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친한 친구들 스토리콜렉터 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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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를 위하여>에서도 보여주던 구성방법이 거의 그대로 적용되서 딱히 실험정신은 느껴지지않아도 한결같은 차분함이 느껴졌다.

초반엔 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상황을 전개시키는데 일단 증거확보에 나서는 순간부터는 책의 두께와 상관없이 술술 읽힌다. 좀 산만한 부분도 없지는않지만 사회파 미스테리가 보여주는 현실적 사회문제에 관해 환기시켜주며 간접적으로 이슈사항에 접근할 수 있게하는 탁월한 능력이 보여진다.

 

또 사회파 소설이 가질 수 있는 딱딱한 분위기를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인간관계로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로맨틱한 요소를 부과해 다양한 감각을 살려준다.

여성작가라서 그런지 확실히 사회파 추리물임에도 드라마틱하여 사회문제에 관해 다룬다는 느낌보다는 인물관계와 그 사상에 대해 더 깊이있게 다루고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채식주의자인 탓에 파울리가 보여주는 이중적인 식사에 그의 이중적 행동에 대한 혐오와 위선에 측은함을 느꼈기에 그가 사회운동하는 진심을 알고싶어졌었다.

살해되기 전의 그의 행동을 용의자가 아닌 작가의 시점으로 서술되어지길 바랄 정도로 워낙 복잡하고 불편함을 초래하는 생활을했던 파울리를 보며 전작보다 더 풍성해진 관계표현을 엿볼 수 있어 배부르다.

 

읽어가는 내내 많은 용의자들을 의심하느라 대체 '믿을 사람 하나없다.'란 생각에 정신없이 여러 캐릭터들을 다각도로 의심했던 <백설공주를 위하여>에서 처럼 방대한 인물들의 사정과 행적을 쫓아가느라 정신없이 빨려들었다. 모두가 동기가 충분하고 의심스러운 가운데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가느라 급급하다보니 어떤 주제를 들려주려는 것인지 감도 잡지 못한 채 어느새 범인이 밝혀져있었다.

 

탐욕에 관련한 표지의 홍보문구에서 부족함이 없는 루카스의 살풍경했던 그의 가족사로인한 일그러진 욕망에 대한 표출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니...

근데 이 생각도 내 생각은 아니었을꺼다.

작가가 깔아놓은대로 생각하다보니 그런 결말을 추측하며 읽었을테지.

실제로 넬레 노이하우스는 보덴슈타인의 시선으로하여금 독자를 착각으로 유도한 후 반전을 보여줌으로써 추리소설로서의 묘미를 살리고있다.

 

왠지 추리소설을 읽었을 때의 느낌보다 인간에 대해 성찰을 환기시키는 휴머니즘소설의 잔향이 남아 읽고난 후 명쾌한 답으로 시원함을 느끼기보다 나의 내면이 가진 그림자에 대해 생각케 했다.

욕망이 가져오는 위험과 좋지않은 결말에 대해 늘 인지하면서도 막상 유혹적인 상황이 닥쳤을 때 지향하는 윤리의식에 기인하여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늘 이렇게 도서로 다시한번 환기시켜줘야 좀 정신을 고양시키는데 도움이 되긴하지만 인간인 탓에 그도 얼마 못간다는게 안타깝다.

대신 소설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흥미로서, 윤리의식에 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명쾌하게 '이러이러하게 행동하라.'는 표현은 없다.

캐릭터들의 행동으로 범죄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부분을 보여줄 뿐이다.

딱히 교훈을 내걸지않아 오히려 더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두고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해가는 구성을 쫓다보면  어쩐지 그녀는 사람을 좋아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내면에 대해 사색적인 사람이기도 하면서 그 시선이 참 따뜻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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