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을 살핀 동시집

지구를 꺼 볼까 ㅣ 고래책빵 동시집 37
우점임 지음, 이은숙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8월

우점임 시인의 『지구를 꺼 볼까』가 고래책빵에서 출간되었다. 전체 5부 구성에 3부(기행 동시), 4부(유아 동시), 5부(동요?민요)로 기존에 보던 동시집과는 구성이 색다르다. 우점임 시인은 2009년 〈오늘의 동시문학〉 신인상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해 〈단국문학신인상〉을 수상하였고 쓴 책으로 시집 『바람 리모콘』이 있으며 제25회 경남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할머니가 만들어 준

세 눈 인형

“할머니, 눈을 왜

세 개 달았어요?”

이쪽, 저쪽

잘 살펴보라고

두 개 달았지!

응, 그건

마음 읽어내는 눈이지.

-「세 눈 인형」 전문 (8쪽)

 마음을 읽어내는 눈이라 그런지 이 동시를 읽고 나니 마음이 환하다. 동시 읽는 참맛이 아닐까 싶다.

지구를 잠시

꺼 두고 싶어

맨 먼저

골치 아픈 학교 드르릉 코를 골게

달달 볶던 학원도 잠에 빠지게

밤늦게 불빛 새어 나오는 회사 빌딩도

쉬지 않게 돌아가는 공장의 기계도

달콤한 꿈을 꿀 수 있게

우린 그랬지

‘피곤해’ 말 못하고

쉬고 싶어도, 놀고 싶어도

말 못 했지

공부하기 싫고 머리 복잡할 때

지구를 잠시

꺼 두고 싶다

-「지구를 꺼 볼까」 전문 (40~41쪽)

지구를 꺼 두고 싶은 마음, 아마도 요즘 많은 아이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두루 살피면서 쓴 동시집이라 아이들의 공감을 많이 얻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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