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해보니 두 권 다 절판이다. 흠 <모던로맨스>는 2019년 판인데 별로 호응이 없었나? 사랑에 관한 좀 더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양념을 친 책들(예를 들면, 강신주의 <다상담 1부>나 <한공기의 사랑,아낌의 인문학>, <사랑에 관한 연구>(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사랑의 단상(롤랑 바르트)에 비해 이런 책들은 철저히 현실적이랄까. 이런 저런 담론보다 실사구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팁이 될 수도 있겠다.  두 책 모두 ‘선택’이라는 주제에서부터 시작한다. 예전과 달리 넓어진 사랑과 연애의 선택지는 (예를 들어 데이트 앱)은 우리에게 책임과 불만족을 오히려 늘리는 것 아닐까. <모던로맨스>의 저자 아지즈 안사리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스탠드업 개그맨이라는데 약간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원 출간일은 2015년이다.) 연애의 감을 잡지 못하는 초보들은 연애에 관한 여러 풍경들을 스케치처럼 감상할 수 있다. 저자의 구어체(?) 문장도 읽기에 편하다. <모던로맨스>가 스탠드업 개그처럼 깐족거리며 이제 팔팔한 청푼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모던러브>는 중년의 권태기에 빠진 부부들부터 연애에 몇 번 상처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모던 러브>의 저자는 뉴욕 타임스의 인기 칼럼니스트라고 한다. 투고된 각지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애 초반의 선택부터 유대감, 신뢰, 운명 같은 사랑의 주제들을 중심으로 “썰”을 풀어간다. 철학자들의 담론이 허공에 떠 있다면, 어쩌면 이들의 이야기가 현실적인지도 모르겠다. 뭐 옆집 아저씨 충고처럼 받아들여도 좋고. 이들은 “갈라드리엘”이 아니라 “간달프” 정도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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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 딕의 말 - 광기와 지성의 SF 대가, 불온한 목소리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필립 K. 딕 지음, 데이비드 스트레이트펠드 엮음, 김상훈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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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게 얼마나 배고픈 일이고,고독한 일인지 아주 몸에 착 감기게 묘사해준다.고맙기도 하지. 그럼에도 “글쓰기의 목적은 글쓰기 자체"라는 필립 K 딕은 작가 그 잡채(?)다. 편하지만 나름 흥미진진한 인터뷰집. 읽고 나니 <높은 성의 사내>에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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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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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가 강조하는 책을 미독하는 슬로리딩보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의 삶 자체다. 교재를 만들기 위해 매일 새벽까지 일했다는 저자에게 교직이라는 일은 덕업일치이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교육철학으로 이어진다. 미독이라는 것도 결국 독자가 저자의 경험을 그대로 같이 체험하게 하는 것이니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철저히 학습과정에 참여하게 만드는 게 저자 수업방식의 특징이다. 예전 음악평론가 강헌이 수업중에 자신이 만난 사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사람 왈 "딴 거 바라는 거 없고 그냥 매일 한  시간씩 더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그 말을 들은 강헌은 "내가 졌다"고 수건을 던졌다는 것이다. 저자도 비슷한 말을 하는데 100세에 다다른 지금 "너무 바빠서 죽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샛길로 빠지라고 권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답이 없어도 좋으니까 재미로라도 샛길로 빠져서 취미를 가져보라고 말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어필하는 무언가를 끝까지 추구하는 태도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만큼 하고싶다는 저자는 (하루키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경쟁이나 돈 같은 기존의 가치체계에는 관심이 없다. 하루하루 생존에 매몰된 나에게는 이런 재야의 고수인 '삶의 달인'들이 부럽다. 


저자가 교욱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저자의 진정성"같다. 상사 선후배 사이에서도 적용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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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정경 - 우리 연애 이래도 괜찮을까?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3
박소정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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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링과 연애에 관한 담론이 얇은 이 책 한 권으로 다 커버되지는 않겠지만 한 가지 흐름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얇은 책에 내용을 욱여놓은 만큼 군더더기 없이 직진하는 것이 미덕이다. 먼저 저자는 신자유주의라는 상황을 고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자유주의하에 각자도생 생존기계로 변한 개인들에게 높아진 결혼의 기회비용은 보편혼을 붕괴시켰다. (여기에 반대되는 관점도 있다. 우치다 타츠루는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에서 결혼의 기준선은 다들 대충 넘게 되어있다고 주장한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류는 진작에 멸망했을 거라면서.) 이후 도래한 위험사회(울리히벡 인용)에서 개인은 더욱 원자화되고, 친밀성의 영역인 사랑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중심축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영원한 낭만적 사랑보다는 감정의 기브앤테이크를 기본으로 하는 합류적 사랑을 하게 된다. 합류적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의해 규정되며 모든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돌아간다. 낭만적 사랑은 특별한 존재를 전제하지만 사랑 그 자체를 전제한 합류적 사랑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불확실한 자기 내면의 감정이 유일한 잣대이다 보니 항상 사랑은 계산하고 가늠하는 형태로 발현될 수 밖에 없다. 이후 저자는 한국영화를 일별하며 연애의 형태와 어떻게 변해왔는지 일별한다. 하나의 키워드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지는 않지만 지금 여기 연애의 여러 모습을 일별할 수 있다. “연애는 최후의 보루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노력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사랑이다.” 저자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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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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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착 감기는, 사랑에 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설득력있고 현실적인 실전 조언들. 물론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남성상을 두고 "한국에는 그런 남자 없어!" 하고 비토를 놓을 수도 있겠다.(뭐 잘 찾아보면 있을지도.) 저자의 다른 저서로는 <가치있는 삶>(을유문화사) 가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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