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를 따라 산을 오르다 - 조선 선비들이 찾은 우리나라 산 이야기
나종면 지음 / 이담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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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이 되면서 해외여행을 많이 가지만 사실 우리나라도 적은 면적에 비해 산이 많아 가볼 곳은 많다.

없어서 못가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못가는 것이지.

그래도 1박 2일 덕분인지 주말에 우리나라의 명소들을 찾는 내국 관광객들이 많아져 지방 관광지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렇게 주말이면 관광이나 자연을 통한 운동을 위해 등산들을 많이 하는데, 평소 동선이 짧은 현대인들에게 등산이란 육체의 활력을 위한 레저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등산을 지속하게되면 체력증진 그 이상의 심신수양이 본인도 모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도심에선 차마 느끼지 못했던 자연과의 교감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연과의 일체를 느끼고 몸과 정신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현대인들과는 다르게 글 읽는 선비들은 무슨 이유로 입산을 택했을까?

입산이란 은둔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애초에 은둔의 한 형태로 자리잡으며 산 자체를 신성시 여겼던 삶의 자태를 엿볼 수 있는데, 심신수양으로 개인 역량을 발전하면 할 수록 스스로를 낮추며 자연과 어울렁더울렁 살아가는 지혜로움을 보여준다.

 

우리는 산을 오르면서 진심으로 산의 형세와 주변지형을 살피면서 사색을 한 적이 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늘 단체로 산을 오르기 때문에 홀로 사색하며 등산을 해본 적이 없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도 친목이나 체력증진을 목표로 산을 오르기 때문에 그런 운치를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등산이라는 것 자체는 사람의 심신에 영향을 주니 정신수양을 목표로 한 이들은 과연 얼마만큼의 교감을 이룰지 상상도 안간다.

 

소개되는 산에 맞춰 해당산의 일러스트가 간간히 들어가 있는데, 힘찬 붓놀림이 산의 위용과 자연의 힘을 담아 보여주는 시각적인 효과를 팽창시켜준다. 그 화가의 산에 대한 이미지를 엿볼 수 있고, 작은 낙서로나마 책으로 얻은 선지식으로 받은 이미지를 남겨보게된다.

한번 해보시길...독서의 재미가 배가 된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서로 뺏고 빼앗고, 안 뺏기려고 발버둥치며 버겁게 사는 사람들도 자연 안에서는 그 처절함으로 얻어진 소유의 농도가 하잘것없이 여겨진다.

그런 사람들도 정신수양을 하겠다며 산을 찾기도 하며 심신의 단련을 도모하는데 일찍이 산으로 인생을 배우고 세상을 볼 줄 알았던 선비들의 그 혜안을 배우기 위한 것일까?

산을 바라보며 노래하듯 읊어대는 그들의 목소리가 짐짓 가르침을 넘어 네가 미처 모르는 세상이 있단다. 산에 큰 뜻이 있고 세상이 있고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자연을 도구로 삼아 운동을 하려는 우리, 자연을 벗삼아 스승삼아 어울렁더울렁 어울릴 줄 알았던 옛 선비들.

그 사상과 여유로움을 본받아 우리도 자연을 향해 편안한 자세로 도심에서의 때를 잠깐이나마 벗기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의미의 입산을 시작해보자. 등산이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단순한 체력증진이 아닌, 인생과 세상의 배움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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