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논쟁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1
최영민 지음, 오성봉 그림 / 풀빛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나라들이라도 국경이 근접 할 수록 한가지 사건을 놓고 자국의 입맛에 맞게 해석을 하고 받아들인다.

특히 잦은 외세의 침략으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독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맹목적이다.

역사에 대해 관심이 아예 없지는 않으나 논리적이기 보다는 오랜 피해의식으로 인해 늘 감정적으로 대응하게되는 어른들에게 아이들 교육을 위한 선학습으로 필요한 도서이다.

아동도서이나 오히려 진보된 교육환경으로 역사의식에 대해 다양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지금의 아이들보다 이미 주입식 교육으로 논리적 상황근거가 빈약한 어른들을 위한 역사도우미로 적합하다.

 

1장의 초반에서 보여주는 종수팀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오랫동안 주장되어 온 근거없는 자료들만으로 타국의 입장에 맞서 논쟁하려 하는 안일한 모습에 뜨끔했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의식과 논리적인 근거들을 심어주기 보다는 무조건적인 민족주의 성향만을 고취시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하는 대목이었다. 어른들이 뉴스를 보며 역사논쟁에 있어 늘 감정적인 대응을 취하다 보니 아이들역시 자연스레 논리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방법에 익숙해진 것이다.

 

우리나라 내에서 우리의 입장으로 역사를 바라보기란 참 쉽다.

하지만 특별한 지역이나 특정부류에 대한 타국과의 논쟁에 있어 우리의 입장을 온전히 전하려면 상대국가가 주장하려하는 내용을 반박할 수 있는 근거들과 그들이 주장하려는 입장의 근거들에 대한 사전조사가 충분히 이뤄져야한다.

그렇지않고 지금처럼 감정만을 앞세워 충분한 준비없이 대응한다면 '아까까지 내가 들고있던 사탕이니까 내 것'이라며 떼쓰는 어린아이와 다를바가 없다.

 

지금 성장한 어른들은 학교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기 힘든 교육환경에서 자라난 탓에 아이들에게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시키기엔 일단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한국에서만 주입식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유학을 가면 가지고있는 지식에 비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어 높은 평가를 받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이제는 그런 부분들을 많이 보완해 국내에서도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도서들이 나와 참 반갑다.

애초에 책 소개글에서부터 굉장히 구미가 당겼는데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아이들과 논리적 근거를 찾는 성실함이 부족한 어른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는 책이다.

 

또한 라운드에 오르듯이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보다는 소설 형식을 빌어 좀 더 부드럽게 구성하고있다.

아마 공부를 하고있다는 느낌보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읽듯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문제에 대한 토론 전,후 과정에서 생기는 아이들의 의식변화를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대국입장에서의 근거들을 너무 잘 준비하여 토론에 임하는 탓에 '쪽바리'냐는 둥 매국노 취급되는 부분에서는 토론에 논리적이기보다 감정을 앞세워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으로 투영된 듯 하여 씁쓸하고 부끄러워진다. 

 

문제마다 한국팀과 상대국가의 입장을 바꿔보면서 다른 입장에서 근거들을 찾아 반박기위한 준비과정으로 이미 충분히 배운상태로 토론을 진행하게 된다. 토론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역사공부가 충분히 이뤄지고, 토론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그 토론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근거들을 접하여 공부하게되니 억지로 주입시키던 우리세대의 단점을 여러모로 개선시킨 편이다.

 

우리세대는 열린세대라하여 토론학습방식이 시작되던 시대이기는 했으나 시범세대라서 그런지 건전한 토론문화를 형성하기 보다는 형식적인 토론인 탓에 논리적인 근거를 준비하여 대응하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의무교육을 졸업한 후 스스로 다양한 인문서적을 통해 시각을 넓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인의 노력없이는 여전히 의무교육의 내용을 크게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세대였으니 <역사논쟁>과 같은 서적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이렇게 출판되어 다행이다.

 

상대적 입장에서 본인의 논리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토론하지만 받아들여야하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지하고 토론해야할 문제에 대해 전투성을 띌 뿐 토론대상에게는 예의를 지키고 인정할 줄 아는 자세를 배워가는 아이들을 통해 새삼 배운다.

 

지금도 글로벌화되었지만 앞으로는 더 경계없는 사회일 수록 자국의 역사에 대한 인지와 문화를 지킬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에 세계 속에서 우리 문화를 지켜나갈 청소년들이 이런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자국의 역사에 대해 이해하고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든든하다. 아이들의 공부를 넘어 나라의 문화적 발전과 긍지를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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