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뮤지컬이 먼저 나왔다고하니 소설과 영화 두 분야에서 원작이 어떻다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나는 책부터 읽었으니 나에겐 책이 원작으로 느껴져서인지 책의 내용을 살렸으면하는 마음이 있었다.

책의 내용으로 캐릭터를 설정했어도 꽤 그럴 듯 할 것 같다. (이름도 영화보다 책에서의 이름이 더 이미지에 부합하는 듯)

 

아...다만 효정이 스스로 첫사랑을 추억으로 남기려는 마음이 있으면서 굳이 성재의 사무실을 방문한다는건 첫사랑의 추억을 바래지 않도록하려는 마음과 찾고자하는 마음이 갈등으로 빚어낸 설정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그보다는 영화에서처럼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등록한다는 설정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무실을 배경으로 내용이 전개되어도 괜찮았을 듯~싶으나 극중 성재의 성격상 그런 로맨틱함은 좀 부자연스러우니 책 속의 캐릭터와 배경은 잘 맞아 흐른 듯 싶다.

 

애초에 영화배우가 캐스팅되고 책이 써진건가?

전아리작가의 인물묘사는 임수정과 공유를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영화를 보지않은 상태에서도 영상미가 느껴지게하는 맛이 있었다. 멜로에 딱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얼굴과 체구의 임수정, 듬직하고 성실해보이나 조금은 뺀질거릴 것도 같은 이미지의 공유가 책속의 두 캐릭터에 잘 맞아떨어져 영화의 캐릭터와 내용도 그러하리라 생각했다.

물론 캐릭터 설정이 다르고 전개방식도 달랐지만 영화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두 작품을 비교하기 보다는 다르게 받아들이게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어느정도 흐름을 같이하고 있어서 책에서 보지 못했던 영상미를 영화가 채워주고, 첫사랑을 두고 상상되는 환상을 책에서 충족할 수 있다는 장점!

인도에 가본적이 없어서 효정의 인도여행 도중의 묘사가 내 머릿속에서 제대로 시뮬레이션을 이루지 못 했지만, 영화에서 지우의  인도여행으로 인도의 여행 중에 가질 수 있는 타문화에 대한 신선함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볼 수 있었다.

 

여행을하면 다른 내가 되는 것일까?

연애에는 관심도 없던 효정도 낯선 여행지에서 왠지 든든한 김종욱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다시 한국으로 와서는 전처럼 연애에 무신경해진 듯 하지만...

사실 무신경하다기 보다는 김종욱에 대한 마음으로 다른 사랑을 하지못한 것은 아닐까...?

그만큼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수채화처럼 너무 맑고 예뻐서 그 자리에 두지 못하면 시들까봐 차마 찾을 수 없는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효정에 대한 인물묘사는 어쩌면 지금의 나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눈물날 정도로 공감이 갔다.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이 불효가 될 줄이야....라는 구절은 지금의 내심정과 꼭 같아서 "그래.사람이라고 누구나 20대는 연애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잘못이야!"라는 내 생각을 더 단단히 해줬다.

우리 부모님 입장에선 부작용인 듯 하나~개인적으론 위로받은 느낌이다.

 

성재는 초반에 진상스런 이미지로 시작됐으나 곧 그의 과거를 통해 바라보면서 그가 진지하게 연애를 하지못했던 그간의 패턴에 대해서 이해하게 된다.

처음엔 그렇게 순수하고 금방 사랑에 빠지던 성재였지만, 곧 레저활동을 즐기듯 '누구든'상관없는 연애생활을 이어간다.

이렇듯 겉은 성숙하지만 둘 다 사랑엔 미숙하고 다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턴 너무 쉬워진다는 말...

'사랑'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대체 쉽다는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할지 모르겠지만 '진심'을 동반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

사랑의 경우는 노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억울한 분야다.

 

효정은 막 시작한 첫사랑에 대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깨고싶지않은 두려움...

성재는 그간 실패했던 사랑의 반복에 대한 두려움...

둘은 서로 다른 연애패턴을 보여주지만 그 마음속엔 '사랑'을 아름답게 바라보기 때문에 잃고싶어하지 않는 두려움이란 공통된 마음을 보여준다.

 

겉으론 둘 다 쿨~해보이지만 글쎄...?

쉽게만나 하룻밤을 즐기고 헤어지는건 쿨한게 아니라 문란한거지, 상처받을 것에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이거저거 재지않고 마음가는대로 사랑하는게 쿨~한 것!

혜진을 통한 작가의 말에 마치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해석해보고 저런 식으로 해석해봐도...아무리 생각해도 쿨한 사람에 속하진 못하는구나...;;

 

전작의 몇몇 작품들에 비해 다소 경쾌해진 연애소설이라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접하는 느낌이었다.

전아리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본건 아니었지만 나이에 비해 작품에 녹아있는 삶의 노련한 표현들에 흠칫흠칫 놀라게된다.

젊은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가벼움보다 중견작가들의 구수함을 느낄때면 이 작가는 엄마 탯줄잡고 놀 때부터 소설구상을 했나 싶을 정도다.

앞으로도 계속 문학쪽으로 엄청난 내공을 쌓아 큰 기둥이 될 것 같아 지켜보고싶은 작가 중 하나이다.

 

김종욱을 찾아가는 과정도 막연하게 처리한 것이 아니라 보다 사실적으로 처리해주고 있어서 나도 흥신소라도 통해서 첫사랑을 찾고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나같은 경우엔 나를 괴롭히던 짝꿍을!)

사람마다 다 맘속에 풋내나서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추억을 간직하며 첫사랑을 기억한다.

그래서 첫사랑에 연연하는 사람이 있고, 효정처럼 그 아름다움을 변질시키지 않으려고 억지로 찾을 수 있는 방법도 차단하며 기억으로만 남기려는 사람이 있는 것이겠지...

그만큼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참 특별하다.

 

처음하는 사랑이 첫사랑은 아닌 것 같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어려운 만큼 지금까지의 내가 기억나지 않을만큼 변화를 이루게 되고, 현실에서 마음을 뜨겁게하는 사람이 생긴 시점부터 사랑이라면 효정과 성재는 이제 첫사랑을 하게되는게 아닐까?

특별한 공간이 아닌 현실에서 어긋나지않는 타이밍으로 서로의 마음이 동시에 닿고 있는 지금의 상태가 말이다.

 

첫사랑에 대한 아픈기억, 첫사랑에 대한 아름다움을 퇴색시킬까봐 두려운 마음들만이 성재와 효정의 사랑에 방해요소는 아닐꺼라 생각한다. 사랑은 인연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둘에게 지금껏 그 인연이 없어 미성숙한 연애의 원인을 찾았던 것은 아닐지...? 지금까지와는 가슴떨림이 느끼고 있으니 이제는 쿨하게 사랑하기를!

정말 내가 지금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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