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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 지켜진 아이들 ㅣ 북스웨일 동시책 1
이수경 지음, 송하정 그림 / 북스웨일 / 2023년 10월
평점 :
『지켜진 아이들 입양』/ 이수경 글, 송하정 그림/ 북스웨일/ 2023
‘가족’과 ‘입양’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동시집
‘입양’을 소재로 한 테마 동시집이 출간됐다. 한 편 쓰기도 힘들 것 같은데 6부까지나 그것도 72편의 동시가 ‘입양’을 소재로 썼다. 게다가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라는 마크까지 달고 나왔다. 평소에도 이웃이나 주변을 여사로 보지 않고 다니는 이수경 시인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수경 시인은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기분 좋은 날」로 등단했다. 황금펜아동문학상,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 한국불교아동문학, 최계락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시집으로 『우리 사이는』, 『억울하겠다, 멍순이』, 『갑자기 철든 날』, 『눈치없는 방귀』, 『그래서 식구』, 『나도 어른이 될까?』, 『소원을 말해 봐!』, 『너답게 너처럼』, 『비교하지 않기로 해』가 있고 산문집으로는 『어른이 읽는 동화』, 『꽃기린 편지』가 있다.
내 나이 여덟 살 때
여동생이 일곱 살 때
큰누나가 열 살 때
막둥이가 네 살 때
우리 모두
처음 만난 날이야.
- 「첫 만남」 전문 (12쪽)
입양한 너희를
끝까지 사랑할까?
속닥속닥
부모님이 너희 둘
끝까지 지켜줄까?
쏘곤쏘곤
내 옆에서
알씬알씬
자꾸 얼씬거리는
불안,
너는
이 지구를 떠나줄래?
- 「불안」 전문 (41쪽)
입양아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가족이 생겼다는 기쁨, 든든함 이런 것도 있겠지만 혹시나 마음이 변해서 파양당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또한 갖고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이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오래전 내가 살던 산골 마을에도 아이를 갖지 못한 부부가 있었는데 남자 아이 둘을 입양했다. 한 명은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 정도였고 한 명은 갓 태어난 아이였다. 처음에는 굉장히 이슈였는데 자라면서 그 아이들이 입양된 아이들이란 건 모두의 기억에 잊혀진 채로 늘 같이 놀고 했던 기억이 난다. 대를 잇는 생각이 더 강해서 입양을 했겠지만 지금 생각하니 큰 결심이었던 것 같다.
우리들 뛰어다니라고 이사 온
밭이 딸린 집
지하수 쓰는 불편한 집이지만
연못에 노란 어리연이 자라는 집
아빠와 함께 뛰어노는 집
동생 웃음이 꽉 차는 집
불안한 나음이 비우는 집
단단히 내 뿌리 내릴 집
- 「뿌리 내린 집」 전문 (118쪽)
동생에게 장난감 양보하고
동생들과 초콜릿 나눠먹고
동생한테 사랑을 배려한다.
처음으로 가족을 배워간다.
- 「배우는 가족」 전문 (128쪽)
『지켜진 아이들 입양』에서는 한 가정에 입양되어 온전한 가족으로 잘 적응해 가는 모습을 순차적으로 읽을 수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마도 서로가 한 걸음씩 물러서고 다가서고 하는 인내도 필요할 것이다. 가족은 그냥 되는 게 아니라 양보도 하고, 나눠 먹기도 하고, 배려도 해가면서 천천히 진짜 가족이 된다.
수녀님인 동생이 보육원 비슷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예전 보육원하고는 환경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렇지만 아무리 잘 보살핀다고 해도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얻는 사랑이나 충만함만큼은 아닐 것이고 또한 많은 매체나 휴대폰 보급으로 아이들이 접하는 자극적인 뉴스 등으로 아이들 교육이나 케어에 고민이 많은 듯 했다.
내 아이 기르기도 쉽지 않았던 만큼 입양을 실천한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이 동시집으로 ‘가족’, ‘입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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