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관한 열일곱 가지 루머 - 목발로 넘은 데칸고원
이상문 지음 / 사람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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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마치 꼭 한번은 여행 해줘야 영혼이 충전될 것만 같은 느낌의 인도.

어째서 많은 여행객들이 그렇게 가까운 나라인 중국과 일본보다 더 열망하는 것일까?

사실 그 수기들을 보면 지저분하고 파렴치한 일을 겪은데 대한 분노에 대해 기술하면서도 결국은 그런 인도에 2차, 3차로 발걸음을 하는 행보가 적잖이 궁금했다.

어쩌면 합리적이고 차분한 도심에서의 생활에서 벗어나 비교적 덜 발달한 생활문화에 대한 불편함들이 다른 차원에 대한 휴식에 대한 인지를 더 강화시켜 정신의 안정을 얻는지도...

하지만 가고싶은 마음이 특별히 일지 않았던건 사실적인 내용보다 환상을 부여한 묘사들이 못미덥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인 이상문씨는 기존의 인도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사람들의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환상을 꼬집으며 들어간다.

인도라는 나라는 신비롭기만해서 모든 불쾌한 일들까지도 뭉뚱그려지는 특별한 장소가 아니다.

엄연히 사람이 살고 문화가 존재하며 발전하는 사회를 가진 나라인 것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화자의 입을 통해서 듣는 내용으로 인도역시 현실에 공존하는 문명사회임을 환기하게 되었다.

 

다리가 불편한 만큼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많이 가진 덕분일까?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고 주변을 관찰하는데 특출함을 보인듯한데 그래서인지 <인도에 관한 열일곱가지 루머>에는 환상을 배제한 리얼리즘을 고스란히 반영하고있다.

그렇다고 정서가 퍼석퍼석하게 객관적인 시각으로만 일관하는 것도 아니라 감성적인 요소도 덧보인다.

 

환상과 신비를 강조한 여행서도 좋고, 담백한 여행서도 좋다.

나에게는 둘 다 그 나름의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도에 대해서는 워낙 신비로움으로 일관한 내용들을 많이 접했어서 이제 슬슬 지겨울법도 했는데 저자의 담백하고 휴머니즘적인 수기를 읽고나니 인도가 새로보이더라.

특별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라 그저 문명이 다를 뿐이다.

알면서도 현실에서 도망치듯 쉬고싶은 맘에 인도라는 나라가 주는 '이질성'에 환상을 부여해왔던 것인데 그 막을 떼어줬다.

 

계속 환상을 가져도 좋지만 이왕하는 여행 너무 부당한 대우에 모호한 생각으로 넘어가기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제대로 된 시설을 이용하고 즐기는 법이 여행객에게도 그 나라 국민에게도 더 낫다.

인도문화에 대해 반응할 때 지저분하거나 시설에 비해 바가지 요금이 씌워진대도 적당히 넘어가는건 그 나라 국민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는새에 스스로를 선진국민이라고 생각하는대서 오는 오만의 형태일 수도 있다.

 

신기하게도 보통 사람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여행에는 기꺼움을 자처하면서도 생활에 있어서의 불편함은 참지못한다.

그 예가 인도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열망정도로 알 수 있는데 저자는 장애로부터 오는 현실에서의 불편함을 피하지않고 마주하며 어떤 장소에서든 그 장애에 대해 특별함을 부여해서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장애는 단지 불편함일 뿐 남들과 다른게 아니기 때문에 그 불편을 감수하는 것 같다.

보통사람도 하기힘든 오지여행에 대한 그의 수기를 보면 우리가 진짜 살아가는데 어떤 생각으로 인생을 대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머리로만 정도를 추구하지 실제로 얼마나 행했는지 생각하면 부끄러울 뿐이다.

영혼의 안식처로 각인 된 인도의 불편함이 내 영혼에 숨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를 체험하려는 나의 실행이 내 영혼을 살찌게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뭐...신비로움에 대한 환상이라는 주제도 좋지만 객관적으로 마주하는 인도의 인간적인 묘미에 한번 빠져볼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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