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다시 탄생했다.
내안의 여성 ㅡ유령과 함께 두 번째 페미니스트로.
누군가에게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선언 하는 첫 번째 사람이 아니라. 그곁에 위치한 두 번째 자리에서 ˝나도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다시 선언 하며 책임을 다하려는 두 번째 사람으로.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는 첫 번째 사람이 아니라, 그 곁에 위치한 두 번째 자리에서 ˝저도 페미니스트가 되려고 합니다.˝ 라고 응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있으려 한다.
두 번째 페미니스트로서....
의 일이란 적극적으로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질감들 속에서 실현해내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말을 꾹 참고 견디며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 속에서 드러내는 것으로서 옷, 음식, 색깔, 말투, 포즈, 앞치마, 화페, 가족 등의 용법을 바꿔내며. 차별의 은유들을 재배치하며.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페미니즘을 어떻게 실현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물으며.
두 번째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으로...p290~291

시인이자,가장이자, 아이를 돌보는 남성아내로
여인, 미인, 연인, 그리고 애인이 된 사람과 함께 세가지 경제원칙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서한영교 그가 내세우는 페미니스트는 단순하다, 그저 사랑하는 아내와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돌봄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눈이 멀어가는 아내를 위해 모든것을 도맡아 하는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은 남자가 아닌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돌보는 착한 엄마일 뿐이다.
일상의 잔잔함을 느끼며, 살아가면서 남성이 아닌 가장으로서 지켜야할 책임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실천하는 그의 삶은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1선물.잘받고 잘준다.
2공유.나누어 쓰고 빌려쓴다.
3생산.가능하면 직접 만들어 쓴다.
실천 하며 살아가고 있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님을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그마음 변함이 없기를 바라며!

p157
내가 체험할 수 없는 느낌의 세계란 사실 온전한 접근이 불가능하다. 나와 다른 성을 가진 존재뿐 아니라 무릇 타자의 느낌
이란 게 그렇다. 그러나 한순간, 일순간, 우리는 그 느낌의 장벽을 뚫어낸다. ‘사랑‘을 매개로 했을 때, 상대방의 느낌의 세계를 통째로 느낄 때가 있다. 예컨대 아내가 좋아하는 몬순 커피 원두를 갈 때 나는 아내가 느끼고 있을 설렘에 가닿는다.
또 아이가 로큰롤을 들으며 엉덩이와 손을 뻗어 리듬을 탈 때
‘나는 아이가 느끼고 있을 박자에 가닿는다. 사랑을 하면 일어날 수 있는 미묘한 울림이 사랑의 세계 속에서는 잠깐씩 가능할 때가 찾아온다.

p304
사랑은 우리를 향하는 모험이다. 우리, 라는 동일성으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로, 어머니로, 아이로 각각의 관점과 욕망을 긍정하는 한에서 모험은 지속될 것이다. 모험의 과정 속에서 사랑은 하나의 사유가 된다. "우리가 사랑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지속되는 하나의 구축"이라고 할 때 사랑은 "끈덕지게 이어지는 일종의 모험"으로서의 사랑일 것이다. "사랑에 부과하는 장애물들을 지속적으로, 간혹 매몰차게 극복해나가" (알랭 바디우)며 구축되는 사랑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삶을 재발명할 수 있고, 이 시대의 사랑은 우르르 쾅쾅 탄생할 것이다.
사유로서의 사랑은 "지옥에서도 아름다운 공동체를 짓는 일"(고병권)을 수행하는 자들의 삶과 일상 속에서 증명될 것이다. 가부장(남성, 국가, 자본)의 세계 안에서 불화하고,
갈등하고, 번뇌하며 좋은 삶과 세계에 가까워지려고 애쓰며 사유하는 사랑은, 분명 고통스럽고 슬픈 일들의 냄새가 진동하는 사랑일 것이다. 이 사랑은 언제나 고통스러운 행복, 슬픈 행복의 냄새를 풍기며 행복은 마음속에만 있는 내용이 아니라 존재의 형식(태도) 속에서 불현듯 나를 껴안고 도는 행복으로 존재할 것이다. 위대한 사랑은 그 자신이 사랑할 대상을 먼저 창조하듯, 우리가 사랑할 세계를, 우리가 사랑할 공동체를, 우리가 사랑할 사랑이라는 관념을 재창안해나갈 것이다. 사유하는 사랑은 분명, 무모하고 감히,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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