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자기계발이 활성화되어 출판을 위한 자기계발서들에 지적탐구에 대한 욕심이 무감각해진 상태에서 호기심을 발하게하는 책이었다. 주인없는 방에서 그 사람의 외형에 고정관념을 배제한 상태로 상대에 대해 추리해볼 수 있다니! (물론 연구과정에서도 나오지만 어차피 추리란 주관적인 것이라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조차 막을 수 없어 스누퍼들의 고정관념에서 오는 오류도 무시할 순 없다. 다만 스누퍼로서 유의해야 할 것들을 잘 숙지한 유능한 스누퍼들에게 적용해 할 침실연구인 듯) 경험이 풍부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직감적으로 상대를 일갈하는 것 만으로도 파악한다고 하지만, 역시 대화와 주변의 근거정황들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스눕에서는 직감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과학적인 기술을 습득하여 훈련하면 상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성격유형을 5가지로 분류하여 그 안에서도 단서들이 얼마만큼 그 유형을 가시화시켜주는 정도에 대해서 연구결과들을 보여주고있다. 상대방을 통찰하는 것에 대해 기술적으로 파악한다는 관점에 대해서 오랜시간 공을 들여 체계적으로 연구한 덕분인지 "그럼...이 부분은 다른 오류를 불러올 수도 있잖아."라고 생각하면, 곧 그에 맞는 판단오류에 대한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경계하고 주의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주고있다. 막연하게 제시하는 방법이었다면 물론 소귀에 경읽기겠지만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알려주고 그 실험과정들과 그에 따른 오류들을 세세히 그래프및 표와 함께 설명해주고있어 신빙성을 높여준다. 직감으로도 알 수 있는 부분들도 좀 더 과학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혹은 그동안 우리가 가진 가시적인 고정관념들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번역서들은 종종 편집자들의 역량에 따라 흡습력이 달라지는데 '스눕(snoop)'은 흥미진진한 주제와 체계적이고 성실한 연구를 뒷받침해 깔끔하게 편집되어 독자에 대한 배려또한 남다름이 느껴진다. 주제와 내용,편집까지 성실함이 돋보이는 인문서적을 오랫만에 접하여 독자로서도 속독보다는 빠른 이해를 위해 곁들여준 그래프와 표를 인지하는 정도를넘어 세세히 보게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과 완전히 단절된 공간은 없는 관계로 어느정도는 남을 의식하여 침실이나 사무실 등의 배치에 신경을 쓴다. '남에게 보여지고 싶은 나'의 부분이 있기 때문에 판단에 있어 힘들지않을까 싶긴 하지만 곧 '되고싶은 자아'를 위한 노력이 그런 유형의 성격을 형성하도록 돕게되기 때문에 참고하는데 무리는 없을 듯 싶다. 친구 중에 어떤이는 남에게 보여질 것에 대비해 일기를 쓸때도 어느정도 본인의 감정을 포장하거나 다 보여주진 않는다고 했을 정도로 사람은 지극히 비밀스런 공간 안에서조차 언제나 남들과의 관계안에 살고있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연구결과 중에 정말 흥미로운 점은 사물을 통해 유능한 스누퍼라면 본인의 성격 외에 '보여지고싶은 자아'에 대해서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기계발로 인한 시간의 소진으로 자아성찰에 대해서는 미진한 일반인이라면 무의식중에 독서가 진행되면서 스스로에게 귀를 귀울이며 본인의 방이나 사무실로 본인이 인지하는 성향과 미처 파악하지못한 행동습성에 대해서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흔적으로 누군가를 파악하는 외에도 골라낸 단서를 구체화하는 기술로 통찰력을 키울 수 있어 살아가는데 있어 인생에 대한 선택과 기획을 피할 수 없기에 더욱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우유부단하여 본인에 대한 확신이 없고 망설임이 많은 나에겐 통찰력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읽을 수록 통찰력을 위해서라도 단서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훈련에 관심이 많이간다. 사설이 꽤나 길지만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짧은 순간에 사람이나 상황을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형사, 인사과 면접관들, 오너들, 교수들에게 유용한 도서가 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쳐 통찰력이 필요한 일반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며 학술적인 도서임에도 일반독자를 배려하여 흥미를 유발하도록 편집되어있으니 부담갖지말고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