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 순우리말 동시집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26
김미영 지음, 배도하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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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아름다움

말모이, 김미영, 가문비어린이, 2020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편찬이 시도되었던 국어사전이다. 그러나 인쇄 직전에 원고를 일제에 빼앗긴 뒤 후에 서울역에서 발견되어 조선말 큰 사전으로 출간되었다. 그 말모이가 순우리말 동시집 말모이로 김미영 선생님에 의해 다시 한 번 빛을 보게 되었다,

김미영 선생님은 1996년 아동문예 문학상에 동시, 2007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에 동화가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펴낸 동시집으로 잠자리와 헬리콥터, 손수건에게, 불량식품 먹은 버스, 흙탕물총 탕탕, 마늘각시, 궁둥잇바람, 우산걸음등이 있고 서덕출문학상을 수상했다.

 

오늘도/ 숲을 뒤적이며// 풀벌레들의 말/ 다람쥐들의 말/ 나무들의 말 받아쓰는/ 옆집/ 시인 아줌만// 숲이 말모이래/ 천연 말모이래//

-말모이전문

 

처음 들을 땐 무슨 말인가 하고 갸웃거리게 되는데 몇 번을 되뇌고 나니 참 아름다운 말이다. 말을 모아놓은 책. 순우리말 동시집을 읽다 보니 평소 사용하지 않아 낯설었던 다양한 우리말을 익히는 기회가 되었다.

 

향기 기적 울리며/ 가을역으로/ 살살이꽃 기차가 들어옵니다.// 우르르 올라타는/ 바람 손님들//-기차 허리 다쳐요. 살살 타요.//화들짝 놀라는/ 고추잠자리 기관사// 나비 승무원이/ 급히 출발 신호를 보냅니다.// 살사리꽃: 코스모스

-살사리꽃전문

 

올봄은 코로나로 봄을 잃어버렸는데 가을에는 제대로 살살이꽃 만발한 들판을 맞이할 수 있었음 좋겠다. 살사리꽃이 코스모스란 걸 처음 알았다. 알고 있던 단어를 순우리말로 풀이해 놓으니 훨씬 더 예쁘다.

 

그 외 땅별, 햇귀, 등걸잠, 짚신할아버지, 솔개그늘, 풀치, 물떠러지, 언죽번죽, 색바람, 메밀꽃 등의 우리말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말이 더 많이 읽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사용되면 좋겠다. 이 동시집이 그 일에 한몫 단단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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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넝쿨동화 13
안오일 지음, 방현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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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에게 배우는 용기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안오일 글, 방현일 그림, 뜨인돌어린이, 2020

 

안오일 선생님의 신작 동화를 만났다. 제목만 봤을 때는 엄청 위풍당당한 고양이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접하니 위풍당당한 고양이라기보다는 우리 이웃의 다양한 모양을 한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친근하다.

이 이야기를 쓴 안오일 선생님은 시와 동화를 쓰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사랑하니까, 꼼짝마, 소도둑!동화책 막난 할미와 로봇곰 덜덜, 이대가 아닌 이대로, 욱대로가 아닌 이대로, 우리들의 오월 뉴스, 새가 되어 날아간 춘댁이등이 있다.

아파트 아래 빈 공간에 고양이 가족이 살고 있다. 고양이 색깔 또한 검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그 고양이 가족이 생각났다. 깜이처럼 씩씩할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고.

고양이들의 세계 역시도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마음이 아렸다. 연두, 깜이, 뻐끔이, 양모스, 폐차고양이, 계단고양이, 점순이, 연두 엄마 등. 모두가 용기가 필요가 아이들이었다. 특히나 연두에게 용기가 많이 필요했다. 초록 눈과 푸른 눈을 가진 연두가 초록 눈을 숨기기 위해 한쪽 눈을 노란 천으로 가리고 다닌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스스로를 많이 위축시킨다. 다른 사람이 그 다른 점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을 떠나 스스로 연두와 같이 안으로 숨어드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몽당꼬리를 가진 깜이는 그러지 않았다. 짧게 잘린 꼬리지만 당당하게 밖으로 다닌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눈에 뛰어. 뭐든지 숨기면 숨길수록 다들 더 궁금해한단 말야. 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기로 했다. 숨긴다고 잘린 꼬리가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면 누가 나를 좋아하겠어?” -77

 

깜이의 용기로 인해 양모스와 맞서기를 꺼리던 뻐끔이, 폐차고양이, 계단고양이, 점순이 같은 고양이가 용기를 내 양모스와 맞섰다. 결국 그들에게도 평화가 찾아왔다.

 

진짜 대장은 몸집으로 정하는 게 아니야. 양모스, 이왕 대장하려면 진짜 대장이 돼!” -103

대장이라고 해서 누구든 자기 마음대로 대한다면, 모든 게 엉망이 될 거야. 네 마음만 중요한 게 아냐. 주변 친구들 목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105

 

덩치는 작지만 말은 논리적으로 잘 하는 연두는 말로써 양모스를 꼼짝 못 하게 한다. 한마디 한마디 옳은 말만 하는 양모스를 보니 완전히 세상 밖으로 나온 것 같아 흐뭇하다. 길고양이의 세계도 많이 살벌하다는 것을 평소 영역 다툼하는 걸 봐서 안다. 동화속에서처럼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동물들이 보고 배우게 사람들부터 그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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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산문의 거울 1
임창아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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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임창아, 학이사, 2020

살아가면서 큰 슬픔과는 마주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사는 게 맘대로 되진 않지만. 슬픔에 자신감까지 갖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가려면 슬퍼할 자신을 가지는 게 어느 정도 그 슬픔을 객관화했기 때문이 아닐까.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는 임창아 시인의 시론, 시인론을 담은 책인데 세련된 언어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평소 눈여겨 보아 두었던 여러 시인의 시가 임창아 시인에 의해 재해석되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아름다운 것 같으면서도 쓸쓸하고, 슬프고, 씩씩하다. 참으로 다양한 시론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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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희망을 심었네 - 코로나19 대구 의료진의 기록
이재태 엮음 / 학이사(이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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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의과대학 이재태 교수님이 엮은 책으로 코로나19로 도시 하나가 마비되다시피한 대구 의료진의 의료현장 기록이다.
신천지발 코로나19가 대구를 점령했을 때 전국의 의료진이 손 내밀어 주었다.
직접 치료에 참여한 간호사, 근무하다 확진자에 감염된 직원, 공중보건의가 느낀 코로나19, 개원의가 겪는 코로19이야기, 생활치료센터장님이 본 생활치료센터 이야기, 중환자실 이야기, 감염병지정병원 의료진의 이야기, 타 시도에서 의료지원 온 분들의 이야기, 그 외 코로나19 단상 등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그곳에도 희망을 가졌네는 시민이 겪은 코로나 이야기로 나름의 어려움과 희망을 담았는데 이 책은 의료 현장의 이야기다 보니 읽으면서도 긴장감이 생긴다. 감염병의 위험 속에서도 감동이 있고 의료진 덕분에 희망을 본다.

당신들이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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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과 담쟁이와 고양이 고래책빵 동시집 8
임창아 지음, 손정민.조예진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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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의 필독서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다들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보니 봄이 왔는지 갔는지 크게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날씨가 서늘해졌다. 다시 겨울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물은 바가지를 꼭 껴안고/ 바가지는 물을 꼭 껴안고/ 추위를 견디다 잠들었나 봐요.// 꽁꽁전문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나 주택에서 자란 사람은 저런 광경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겨울 날씨는 뭐든 얼려놓는 게 당연했으니까.

 

몽당연필이 놀이터 가자고 썼습니다/ 지우개가 학원 가야 한다고 지웠습니다.// 방과 후전문

 

짧은 동시지만 저 두 줄 안에 아이들의 심리가 다 들어있다. 놀고 싶은 마음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요즘 아이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상황이 아닐까.

 

셋이 싸운다는 말은 오해야// ‘담은 내가 접수한다통보 없이/ 담쟁이가 일방적이어도/ 담은 담담하게 받아들여// 피 터지게 싸워/ 담판 짓지 않아도/ 개선장군처럼 고양이는 폼 잡고 담을 넘어/ 바보라서 가만히 있는 것 아니야// 담쟁이와 고양이 없는 담은/ 심심하고 외로우니까/ 봐 주는 거야// 더불어 사는 걸 알아가는 중이야//봐봐/ 혼자 노니까/ 보름달은 저리 외롭잖아// 담과 담쟁이와 고양이전문

 

표제작인 담과 담쟁이와 고양이이는 무생물인 담가 생물인 담쟁이와 고양이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다. 서로를 인정해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한 모습을 연출한다. 아웅다웅 하는 건 사람뿐이 아닐까 싶다. 혼자가 외롭다는 건 고양이도 담도 담쟁이도 아는데 말이다.

 

이 동시집에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있다. 눈으로 하나하나 맛보다 보면 , 이런 맛도 있었네한다. 임창아 시인의 하나하나 입에 넣어주는 시 맛, 동시집을 펼쳐보면 와르르 쏟아질 것이다. 우선 펼쳐보면 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필독서인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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