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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배영익 지음 / 스크린셀러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구제역 확산으로 전국이 흉흉한 지금 <전염병(도서)>이 주는 생생함은 사회적 분위기로 발생하는 호기심과 흥미를 넘어 무시할 수 없는 경고가 된다. 전부터 얘기되고 있지만 평생을 두고 정복할 수 없는 바이러스에 대항해서 백신 제조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원인에 대한 대처에 신경써야하지만 축산업계나 제약업체, 공공기관의 이윤에 관련 된 문제라 지금까지의 프로세스를 한번에 바꾸기가 힘든 듯 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의학계와 식품관련 전문인력들이 서적으로 사회적 시스템이 몰고오는 경고성 서적들과 강연들이 점점 활발해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접하기엔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못해 안타깝다. 환경과 식품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나 지각있는 전문인력들이 소소하게 문제해결을 위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그 목소리가 작긴 하지만 자꾸 대두되는 전염성 바이러스가 몰고오는 원인이 인간이 만든 사회체계임을 무시할 수 없기에 곧 많은 대중들의 동참을 기대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지구안아주기'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그래서 채식을 시작했고 친환경세제를 쓴다던지, 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리과정도 최소화하고, 소비에 있어서도 윤리적 책임을 상기하고있다.
신기한 것은,
지구를 위해 시작한 이 일들이 결국 나의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자연이 고마움으로 보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자연은 조금만 어루만져 주어도 보답의 형태로 표현했고 지금껏 공격적인 형태의 산재는 모두 인간의 손으로 자행됐다.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한 나머지 오히려 인체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능력은 퇴행하였고, 축산업계의 비윤리적인 공장식 사육으로 인하여 바이러스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에서 노출 된 지금의 우리는 너무 초라하고 나약하다.
평소 전복하기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환경적 문제들을 생각하다보니 제약회사와 축산업, 식품관련, 의약업계에 관심이가고 사회적으로 구제역 확산에 대한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지금 <전염병>은 단연 관심이 가는 책일 수 밖에 없다.
물론 나 뿐만 아니라 뉴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흥미가 갈 텐데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현학적으로 기술 된 전문서적이 아니라 시나리오 형식의 소설이라 누구나 재밌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기획을 염두에 두고 쓴 시나리오일까?
눈쌀을 찌푸릴만큼 생생한 묘사에 자연스럽게 머리에 영상이 시뮬레이션된다.
노트북을 켜는 순간 조차도 음악을 재생시키고 커피를 두는 장면들까지 섬세하게 묘사되어있어 내 머릿속에선 자연스럽게 영상과 함께 음향까지 셋팅되고 있었다.
사회적인 문제를 감각적으로 다룬 소설이니만큼 작품성, 대중성 모두 높이 평가해주고싶다.
너무 현학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흥행만을 염두에 두고 대중성에 치우치지도 않아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다만 급하게 출판했는지 몇몇 교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눈에 띄어서 아쉬웠다.
지금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찰과 인간의 심리가 보여주는 묘한 반응들을 함께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다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각각의 캐릭터의 특징이 묻히지 않고 잘 살있어 작가가 이끄는 대로 캐릭터에 맞춰 호흡하게되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두께가 결코 얇다고 할 수 없을만큼 부피감이 있지만 그 두께가 무색하리만치 흡인력이 대단해서 손에 잡는 순간 놓기 힘들었다.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고와 대처에 대한 자세를 담은 소설이나 영상매체가 보편화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 찰나에 잘 나와주었다.
우리는 얼마나 자연에 군림하는 우수인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각종 생활방식과 문화에서 자연을 거스를 수 있음을 인간의 특권인양 살아가고있지만 재앙수준의 자연재해 앞에서는 약한 포유류에 불과하다.
경제적인 부흥도 이루었고 물질의 풍요 속에서 이젠 자연으로 부터 받은 혜택을 넘어 정복함으로 발생한 수많은 환경파괴에 책임을 느끼고 생활화해야한다. 개인적인 취향도 잘 맞았지만 많은 대중들에게 읽혀 바이러스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이 많아져 그 대안으로 일반인이 환경운동에 관심을 많이 갖게되길 희망한다.
(물론 환경운동이 활발해진다고 바이러스가 박멸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바이러스는 정복할 수 없다.
암조직도 내 몸의 일부라고 여기며 개선해야하는 것 처럼 바이러스역시 재앙수준으로 번질 상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