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과학 -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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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가장 핫한 분야가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이 아닌가 한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미지의 영역인 뇌에 관한 신비를 조금씩 벗기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분야의 최신 동향이 알고 싶다면 적절할 것 같다.(비교적 최근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읽다보면 뒤로 넘어갈 것 같을 정도로 충격적인 대목이 있는데 그건 직접 읽어보시길... 마치 환상특급에나 나올 것 같은 애기인데 이게 엄연히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례라고. 읽고 나면 <매트릭스>처럼 인간이 시험관안에서 상상 속의 삶을 살아가는게 정말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책의 포인트는 과연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 인 것 같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유전자에 이미 새겨져 있는가?  혹은 태아 때부터 산모의 영향 및  출생 후 몇년간의 환경의 영향이 이후 평생을 결정하는 것일까? 우리의 비만과 다이어트 실패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인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환경과 유전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며  자유의지가 없다는 생각 자체가 막행막식의 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극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신경과학이 발달할 수록 추는 점점 자유의지가 인간에게 없다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암시를 한다. 책의 단점은 중반 이후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 툭툭 튀는 번역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책의 각 장이 자유의지라는 키워드아래 하나로 유기적으로 묶이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센세이션한 분야라 그런지 충분히 흥미있는 여러가지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인상적인 것은 치매예방법. 운동을 하면 새로운 뉴런의 생성을 촉진시킨다는 애기인데 단순히 운동이 몸에 좋다는 공자님 말씀이 아니라 신경과학자가 뇌의 구조를 들어가며 역설하는 거라 마음에 120% 와닿는다. (신경과학자들에게 달리기는 필수라고 한다). 이 밖에도 저자가 드는 뇌의 특성은 뇌의 "게으름"이다. 뇌는 천성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뮬레이션과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기가 일쑤라는 것이다. 이는 많는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주장하며 서로 싸우는지 설명할 수 있다. 천성적으로 뇌는 보수적인 것이다. 때문에 신경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은 탐구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접하는 자신의 경계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삶이라고 한다.  중반 이후로 책장을 넘기는데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런 노력을 들일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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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하라 - 돈, 노동, 소비, 관계… 우리를 옭아매는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는 법
로버트 링엄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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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군가는 바라마지 않는 정규직, 나인 투 식스 주 5일 근무 에 알레르기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머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매일 하루의 대부분을 의자 앞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본다고 생각해보라. 집에 들어오면 형광등 불빛이 지겨울 정도이다. 이 책의 저자가 후디니의 예를 들며 탈출을 꿈꾸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아마 국내에 이 분야의 선구자라면 백수론을 줄기차게 펴고 있는 고미숙씨를 들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런 종류 담론의 영어 버젼이랄까, 더 비꼬는 풍자의 맛이 있다. 고미숙씨의 담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저자의 농담을 즐겨가며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이 말하는 것 중 하나가 "그런다고 안 죽어" 일 것이다. 이 책은 고맙게도 탈출에 실패했을 경우까지 시야에 넣고 있다. 지금처럼 풍요의 시대에는 자신의 욕망만 줄이면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애기인데 과연 코로나시대에도 이런 주장이 유효할까 하는 의문은 든다. 코로나 시대에 아마도 우리 모두의 삶이 바뀌지 않을까. 코로나 시대에서 이런 백수론의 이제 어떤 의미를 띄게 될까. 마 어쨌든 지금 컴터 앞에서 상사 몰래 딴 짓하는(나같이 블질하는) 도시 노동자들이 지금 이순간이 니체 말마따나 영원회귀한다고 상상해보자. 무엇이 느껴지시는지. (난 물론 좌절감이지...)

기억나는 정규직에 기겁하는 또 하나의 사람이 일본의 소설가 마루야먀 겐지인데 이 사람한테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노예로 길들여지는 것이다. 에세이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요약하면 회사 다니지마라, 부모 말 듣지 마라 인 것 같다.  근데 요즘엔 이런 책 읽다 보면 새삼 내가 무산계급의 자식이구나 하는 자각이 든다...


p.s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창업기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핵심대사는 명함에 새겨진 "내가 바로 씨이오다 이년아"라는 대사일 것이다.  이 영화는 차별과 배제,위계에 관한 영화인 것 같다. 영화의 첫장면은 하버드 대학 다니는 주인공이 보스턴대학 다니는 여친 비하하다가 절교당하는 장면이다. 그럼 주인공은 하버드대 다니니까 메인스트림이냐? 하면 그게 아니다. 대학 내에서 그는 너드 스타일에 키작고 왜소한, 인기없는 남자다. 감독은 카약 부 출신의 미남 마초와 대학내 소모임에서 따 당하는 주인공을 대비시킨다. 대학 내 소모임도 자격이 필요하고 그들의 요건을 통과하면 인사이더가 돼서 다른 사람을 배제시킨다. 파티를 벌이고 미녀 여대생과 놀 수도 있다.  주인공이 왈도 세브린을 페이스북 창업 후 짤라버린 것도 대학 시절 왈도가 스컬스 같은 모임의 일원이 됐지만 주인공이 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이 장면을 연출하는 데이빗 핀처, 오옷 작살인데...  페이스북도 결국 명문대 위주로 퍼져나갔으니 서로 서로 선을 긋는 모습에 관한 묘사가 이 영화의 주제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백미는 주인공이 만든 그 명함. 회사처럼 차별과 배제, 위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있던가?  그런 회사를 창업한 주인공은 더 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닌 자기가 만든 세계의 인사이더인 것이다. 근데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그냥 꼬우면 출세하라는 괜히 비딱한 말이 생각나서,,, 머 이 세계에서는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만 살아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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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아, 학교! 나는 거기서 자칫 존경받을 처지가 된 것입니다. 존경받는 관념 또한 나를 몹시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울만큼 사람들을 속이고 , 어느 전지전능한 자가 그 사기 짓을 간파하는 통에 그만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나서 죽는 것보다 더한 창피를 당한다, 그것이 '존경받는다'는 것에 대해 내가 내린 정의였씁니다. 사람들을 속이고 존경을 받아봤자 누군가 한 사람은 반드시 알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윽고 그의 말을 듣고 속은 것을 깨달았을 때, 그때 내개 들이닥칠 분노와 복수는 아아, 과연 어떤 것일 까. 상상만 해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습니다."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 양윤옥 옮김,시공사)

        


"그 사람 아버지가 나빴어"라는 마지막 문장이 뜬금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조의 몰락은 분명 그 시대의 분위기와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는 당시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너무 섬세하고 나약했던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착한' 아이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쿨하고 섬세하다.


"1994년 말 암릿은 그를 따르는 사람들과 사이가 크게 틀어졌다.우리가 단상 위로 모시고 추앙했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암릿 역시 과거의 부적절한 행실이 세간에 알려졌고 모든 사람들에게 극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암릿처럼 진화한 사람이 그토록 극심한 변화의 시기를 어떻게 겪어내는지를 바로 지척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진정 큰 축복이었다. 이 곳에 있는 동안 그는 일체의 모든 상황에 몸을 맡김으로써 자신이 겪어야 할 모든 변화를 받아들였다. 그런 상황들은 마치 불과도 같았고, 암릿은 그 불을 오로지 영적 정화를 위해 사용하고자 했다. 그는 슬퍼하지도, 상처받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을 내려놓고 끝까지 경험할 뿐이었다. 나는 내가 내면에서 언제나 보아오던 것을 암릿에게서 끊임없이 목격했다. 바로, 어려움이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그저 "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태도였다. 이 상황에서 의미있는 유일한 기도는, 이 하얗게 타오르는 불이 개인적 자아를 불살라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 뿐이었다. 영혼 대 영혼으로서 암릿과 나의 공통점은 그것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에게서 해방되겠노라는 결의 말이다. 

 나는 암릿이 겪고 있는 경험을 타자화하지 않았다. 외부세계의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내면에서는 과연 아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나도 함께 탐색해보고 싶었다. "매사에는 철이 있고 하늘 아래 모든 목적은 이룰 때가 있나니"라는 솔로몬 왕의 지혜가 생각났다.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승인 암릿을 알게 되어 큰 영광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큰 어둠의 시기를 지나갈 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큰 어둠의 시기가 그를 통과해 지나갈 때 그의 곁에 있어서 더욱 영광이었다. 그는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고 우울해하지도 않았으며 낙담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더욱 더 깊은 차원에서 자신을 내맡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일어나는 그대로의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그것을 이용해 개인적인 자아를 내려놓는 편이 낫다."

  

                                           <될일은 된다> (마이클 싱어, 김정은 옮김,정신세계사) 


서구에서 크리팔루 요가를 전파하며 요가의 선구자로 존경받던 인도의 요기 암릿 데자이는 1698년 금욕과 불음을 선포하며 자신의 공동체를 이끌었다. 하지만,  1994년 적어도 자신의  여성 신도 세 명과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밝혀져 자신이 세운 공동체를 떠나야 했다. 이후 그는 이전부터 명상 수행으로 인연을 맺은 마이클 싱어의 도움으로 싱어의 땅 위에서 거주하게 된다. 위의 장면은 그 당시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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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닉 드르나소 지음, 박산호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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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시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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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음식, 죽은 음식 - 호모 사피엔스는 무엇을 먹도록 설계된 동물인가
더글라스 그라함 지음, 김진영 외 옮김 / 사이몬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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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테리언 권장서. 06년 책인데 지금 이 책의 저자는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 아마 출판사가 이쪽 책만 전문으로 내는 것 같은데 검증은 한 번 해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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