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부피감있는 팜플렛같은 느낌의 도서여서 포장을 벗기는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작품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전시회를 다녀온 느낌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람의 나체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적용한 작품세계로 안내해준다. 우리가 알몸에 대해 갖는 부끄러움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단순한 윤리적관점에 근거하여 성적수치심으로만 부끄러움이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다른 나의 결점에 대한 부끄러움이라는 견해로 반영된 다양한 인형의 모습들은 귀엽기도 하면서 한평생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야하는 사람의 마음이 안타깝다. 신기하게도 인형을 보면서 본인이 갖고있는 컴플렉스와 유사한 인형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기존의 만화내용을 나체로 변형시켰을 때 그 만화의 성격에 따라 외설스럽게 느껴지기 보다는 캐릭터의 개성이 감소되거나, 익살스러운 부분이 더 강조되는 효과도 있다는 부분이 재밌었다. 전철이나 밖에서 읽기엔 민망한 지면이 되겠지만 기존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테니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좋을 것 같은데 일어를 모르니 비교해 보긴 힘들 듯..^^;; 평소에 익숙한 사물들에 팬티를 입혀주니 시선을 끄는 효과와 함께 좀 더 조심스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엉덩이 모양의 각설탕이나 성냥, 기타 작품들은 모난데 없는 엉덩이의 폭신함과 그 귀여움이 느껴져 창의성도 대단하지만 디자인이 부가된 생활소품으로 손색이 없다. 워낙 부드럽거나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엉덩이를 발상으로 한 모든 제품들이 맘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먹어서 벗겨내는 발상이 맘에 들었는데, 인간은 누구나 호기심이 충만하여 완성된 상태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본질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그토록 이벤트성 제품들이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닌가! 순수한 아이들일수록 그런 마케팅효과는 언제나 적중한다. '이 안에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만으로도 이미 어필은 끝난 것이다. 본질이 무엇이든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고 움직이게 하는 심리를 잘 이용할 수 있다. 제목부터가 사람의 눈길을 끌어당기며 질문을 마구 샘솟게하지 않는가? 알몸엑스포메이션. 작품과 함께 세미나생들의 목소리를 들어가며 본인의 마음에 귀를 귀울여 보라. 고상한척 본질을 꽁꽁 싸맬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인지하고 솔직하게 허세를 벗어 사물의 본질을 바라는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록된 작품에 더해 본인의 창작물을 스케치해보는 재미도 쏠쏠해진다. 본질이란 고상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우리가 우리의 잣대로 만든 사회적인 장치에 스스로 얽메일 것이 아니라 탈피하여 적절한 옷을 입혀 돋보이는 정도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