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오후 열린책들 세계문학 122
페터 한트케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노동자의 아침

휴대폰의 알람소리 Dave Grusin 의 Bossa Baroque가 새벽의 잠을 깨운다.
이른 아침의 낮선 공기가 피곤한 몸을 더욱 힘들게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허겁지겁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에는 거미,머리카락,과함께 미묘한 락스냄새가 풍긴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달달한 화장품으로 몸에서 나는 죽음의 향기를 숨긴다.
배낭을 걸치고 출근을 시작한다.
대문을 나서자 고양이가 나를 반긴다.
깜짝놀라 입 에서 되도 않는 욕을 품어낸다.
감 나무에 달린 몇개 안되는 감 은 가을을 더욱 을씨년 스럽게한다.
드문 드문 보이는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빛 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골목의 쓰레기들 사이로 휘적휘적 걷는 두 다리에 통증은 느끼기 시작한지 꽤 지났는데도 아픔은 계속된다.
밤 새 일을 마친 젊은 남녀들은 오토바이에 피곤을 묻힌 채 새벽의 고요를 깨고 빠르게 집을 향한다.

두서 없는 이야기, 아무 생각 없는 지껄임 이것이 책의 실체다.
작가가 말하는 소소한 풍경과 낯설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아무 의미가 없고 그저 걷는데로 보이는데로 묘사 하고있다.
다행히 어제 새로 장만한 노안용 안경의 우수한 성능에 피로감을 느끼지 않은 채 완독할 수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소망없는 불행의 내용이 하나도 생각 안나는 이유를 알겠다.
노벨 문학상의 특수는 오래가지 못할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작가가 말하는 작품이란

p40그는 재료란 거의 중요 하지 않고 구조가 무척 중요한것 즉 특별한 속도 조절용 바퀴없이 정지 상태에서 움직이는 어떤 것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요소들이 자유로운 상태로 열려있는것 누구나 접근 가능할 뿐 아니라 사용한다 해서 낡아 떨어 지지 않는 것이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난해할 수 밖에!
그러나 드문 드문 묘사한 풍경은 다시 읽어볼만 하다.
p53
라일락 숲에서 희고 셔츠처럼 작은 꽃들이 빗발치듯 쏟아졌고, 호두 나무 에서는 과일 껍질이 둥글게 변하고 있었다.
분수의 물줄기는 하늘위의 적운과 맞닥뜨렸다.
양떼가 곁에서 풀을 뜯는 시골의 밀밭에서 더위에 지친 아낙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터지고 있었고, 도시의 모든 하수구에는 바람에 흩날린 버드나무의 솜털이 떨어져 발목 깊이로 쌓여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