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한 권장도서의 성격을 보며 확실히 우리나라의 생활수준이 높아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세대만 해도 지식에 대한 전달에 급급했던 반면, 나의 세대들은 환경에 대한 경고를 담은 책을 많이 접했다. 그때만해도 경제적 부흥은 일었어도 안정된 상태가 아니어서 한창 발전에 열을 올릴 때라 '나눔'이라는 의식이 보편적이지 못했는데, <둥글둥글 국제구호 이야기>는 경제불황으로 힘들기는해도 생활적 안정권에 들어간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나눔'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어른들에게 익숙한 장황한 텍스트의 나열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해당국가의 문화를 짐작케하는 사진들로 구성되어있어 아이들에게 어렵지않게 다가가 학습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한 다양한 매스미디어로 독서가 익숙하지않은 어른들에게도 시간이 없어 접하지 못한 국제적 환경문제나 공정무역에 대해 환기시킬 수 있는 좋은 문으로의 작용이 될 것 같다. 삽화보다 텍스트가 익숙한 나 역시 생각보다 얇은 두께와 일러스트에 책을 받아보고 잡지를 보는 마음으로 편하게 넘겼다. 오히려 삽화나 사진이 눈길을 오래끌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을 정도이다. 처음엔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으로 읽었지만 부끄럽게도 문화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이 부족하다는 증거만 됐다.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 어른인 나는 그 당연한 의식이 없는 것을 의식하지도 못하고 살았다니... 대단히 어려운 내용인 것도 아니고 문화적인 생활을 하고 종교적인 의식도 있는 개인임에 아이의 목소리로 들려지는 내용에서 의젓한 아이에게 꾸지람 듣는 한심한 어른이 된 느낌이었다. 자못 심각하게 들리게 써놨지만 사실 책 내용자체는 심각한 얘기들을 경쾌하게 서술하여 응어리가 심해지지 않았다. 요즘은 가구당 자녀 수가 적어 아이를 애지중지 키우는 바람에 아이들이 버릇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 와 중에도 의식이 깨어있는 부모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높은 사회의식을 전해주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어 다행이다. 점차 우리나라 아이들이 해외의 적지않은 나라에서 환경이나 경제적인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제적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내가 가진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남이 처한 어려움에 손을 내밀어 나눌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흐뭇하다.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부모는 늘 최선을 다해주고 싶어한다. 그 중 교육이 으뜸인데 시간은 없는데 마음이 앞서다 보니 늘 고가의 기관이나 도서에 방치할 뿐이다. 한창 성장중인 아이들에게 광활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지식관련 서적은 물론 권장할만 하다. 하지만 가정교육을 비롯해 사회적 윤리의식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한 인지에 대해선 어린아이에겐 '아직' 인지하지 못해도 되는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간과하는 부모가 많다. '아직'이 아니다. 그 모든 사회적인 책임과 윤리의식은 어린시절부터 당연하게 베어있어야 어른이 되어서도 이물감없이 그 의식을 받아들여 이어가게 될 것이다. 시원한 바람불어서도 좋은 풍성한 이 가을날~!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과 함께 현실에 '감사함'과 이웃에 대한 '나눔'으로 '사랑'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이 책한권 함께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