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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당 장일순 - 생명 사상의 큰 스승
이용포 지음 / 작은씨앗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가슴에 새길 글귀를 남겨주는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못만나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만큼 그런분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많은 경험을 지닌 분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생이기도 하고 워낙 관계의 보폭이 좁은 탓에 삶의 배경에 계신 모든 분들을 멘토로 삼고있지만 그릇의 크기에 따라 소리가 다르듯이 전달되는 감동의 울림은 다 다르더라.
직접 인간적인 관계를 구축해야지만 그 영향을 확실히 전달받겠지만 도서의 형식으로도 나는 감히 흉내조차 내보지 못한 인생을 살아온 분에 대해 접할 수 있었으니 이 만남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점에 도서관에 멘토링에 관한 무수히 많은 책이 있다.
스스로의 역량을 계발하고 발전하기 위한 조언들이 필요되어지는 나이이지만 인생을 펼쳐놓고 보았을 때 단지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 생각인지라 목표를 이뤘을 때의 재설정이 필요해진다.
애초에 인생에 뚜렷한 잣대를 기준으로 걸어갈 수 있다면 중간중간 계획을 바꾼다해도 크게 흔들림이 없을텐데 짧은 단위로 목표를 잡다보니 인생에 권태가 수시로 찾아오는 것은 별 수 없다.
진작에 그런 생각으로 살던 나이기에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도 내 기준에 두고 딱히 멘토를 두지 않고 그때그때 영혼의 멘토들을 뭉뚱그려 놓았던 것인데 <무위당 장일순>선생님에 대한 행보를 눈으로 쫓으며 내 영혼의 멘토가 더 살찌게되었다.
많이 배워 많은 능력을 키우고 많이 벌고 풍족한 생활을 하게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만큼 노력하는 인생은 결코 나쁘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행복한지, 만족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인생을 바라보고 스스로가 만족하도록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 마지막 순간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길일 것이다.
마지막엔 그 치열하던 시간들이 다 덧없게 느껴지겠지만 그 과정에서는 그런 노력들이 필수적으로 다가오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눈 앞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도 힘들다.
<무위당 장일순>을 보면 그와 인간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그만큼 만으로도 이미 장일순선생에 대한 존재감이 크게 다가온다.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어쩜 사람이 이렇게 의지를 관철시켜 살아갈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배워도 실천하기가 쉽지않은 나는 한없이 부끄러운 순간순간이었다.
사람들 위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도 있었을테고 그 삶이 더 수월했을텐데도 사회적인 소수자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할 줄 알고 행하는 모습들에서 과연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권위를 내세워 사람들을 지휘하긴 쉽지만 밑으로밑으로 스스로를 한없이 낮춰 보잘것없다 생각하기란 말이 쉽지 너무 어렵다.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많은 사람들도 그 위치에 섰을 때 얼마나 어려운 상황들을 이해하며 정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더욱더 무위당 장일순선생님같은 분이 시간이 흐를 수록 더 그리움을 자아내는 것이다.
이미 진작에 알았던 사람들에겐 그리움을, 나같이 처음 접한 사람에겐 깨달음을 주는 <무위당 장일순>.
더불어서 살아가기 위한 생각을 끊임없이 유지하기 위한 도서 중 하나이다.
한번도 뵌 적이 없고 뵐 수있는 인간관계도 아니었지만 그 행적이 이렇게 출판되어 나에게 스밀 수 있으니 참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