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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으면 ㅣ 고래책빵 동시집 39
방승희 지음, 이도연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9월
평점 :
『내가 보고 싶으면』/ 방승희 동시집/ 고래책빵/ 2023
방승희 작가의 신간 동시집 『내가 보고 싶으면』이 고래책빵에서 출간되었다. 방승희 작가는 담양 출신으로 아름다운글문학상, 목포문학상 동시본상을 받았고 금산인삼동요창작대회과 제24회 고향의봄 동요제서 상을 받았다. 그동안 출간한 책으로 동시집 『의사 삼형제』와 그림책 『달님이 빨아놓은 양털 이불』, 『놀이터로 가는 담쟁이』, 『발 좀 들어줄래?』, 『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 『날아가 물수리』, 『영산강 이야기』 등이 있다.
등산로 비탈길
발길에 차여
꽃잎 떨어져도
홀로 꽃대 세워
분홍빛 꿈
내걸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면
해진 몸
다시 일으켜 세우는
늦게 피어
가장 오래 웃는
산철쭉꽃.
- 「산철쭉」 전문 (15쪽)
내가 아기였을 때
엄마 소원은
통잠 한 번 자보는 거랬다.
밤마다 내가 우는 바람에
노루잠만 자서
지금도 깜짝깜짝 놀라신다는 엄마
밤새 아기 돌보는
엄마 고양이에게
“걱정 마라, 금방 큰단다.”
다정히 말씀하셨다.
- 「엄마가 엄마에게」 전문 (68~69쪽)
섬진강이 좋아
강가에 뿌리내린 밤나무
알밤 떨구는 가을엔
밤잠 이루지 못한다.
고슴도치 같은 밤송이가
물속으로 툭 떨어지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매화 꽃잎 같은 여린 은어
지느러미라도 다칠까 봐
허리 굽혀 이리저리
강물을 살핀다.
- 「등 굽은 나무」 전문 (84~85쪽)
4부 구성에 57편의 동시를 실었는데 평소 방승희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는 동시가 가득이다. 위에 소개한 「엄마가 엄마에게」, 「등 굽은 나무」 외에도 「아기 고양이의 탄생」, 「감자 한 알」, 「쑥 인절미」 등의 시도 시인의 마음이 읽는 시다.
한 편의 전래동화를 읽은 느낌을 주는 「영산강 이야기」는 그림책으로도 출간되었는데 연이 바뀔 때마다 배경이 점점 확장되는 점이 동시에서 모처럼 스케일이 큰 동시 읽는 느낌이다. 읽는 독자 누구나 ‘동화시’라고 할 수 있는 「영산강 이야기」에 푹 빠져들 것이다.
방승희 시인이 보고 싶으면? 『내가 보고 싶으면』을 읽으면 어느 정도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동시집 안에 방승희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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