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 당신이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50가지 이유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다소 편협한 시각으로 통렬하게 비판으로 일관되는 저자의 목소리에 반감이 생기지만 수긍할 수 밖에 없이 구구절절 옳은 소리만 늘어놓는 바람에 저자가 훈계하고 있는 범주의 젊은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가슴이 뜨끔했다.

왠지 교육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 인권의 자유로 대표되는 미국에서의 보기드문 시각인지라 거리감이 느껴지기보다는 버르장머리 없는 도령들에게 회초리를 들고 엄하게 훈계하는 훈장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친숙하게 느껴진다. 미국에서도 이렇게 인권의 자유와 비폭력적 교육을 부르짖는 사람만이 아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현교육체제를 엄한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우물한 개구리인지라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적인 교육방침을 무조건 들여오는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 학생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만 있었지 정작 롤모델을 제시해주는 미국에서 그런 문제들을 염려하는 시각은 처음 접해봤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적 부흥으로 누릴 줄만 아는 키덜트들이 중년까지 넓게 퍼져있는 미국 뿐만 아니라 현재의 우리나라도 온실속의 화초들이 사회에 발돋움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 때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나도 할말은 없지만 그런 내가 봐도 문제다 싶을 정도로 따끔하게 혼나야 할 정도인 정신차려야 할 화초들이 즐비하여 회사에서는 늘 사람이 부족하지만 고급교육을 받은 실업자가 즐비한 것이다.

 

정규교육에 4년제 대학까지만 마치고 바로 사회로 나와 생활한지 이제 4년차임에도 친구들 중에서도 적지않은 수가 학생인 상태인데 진실로 학문을 추구하는 친구는 딱1명 뿐이고, 대부분은 전공에 대한 목적보다는 입사시의 스펙을 위해서와 혹은 아직 사회로 나오기 겁이나서 차선책으로 대학원 진학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배우고도 더 배우겠다고 무작정 직업적인 목적도 없이 어학연수를 떠나 1~2년 허송세월하고 오는 경우도 많다.

배움에 잘못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30세가 넘도록 부모에게 기생하여 심신의 안위를 도모함이 한심한 것이다.

 

사실 요즘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 높은 학비를 위해 일을 해가며 대학을 졸업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을 넘어 대학원, 유학에 까지 손을 벌린다는건 부모님이 능력이 있어서 가능하다고해도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뚜렷이 알고 공부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은 국가적 시간적 낭비임을 알아야 한다.

 

부모가 경제적능력이 된다고 해도 본인이 어느 정도 사회에 나와 직업적 체험을 거쳐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계획의 토대를 다져 새로운 공부를 할 때 제대로 된 길잡이를 마련할 수 있다.

학생 때 알바 해봤다고? 알바와 직업은 차원이 다르다! 입사경쟁의 고통도 느껴보고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끊임없이 본인이 생각했던 생활이 아닌 상황에서 다른 회사생활과의 비교를 통해 본인의 성향을 파악해가고, 온갖성향의 사람들 속에서 본인과는 전혀 맞지않는 선배를 대할 줄 아는 관계의 지혜도 배울 수 있다. 거기에 인내심까지!

 

나 역시 버블랩에 쌓인 키덜트로 자란 세대가 왜 아니겠는가! 90대는 맞벌이 부부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자녀와 항상 함께할 수 없음을 미안해하던 부모님들이 돈으로 그 모든 보상을 해주다 보니 부족함이라고는 모르고 자라 결핍에 대한 경험이 없어 스스로 노력하여 쟁취할 필요가 없었던 탓에 인성은 차치하고라도 성실함과 인내가 부족하다.

비단 나만의 얘기가 아니라 내 주변을 아울러 사회에 진출해 학교와 가정에서의 다른 체계에 적응하느라 적잖이 혼란을 겪는 지금 현 젊은이들의 얘기이며 사회부적응자까지 나오는 현실이니 확실히 이쯤에서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에선 지금까지 교육받고 자라온 환경과 맞부딪히는 사회는 생각 이상으로 경쟁적이고 폭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에, 이 시점에서라도 적응하려 노력하며 자신을 단련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해 여전히 덜 성숙한 모습으로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차리라고 충고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인격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랑으로 소통할 때 올바른 교육이 이뤄진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이상주의적인 교육방침이 경쟁적 구도의 사회에서 사회부적응자를 기르는 결과를 낳는다는 저자의 일침에 스스로의 교육방침에 대한 개선을 불러왔다. 그동안 너무 엄했던 예전의 교육방식도 문제지만 방종을 낳을 정도의 자유를 부여하는 교육방침은 문제라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부작용은 따르고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도출되겠지만 뭐든 치우치지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가 방종을 불러온다고, 폭력성과 규율이 창의력을 해치고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한다고 배척할 것이 아니다. 자유에 대한 권리와 함께 책임의식을 심어주고, 엄격한 규율과 경쟁의식&폭력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사회의 지나친 경쟁과열의식과 무조건 적인 성공에 대한 추구를 갈망하게 하는 자기계발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와 같은 자기성찰서(?)사 꼭 필요한 이유는, 직접적으로 남을 이겨내는 주체가 되지 않아도 경쟁에 대한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아예 경쟁을 포기한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은  그 대응방식에 있어서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인이 이상적인 사회를 추구할 지언정 그렇지 못한 사회이기 때문에 추구되어지는 이상주의인 것을 인지해야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필요의 몫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경쟁을 부추기고 폭력성을 가려주어 이상적으로 평화로움을 추구하는 교육을 지향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자의 말대로 사회는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고 사랑스런 자녀의 바램으로 사주게되는 게임과 전자기기로 이미 상상이상의 폭력성을 접하고 있다.

 

눈을 가려준다고 그 사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존중해 준다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저출산국가임에도 낙태와 미성년자 미혼모들이 즐비하고, 인격을 존중해주기 위해 체벌조차 조심스러워하는 교육상황에도 중고등학생들의 주먹다짐에 흉기가 등장하고 있다.

콘돔을 주기보단 그 행위에 대한 사랑의 의미와 함께 생명존중에 대한 책임의식을 심어주고, 폭력으로부터 차단해주기 보단 부조리함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정의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시급하지 않을까?

 

키덜트들을 위해  씌여진 책인만큼 지금의 우리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더이상 어리광을 부릴때는 지났으니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도 필요한 책이지만, 앞으로 자라날 어린아이들의 교육을 맡고계신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지금의 키덜트들을 재생산하지 않기위해 명심해야 할 말들이 많아 성인들의 필독도서로 추천할만하다.

 

나는 과연 부모로서 바른 교육을 해줄 수 있을까?

제대로 자라지 못한 성인으로 부끄러운 부분이 많은만큼 다가올 미래에 지금의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는 것을 스스로의 가슴에 새기고 치우침을 경계하며 교육할 수 있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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