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이 답이다 - 진화 심리학자의 한국 사회 보고서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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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보면 저자는 분명 진화심리학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쓴 것 같은데 오히려 나는 진화심리학이란 모든 인간행동을 생존과 번식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는 학문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라면 이런 생각을 오해라고 말할 것 같다. 만약 인간의 행동을 생존과 번식이라는 차원에서 해석가능하다면 그건 서글프고 허무하지 않을까. 인간은 언젠가는 죽기 때문이다.자기 아들 보면서 내 유전자가 살아남으니 난 죽어도 괜찮다고 어느 정도는 위안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허무와 비애를 완전히 덮기엔 불가능할 것 아닌가. (근데 왜 또 하필 아들인가)  알쓸신잡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알쓸신잡 대본을 책으로 쓰면 이 정도 되지 않을까. 그 정도로 쉽게 읽을 수 있다. 깊이가 얇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쉽게 쓴 한 문장이 아마도 여러가지 과학적인 여러가지 노력이 겹쳐서 나온 결론일테니. 하지만, 설득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미지수다. 무릇 설득력이란 관련된 증거와 반대증거를 반박하는 논리같은게 등장하여야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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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 의사에서 보호자로, 치매 간병 10년의 기록
아서 클라인먼 지음, 노지양 옮김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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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돌본다는 것, 그건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것이라는 이야기. 책의 후반부와 전반부를 저자의 동의를 얻어 바꿨다는데 출판사의 탁월한 선택임, 어째 만화 <헬로우 블랙잭>이나 <의룡>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경제적, 사회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은 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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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늦지 않았다 - 마쓰모토세이초, 반생의 기록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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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대가들의 성공스토리 뒤에는 대부분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고 말한게 일본의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였다. 과연, 하루키는 야구장에서 데이브 힐튼의 2루타를 보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마루야마 겐지는 데뷔작이 아쿠타카와 상에 당선되며 무역상사의 고졸 신입사원에서 소설가로 극적인 변신을 했다. 나는 전부터 예술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무언가 특별한 신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그래서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들 때 마다 자문하곤 했다. "나에게 정말 재능이 있는가?" 오래전에 구로와사 기요시가 내한해서 관객과의 대화를 가질 때(진행을 영화평론가 김성욱이 했다) 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본인에게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고. 

  구로사와 감독의 답인 즉, 매 장면을 찍을 때 마다 나 천재 아냐 하는 감탄과 나에겐 재능이 없다는 자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답은 궤도를 이탈해서 다른 길을 가고 싶어하는 나에게 용기를 주진 않았다. 다른 관객이 비슷한 질문을 또 했고, 구로사와 감독이 왜 이렇게 짖궃은 관객이 많냐고 헛웃음을 짓던게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실격 사유라는 것을. 예술적인 일을 하고 싶다면 그런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하면 되는 거였다. 정말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재능이 있는지조차 묻지 않는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숨을 쉬듯이, 숨쉬는 것 말고는 생존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냥 그 일을 하는 것이다. 

42살에 소설가로 데뷔한다는 게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지금이야 42살이라고 해도 예전보다는 이펙트가 덜한 것 같은데, 끈 없고 빽 없는 마루야마 겐지조차 20대에 최연소로 데뷔한 후에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전쟁 전후의 평범하고 가난한데다 아내와 자식까지 건사하던 하급 신문사 임시직이 42살에 소설가로 데뷔한다는게 어떤 의미일까?  여기서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을 굳이 나누는 치사한 짓은 말자. 자서전에서 자신의 데뷔이야기를 자세히 서술하는 것은 하루키나 겐지나 비슷한데 나같은 쫄보는 그런 이야기에 어떤 힌트가 있지 않을까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마쓰모토 세이초는 이 부분을 진짜 대충 넘어간다. 마루야먀 겐지 역시 자신이 왜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긴 했지만 뭐랄까, 서울대 가기 싫어서 공부했는데 하버드 합격했어요 하는 느낌이 있다. 반면 마쓰모토의 이 자전적 이야기에는 그런 느낌조차 없다. 아마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의 삶이 빈곤과 궁색 그 자체였기 때문인지, 고등소학교 졸업이라는 학력으로 평생을 차별과 외부인으로 살았기 때문인지 허세아닌 허세조차 없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일본의 전후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잃어버린 샤프를 한시간 동안 찾는 장면나 장사에 재능이 없는 사람이 가족들을 건사하기 위해 빗자루 장사를 시작하는 장면은 애잔하면서도 참담하다. 그렇게 그 시대 사람들은 살기 위해 발버둥친 것이다. 뭐 지금도 다를 바 없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근데 인간의 조건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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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치매 없이 사는 법 - 알츠하이머는 노화나 유전이 아니라 생활습관 병이다!
딘 세르자이.아예샤 세르자이 지음, 유진규 옮김 / 부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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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정규운동은 하지 않지만 몸을 자주 움직이는 사람보다 훨씬 치매에 취약하다. 몸과 뇌가 원하는 것은 짧지만 자주 몸을 움직여 주는 생활이다. ˝- 하루종일 앉아있다 헬스클럽 가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움직여 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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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에드워드 불모어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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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주장은 면역계의 오작동 혹은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염증에 대한 치료가 항우울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문장으로 쓰면 그냥 그런가보다 할 텐데 정작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것은 정신의학계와 항우울증 제약업계의 일단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력 중에 글락스 어쩌고 하는 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 이런 경력이 이 책을 다채롭게 하는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흥미로운 것은 내부자가 까발리는 업계의 뒷모습 같은 것 아닐까. 프로작의 발견과정과 제약업계의 생리 같은 것을 엿볼수 있다는게 흥미롭다. 또 다른 장점은 저자가 면역계의 생리를 알기쉽게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진짜 대가는 알기쉽게 말하는 사람이라고, 정신의학의 흐름도 일별할 수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입문용으로 적당할 듯. 저자의 주장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책의 후반부부터 약간 지루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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