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파는 회사
아마노 아쓰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고 웃음을 파는 회사를 내세워 큰 웃음을 선사했던 뮤지컬이 떠올라 슬며시 웃으며 책장을 넘겼다.
<행복을 파는 회사>라길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인가 싶었는데 우화형 자기계발서였다. 
비록 자기계발서이긴 하나 제목의 온도를 배신하지 않을 정도의 내용이라 마지막장을 덮으며 실제로 기업경영에 줄 수 있는 인격적인 효과를 상상할 수 있어서 함께 행복하더라.

경영수업을 이수한 인재 구마타로는 아버지의 급작스런 별세로 구마온천호텔을 물려받게 되면서 기존의 기업이 1순위로 추구하던 '이윤'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좌절을 겪게 된다.
우수한 실적을 올리는 대기업들의 경영방침과 관련하여 공부를 했었는데 무엇이 잘못인걸까?

받아들이는 직원들의 경영에 대한 무지때문이라고 탓하기엔 지나온 선대의 경영이 일군 실적을 무시할 수 없고, 경쟁관계의 호텔 때문이라고는 해도 호텔 외 주수입원이던 특산물 판매실적의 저조함에 대한 근거를 들 수가 없어 고민하던 구마타로사장은 지칠정도로 척박한 환경에서 실패를 거듭하지만 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는다.

우연히 방문하게 된 타지에서 본의아니게 2가지 숙박업체를 경험하면서 손님으로서의 시각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손님의 행복을 바라는 것을 대체 직원들에게 어떻게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변혁이 끊이질않는 구마온천호텔의 직원들에게 이번에는 손님들의 '행복'을 위해 일해 줄 것을 당부하지만 매사 냉철한 시각으로 직언을 해주는 곤키치는 이번에도 반기를 든다.
고객들의 '행복'을 위해 서비스하라 말 하지만 진정으로 그 고객에게 어떻게 행복을 줄 수 있단 말인가? 
기업의 입장에서 그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것도 결국 기업의 이윤과 관련되기 때문이 아닌가?
사장의 입장으로서 모순되는 본인의 마음을 느끼고 반론을 찾지 못한 구마타로는 괴로워하지만 손님에게 행복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구마온천호텔이 지향해나가야 할 이념이라는데 확신을 가지고 임원회의와 프로젝트성 팀을 꾸려 아이디어회의를 통해 지속해서 추가하고 수정하며 호텔을 환기시킨다.

그 와중에 변화를 바라지 않는 임원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실적위주의 영업방침을 고객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불분명하다는 타성에 젖어 안락함을 추구하는 임원진들의 반발은 있었지만 본인의 일에 애정을 갖고 업무에 보람을 느낄 수 있길 바라는 세대와 신입들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구마타로사장의 계획에 힘을 보태주었다.

 

계속되는 실패에 쉽사리 접지않고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구마온천호텔은 결국 고객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념을 살려 이윤을 내기 시작하고, 경쟁사까지 인수하게 되며 승승장구한다.

호텔의 성장과 함께 행복지수가 높아지던 구마타로사장은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하는 바람에 행복과 멀어지며 초조하고 불안한 심리를 갖게 되지만 구마호텔의 전소와 '행복'을 인생 전반에 두고 업무에 임하는 직원을 통해 순간 흐렸던 눈을 들어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어 한층 성숙한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기존에 고객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모순된 본인의 마음을 느끼며 힘들어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고객과 직원, 호텔의 행복을 바라면서 반목했던 부하직원들의 진심어린 존경까지 받으며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행복이란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기만족적인 부분이라 외부에서 개입하여 변화를 주도하기 힘든게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저자는 구마타로사장을 통해 행복도 상대에게 서비스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비록 호텔과같은 서비스업 뿐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하는 조직내에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어 그것이 실행으로 옮겨지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낸다.

 

나는 상대의 거울이다.

내가 웃으며 마주보면 놀부부인이 아니고서야 찡그리고 응대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무뚝뚝함을 근엄이라고 여기는 지도자라면 예외지만)

서로서로 웃으며 상대의 거울에 웃는모습을 비춰준다면 그 효과에 매년 억지스럽게 짜내는 경영전략이 무색해질 것이다.

 

지금껏 경영서적에선 실적을 위한 부단한 조언들을 아끼지 않았었다.

고객에게 만족을 서비스하지만 진심으로 그 고객들의 행복을 추구하여 사회적인 책임까지 다하려는 경영자는 없다.

만족을 서비스해 실적은 높이지만 궁극적으로 행복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마타로는 고객의 행복을 우선으로 두고 불안한 마음으로 경영방침을 대대적으로 변혁하여 결국 그의 결심이 고객과 소통하여 실적으로 연결되었다.

 

여기에 고객과 기업의 소통이 가능하게 했던 윤활제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행복이 경영자의 입장에서 한층 더 우선시 되어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직원들에게 충성도를 요구하며 충성도를 올리기 위해 복지에는 신경써주는 의무적인 기업윤리를 추구하는 회사는많지만 그들의 '행복'까지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는 경영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직원들을 닥달하면 결국 단기간의 실적은 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게 기업의 이익창출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리가 없다.

한보 전진으로 몇보를 후퇴하게될 지 알 수 없을 정도의 무식한 경영방침에 지나지 않는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근시안적인 경영을 접고 넓게 바라보려는 시각이 필요하며, 의무적인 기업윤리를 추구하는데 그치질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숙고하여 경영을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단 그것이 실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하여도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여유로 오는 이념을 실행에 옮겼을 때 비로소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다.

 

지금은 누구나 자기계발에 연연하면서 심리적 압박 속에 살고, 기업들은 실적을 올릴만큼 올렸음에도 주주들의 눈치를 봐가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노력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왜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을까?

결국은 나와 내 가족, 사회가 행복하기 위함인데 과거에 비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음에도 행복은 왜 비례해주지 않나?

정신없이 사느라 바쁘겠지만 바로 지금 왜 정신이 없는지 한번쯤 돌아볼 순간이다.

<행복을 파는 회사>에는 경영자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행복'철학이 깃들어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살아야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얼마나 행복한데 느끼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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