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정경 - 우리 연애 이래도 괜찮을까?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3
박소정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링과 연애에 관한 담론이 얇은 이 책 한 권으로 다 커버되지는 않겠지만 한 가지 흐름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얇은 책에 내용을 욱여놓은 만큼 군더더기 없이 직진하는 것이 미덕이다. 먼저 저자는 신자유주의라는 상황을 고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자유주의하에 각자도생 생존기계로 변한 개인들에게 높아진 결혼의 기회비용은 보편혼을 붕괴시켰다. (여기에 반대되는 관점도 있다. 우치다 타츠루는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에서 결혼의 기준선은 다들 대충 넘게 되어있다고 주장한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류는 진작에 멸망했을 거라면서.) 이후 도래한 위험사회(울리히벡 인용)에서 개인은 더욱 원자화되고, 친밀성의 영역인 사랑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중심축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영원한 낭만적 사랑보다는 감정의 기브앤테이크를 기본으로 하는 합류적 사랑을 하게 된다. 합류적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의해 규정되며 모든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돌아간다. 낭만적 사랑은 특별한 존재를 전제하지만 사랑 그 자체를 전제한 합류적 사랑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불확실한 자기 내면의 감정이 유일한 잣대이다 보니 항상 사랑은 계산하고 가늠하는 형태로 발현될 수 밖에 없다. 이후 저자는 한국영화를 일별하며 연애의 형태와 어떻게 변해왔는지 일별한다. 하나의 키워드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지는 않지만 지금 여기 연애의 여러 모습을 일별할 수 있다. “연애는 최후의 보루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노력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사랑이다.” 저자의 결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