 일반의사보다 흰머리도 더 늘었을지 모른다. 자존감에 대한 위협까지 느꼈을지도 모르고 쉽사리 창조적사고가 도입되지 못하는 의료계에서의 고립감은 더 심했을 생각을하니 <채식이 답이다>가 출판되기까지 좋은 사례들을 발생시키기 위한 그동안은 얼마나 고생했을까 짠하기도 하다. 그러나 베지닥터들은 그 고립감과 회피하고싶은 책임을 뒤로하고 의사로서의 스펙에 신경쓰기 보다는 환자들의 상태를 최적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했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니만큼 당연한거 아니냐고? 제발 스스로의 직업에 얼마만큼의 윤리의식을 실행하는지 생각해보고 말했으면 한다. 게다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니만큼 책임을 최소화하고싶은 마음은 다른 직업군보다 더 심할 수 밖에 없다. 일반적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이유다. 또 훌륭한 의사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든 것. 처방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 의사의 판단을 신뢰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낸 환자들에게도 박수를~. 환자역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했다지만 어쨌든 의사에 대한 신뢰로 처방을 잘 따랐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완벽할 수 없고,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에 더 조심스러운 의료진들. 이미 그 직업적 의식만으로도 충분히 존경스럽지만 <채식이 답이다>에서 보여지는 베지닥터들의 어려운 걸음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개척해나가야 할 행보가 더 길기에 많은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다방면으로 지원받기엔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그 이념을 잘 간직하여 환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바라며 격려하고싶다. 생명존중에 가장 부합하는 처방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런 의료기술이 가져오는 효과는 환자의 회복과 더불어 환경과 동,식물에게도 두루두루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더불어 건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의 건강에 도움이되는 책임과 동시에 채식이 가지는 중요성과 필요를 위해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