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의 시간떼우기에 염증을 느낀 퇴직자들이 진지하게 시작한 장난이 예상 외로 순풍을 타더니 부가적으로 창출될만한 수익을 캐치한 외부의 부정적세력의 영향으로 결국 좌초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집안에서 얌전히 있었고, 있길 바랬다고 생각했던 사회원동력의 중추를 뒤에서 묵묵히 따르던 엄마의 의욕이 새로운 사업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는걸보면 우리는 내 주변인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너무 쉽게 판단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극락 컴퍼니>는 아직도 사회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지금의 퇴직자들에 대한 복지가 그저 연금 뿐이라는 빈약한 행정에 대한 안타까움에만 초점을 맞춘게 아니라 더 나아가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동안 제2의 인생만을 기다려온 어머니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거기에 신구세대의 갭을 융화시켜 적절히 활용하는 표현력을 보면 구성능력도 능력이지만 사람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느껴져 가볍게 읽어내려가면서도 한순간도 진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추구해야할 이상이 무엇인지 지금 어떤 목표로 오늘을 살고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 어떤 드라마인가 영화에서 "오늘도 그냥 견디며"살았다는 대사를 듣고 당시 비전에 대해 고민하던 나에게 한없는 우울에 빠지게 한 대사가 있었다.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즐겁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하루하루를 마지못해 견디며 살아간다면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즐겁게 살지는 못해도 뭔가 바라볼 수 있는 희망조차 없다면 그때부터 사람은 늙는다고 생각한다. <극락 컴퍼니>의 스고우치와 같은 아직도 열정이 살아있는 퇴직자들은 감옥같던 회사를 벗어나게 되니 그 감옥이 담장이었음을, 희망을 꿈꾸게하는 도구였음을 깨닫게 되지만 사회는 너무 일찍 그들을 몰아낸다. 그들에게 인생의 전부였던 회사에서 더이상 그들을 필요로하지 않는다는 구조조정은 살아가는 희망을 앗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충성도가 높은 세대였던만큼 배신감도 참 클 것이다. 앞으로는 평생직장이 없다는 얘기가 난무하는만큼 창업과 개인역량을 키우는데 관련한 도서들이 쏟아지는 것 역시 당연한 현상이다. 그 중에 제대로 실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문제지만;; 그만큼 회사에서도 더이상 미래까지 보장해주진 못하고 개인들도 회사에 충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시대로 회사는 즐거움과 희망의 장소가 아니라 단지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는 기관의 의미로 축소된 듯 싶다. 소속이 되어있어도 그 안에서 안정을 얻지 못하고 함께해도 모든걸 신뢰할 수 없는 직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해 합리적으로 변했을 뿐이라고는해도 씁쓸한게 사실이다. 사실 우리는 속박을 싫어하지만 어딘가에 소속되어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극락 컴퍼니>는 모조주식회사를 통해 소속감을 형성해주고 그 안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업무적 성취감, 사회적 연대감을 부여함으로써 노령인구들의 퇴직 후에 오는 부작용에 대한 매디케어 역할까지 해주고있다. 현역에서 발휘한 능력들을 모집하면 충분히 제대로 법인등록도 가능하지만 초반의 '즐거움'을 위한 이념을 잊지않기 위해 욕심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지혜롭게 처신하는 겐조의 현명함에 감탄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재의 기업이념에 대해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 살펴보게하는 무서움을 내포하고있는거겠지. 진짜 회사를 모방한 모조회사이나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직업적으로 추구하는 진짜 이상을 실현하는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이상은 그저 이상일 뿐 이윤추구에만 목표가 설정 된 기업이 앞으로 어떤식으로 성장해야할지 깨닫게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하겠다. 경영자, 직원 모두가 직업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해를 따지는 현실과 맞물려 힘든게 사실인만큼 안정궤도에 있는 기업이라면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는데 본질적인 의미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기분전환을 제공할 듯. 사이버에서나 가능할 법한 소셜게임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 발상도 좋고 구성에 있어서도 현실에 적용 가능할만큼 진지하게 이뤄져있어 읽는 내내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요즘 대세인 소셜커뮤니티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화사회가 되면서 실질적인 관계의 삭막함에서 오는 여러가지 외로움들이 모여 폭팔한 결과인지 넷상에서의 관계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는 네트워크망에 대한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았지만 현실감각이 떨어져 너무 몰입하는건 좋아하는않는 탓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잘 하지 않지만 그 위력에 대해선 너무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나만 도태되는 것인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 현실생활에 해를 끼칠정도로 몰입하는건 반대라서 적당히만 발을 담그고 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생활을 이루는만큼 금전지출에 있어서 감각이 떨어지긴 하는데, 사람과 회사만 실재하고 가상으로 이뤄지는 유통구조도 어쩌면 정말 가능할 수 있을꺼라는 재밌는 생각이 든다. 실버사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만큼 많은 사업가들이 연구를 거듭했을텐데 심리치유와 사회적인 발전까지 도모할 수 있게 구조적으로 잘 구축해 나간다면 극락컴퍼니에서 보여주는 사업계획도 터무니없지만은 않다. 가상이 주는 가벼움에 마음의 부담이 없다는 장점은 좋지만 그만큼 책임감소가 아닌 결여가 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확실한 대비와 성숙한 의식을 부여할 수 있는 체계만 잘 갖춘다면 현실적으로 실행하였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롤러코스터같은 경제의 희,노,애,락을 다양하게 겪으며 회사가 곧 인생이 되어버린 지금의 장년층들은 행인지 불행인지 안락하게 마련 된 노후에 그동안의 성실함이 갈곳을 잃고 방황하는 바람에 제2의 인생을 즐기다가도 공허함을 느끼나보다. 나라면 정말 한가하게 잘 보낼 수 있을텐데 참...;; 지금의 청년들은 오히려 직장에 다니는걸 못 견뎌하거나 너무 이념에 치우친다면 기존의 세대들은 너무 추진력이 앞섰기 때문인지 소통에 애를 먹기도 하는데 <극락 컴퍼니>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사업계획에 한데모여 그 갭을 완화해나가고 더불어 세대간의 소통을 원할하게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너무 감상적인 나는 읽을 수록 빠져들었고 책을 덮고도 실제 스스로 행할 행동력은 없는 대신에 누군가 실행해주었으면하는 바램만 가질 뿐이다. 그 상상만으로도 참 두근두근한다. 북로드의 스토리콜렉터 시리즈물은 키켄에서부터 '이야기'의 즐거움을 한껏 발산했는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극락컴퍼니'까지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톡톡히 만끽하게해줬다. 순서대로 차곡차곡 읽어나가며 책장에 정리하는 지금 독서의 행복을 가시적으로 나타내주는 듯 하다. 식탐만큼 책욕심도 많은 나이기에 벌써 다음 도서가 기대된다. 아~빨리 4번째 이야기를 읽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