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에드워드 캐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를 의지 한다는 것은 커다란 힘이 된다.
거칠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데 홀로 남은 것 만큼 크나큰 시련과고난은 겪어보지 않고는 체감 하기는 어렵다.
여기 험난한 세상에 믿고 의지할 가족없이 홀로 남아 거친 세상을 살았던 한 여인의 지난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생과죽음의 기나긴 세월에
그녀가 겪었던 파란만장한 순간을 통해 우리는 생의 여러 모습을 다양한 인간군상과 혁명의 시대를 거쳐 수 많은 죽음의 모습을 목도 할 수 있다.
그녀가 좋아하고 즐겁게 일했던 밀랍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생각 해보길 기대하며 그녀의 기나긴 생을 들여다 보자.


태어나기부터 힘들게 태어난 조막손만한 마리그로슐츠
그녀의 부모는 힘들게 결혼해 불행한 나날을 보내다 쓸쓸히 사라졌다.
아버지는 군에서 오발 사고로 다친후 거동이 불편해 누워있다가 죽었고, 어머니는 가장의 죽음 후 생활고와우울증으로 자살 한다.
홀로 남겨진 마리는 밀랍 기술자 닥터쿠르티우스 와함께 생활하며 밀랍 기술을 배운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야반도주를 하면서 대도시인 파리로 진출한다.
파리에정착해 과부인 샤를로트 피코의 집에 세들어 살면서
그녀의아들 에드몽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낀다.
유명인사의 밀랍 두상제작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쿠르티우스는 과부 샤르로트에게 모든 권한을 넘긴다.
타고난 사업수단으로 유명인사의 두상을 제작 박물관 까지 만들면서 승승장구 하는데, 어느날 소문을 듣고 찿아온 공주가 마리를 눈여겨보고 성으로 부르다.
공주의 곁에서 분신노릇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에게 시련은 또 한번 닥쳐온다.
이름하여 혁명이 일어난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리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혁명의 뒤안길에서 겪었던 수 많은 죽음, 그 죽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키고자 했던 수 많은 두상들, 그녀에게 그 두상은 어떤 의미였을지, 사랑도 포기한 채 만들어야 했던 밀랍 두상의 의미는 마리의 숙명이었을까!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상태, 그것을 밀랍상이라고 부른다.
그녀의 한 마디는 인생 전체를 관통했던 밀랍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외에 또 다른 감정을 품게 하는 밀랍의 진정한
사실을 알 수있다.
프랑스대혁명의 전후 모습을 통해 인간과밀랍이라는 신세계를 경험 하게 해준 놀라운 소설이다.



p239
"석회는 생명에 대해 아는게 없단다.
이건 죽은 물질이야. 환한 빛을 비추어도 묵묵부답이지.
특징 없는 사실만 보여줘.
땀 구멍을 보여줄 수 있고, 주름도 보여줄 수 있고, 복사도 할 수 있어 하지만 특징이 없지.
물과섞으면 석회 가루가 석고가 되는데, 물과석회가 섞여 한동안 열을 내지만, 이 열기에는 열정이 없어. 뜨거운 것은 맞지만, 그저 뜨거운 게 다지.
석회는 살을 이해하지 못해.
한편 밀랍은 살을 알지.
밀랍은 피부란다."

p394
나는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고 남에게 넘겨질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서 달아날 수 있음을, 내가 팔을 벌려도 그가 안기지 않을 수 있음을 배웠다.
내가 사랑한 엘리자베트는 이제 없었다.
남은 것은 껍데기, 석고 인간 이었다.
속 빈 강정. 그 안에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큼큼한 공기밖에 없었다.
난 껍질을 깨고 그녀를 꺼내고 싶었다.

p505
"우리는 익명 이란다, 마리. 그러니 아무 감동도 없지. 우린 감정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감정 따위는 다른 사람들의 일이지.
넌 누구보다도 그걸 잘 알거야.
우리가 만든 두상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 두상에 유난을 떨 필요가 있겠니? 우리는 신문이야.
오로지 기록해. 지금껏 본 것들을 보는 특권을 누렸고, 이게 그 특권의 정점이란다, 마리. 왕들도 온갖 방식으로 죽음을 맞지. 역사는 죽음을 그렇게 기록하고. 그리고 이제 우리 역시 그 죽음을 기록 하는 거야. 사실. 사실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