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어디 계세요?>라는 제목이 참 뜨끔거리게 하는 책이다.
올 들어 벌이도 시원찮은 직장을 가졌다고 아침에 일찍 나가고 저녁에서야 들어오다 보니 아이들과의 거리가 더 멀어진다.
올 때 반겨주고 갈 때, 문 앞에서 웃으면서 손 흔들어줘야 아이들에게도 하루가 행복할 텐데...
아이들이 원하는 걸 찾아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종종 생긴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초등학교 3학년 아들 사이에서 가끔... 방황한다.
여자아이들처럼 나긋나긋하지는 않고 자기들 고집을 부릴 때, 혹은 무섭게 화를 낼 때, 부모지만 아이들을 다뤄야 하는 법에 익숙지 못해 은근히 겁이 난다.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아이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춘기의 중학생 아들은 더 힘들다. 남자아이치고 너무나 예민한 성격탓에 상대하기 벅차다.
나름대로 그 세계에서 각기 다른 고민과 고통이 있겠지만 부모와 자식간이라도 가끔 서로 다른 생각으로 힘들어질 때가 있다.
이 책에선 청소년기 아이들의 글짓기를 모아 놓은 책인데 그들의 고민,일상생활, 등을 엿볼 수 있고 가족관계나 아이들이 읽은 책에서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놓았다. 어느 부분에선 생각이 참 깊다. 늘 어린아이로만 생각하는 부모들의 사고를 완전히 뒤바뀌게 할 정도로...
예전에 읽었던 시.. 문정희 시인 시 <아들에게>가 P 143에 일부가 인용되어 있었는데 전문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다시 읽어봐도 가슴이 찡해온다.
아들에게
- 문정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분 살고 계시나 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 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 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알에도
우주가 녹아 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 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내 가슴에도 끝없이 긴 강이 두 줄기나 흐른다. 그래서인지 이 시를 대할 때면 눈물이 흐를 때도 있곤한다. 이렇게 가슴으로 사랑하는 아이들을 부모들이, 혹은 이 사회가 어떻게 한 구석으로 밀어넣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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