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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정원 - 아버지의 사랑이 만든 감동의 수목원, 세상과 만나는 작은 이야기 13
고정욱 지음, 장선환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그림이 있는 정원이라고 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정원은... 정원을 갤러리처럼 사용하는 곳인가보다..하고 나름대로 생각했다. 훨씬 운치있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제목을 보고 먼저 내용을 추측해본 다음 책을 읽어보면 가끔은 추측이 맞아떨어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전혀 예상을 빗나가는 일도 있다. 예상은 빗나갔지만 감동은 더 있었던 듯 하다.
광릉수목원이나 아침고요 수목원 같은 곳에 시간이 되면 꼭 한 번 가고 싶었는데 찾고 싶은 수목원에 그림이 있는 정원도 첨가했다. 내가 사는 지방에도 수목원이 한 곳 있는데 몇 번 찾은 적은 있다. 잘 알지 못했던 작은 야생초를 접할 때 참 기분이 좋아진다.
친철하게 이름표를 달고 있어서 이름 익히기도 쉽고 한꺼번에 꽃이나 나무를 실컷 볼 수 있으니 하루코스로 다녀오기에 딱 좋은 곳이다.
오늘은 나래를 따라 수목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았다.
엄마, 아빠의 유럽여행에 골이난 나래는 며칠 간 할아버지댁이 있는 홍성의 수목원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나뵌 큰 아빠...
구족화가로 활동하시는 분인데 나래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큰 아빠의 장애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왜 장애인이 되었는지, 그림은 어떻게 그리게 되었는지...
방학숙제로 식물채집을 하는 나래를 돕고 나래와 함께 수목원을 돌아보고 평소 나래가 못 봤던 큰 아빠의 모습에서 나래는 많이 감동을 받는다.
할아버지와 큰아빠의 사랑 표현방식 때문에 작은 의견차이가 있었지만 할아버지의 사고로 둘은 화해를 하고 나래가 지어준 "소나무"라는 별명을 얻은 큰 아빠는 수목원을 굽은 소나무처럼 끝까지 지키리라 결심을 한다.
할아버지의 큰 아빠에 대한 사랑의 결실이기도 하고 수목원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자신이 힘 닿는 데까지 그곳에서 일할 거라 다짐하는 큰 아빠의 일터이기도 하니까..
"등이 굽은 소나무가 무덤을 끝까지 지킨다." 이 속담에서 나래가 큰 아빠의 별명을 "소나무"라고 부르는데 내가 보기에도 그 별명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는 속마음을 알 길이 없어 의견차이가 일어 날 수 있다. 많은 대화를 나눠서 오해없이 지내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을 것이다.
내용 전체로 봐서는 별 무리가 없는 것도 같은데... 처음 큰 아빠의 모습은 거의 침대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묘사가 되다가 갑자기 전동차를 운전해 동네 가게에도 가고... 할아버지가 사고 났을 땐 승용차를 운전해 병원에도 나래와 함께 간다.
이 부분이 조금 의아했다. 아니면 조금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어쨌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쉽게 좌절하는 것에 반해 자신을 이기고 구족화가로 거듭 나신 점에 대해서 참 대단하는 생각이다.
인간승리라는 게 결코 한 두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만큼 흘린 땀방울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