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피드 - 아홉 개의 성물
방지언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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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드: 아홉 개의 성물, 방지언, 학이사, 2017

 

큐피드는 누구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의 신, 큐피드는 사랑의 화살을 날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빠지게 하는 신이다. 장난꾼으로 알려진 큐피드가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바로 방지언의 신작 소설, 큐피드: 아홉 개의 성물에서 새로운 모습의 큐피드를 그려냈다.

 

방지언 작가는 현재 드라마 작가로 활동 중이다. 구성작가, 웹툰작가, 컬럼니스트 등을 거쳐 왔다.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작가로 선정되었다. 휴먼판타지 장르에 특장점을 가진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인간들 속에서 잃어버린 신의 위엄과 자격을 되찾아라! 유한한 인간의 삶이 너에게 신의 존재의미를 일깨워 주리라. 인간 세상이야말로 신들에게는 최적의 학습장일 수 있다. -p30

 

아폴론과 큐피드가 올림포스에서 벌인 난동으로 큐피드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현이경이 제우스의 명을 받아 인간 세상에 내려온 이유이다. 인간 세상에서 그의 이름은 현이경, 로마갤러리의 대표이자 로마그룹의 상속자다. 아홉 개의 성물을 찾으면 올림포스 신전으로 올라 신의 지위를 찾을 수 있기에 현이경은 성물이 있다는 곳은 어디든 달려간다.

 

인간세상에서 모델로 활동하는 약혼녀까지 두고 있는 현이경이 강하다 투어의 인턴사원 윤승지를 만나 신과 인간이 티격태격하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듯 사랑의 화살을 쏘아대는 큐피드지만 정작 자신은 사랑에서 동떨어진 인물처럼 행동하던 현이경이었기에 그의 사랑은 의외다. 왜냐면 그에게는 돌아가야 할 신들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상대방으로부터 큐피드의 화살을 맞기도 하고 쏘기도 한다.

만약 당신에게 화살 하나가 있다면 누구에게 그 화살을 쏠 것인가? 신중하게~ 상대에게 명중시키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신이 가진 화살은 많지도 않을뿐더러 절대 남용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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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 밤이 스물세 개 - 24절기 동시 그림책
남은우 지음, 이상열 그림 / 학이사(이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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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 밤이 스물세 개, 남은우, 학이사, 2016

 

울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은우 시인의 그림 동시집 콩알 밤이 스물세 개가 나왔다. 조상들의 농사지혜달력인 24절기를 재밌는 동시와 그림으로 엮었는데 2016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창작기금을 받아 발간한 책이다.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시인은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 추천완료, 푸른문학상에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강아지 기차(공저)화성에 놀러 와가 있다.

일반 동시집보다는 큰 판형이다 보니 글과 그림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표제작인 24절기의 추분 밤 더하기에 나온 콩알로 표지가 만들어졌다. “콩알 밤이 스물세 개 더해져서 923일 오늘 밤이 된 거래” - p41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에 쫓겨 날짜마저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만큼은 달력의 날짜가 아닌 사람들의 눈이, 우리 몸이 먼저 안다. 몸이 먼저 계절을 읽고 느끼는 것이다. 피부가 느끼는 시계가 절기인 셈이다.

 

시인은 말한다.

살아갈수록 농사를 짓는 일과 시를 짓는 일이 닮았다고.

이렇듯 시골에 뿌리를 두고 자란 작가들은 자연의 품을 떠나 살 수가 없다. 입춘대길 문패를 달면서 시작하는 그림 동시집은 가장 춥다는 대한에서 끝난다. 무서운 내복난로 또한 근검절약하며 산 조상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절기상 대한을 앞두고 있다.

무서운 내복 난로

 

우리형 강대한

다시는 작은집에 안 간대요

 

보일러도 켜지 않고

내복으로

한겨울 나는 작은집 식구들

 

무섭다나요?

 

대한: ‘큰 추위란 뜻. 양력 121일경

 

내복만 챙겨 입어도 실내온도 몇 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 실내온도 빵빵하게 높여놓고 사는 집들이 간혹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내복 난로 보고 소한, 대한 다 물리치고 건강하게 겨울을 나 보자.

 

절기를 동시로 읽는 재미는 유쾌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쓴 동시와 그림, 그리고 절기에 관한 해설을 덧붙여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24절기를 알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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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 문학동네 동시집 50
송선미 지음, 설찌 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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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 송선미, 문학동네

 

송선미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공부하다 2011년에 동시마중으로 등단했다. 2015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시인의 첫 동시집 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이 작년 11월에 나왔다.

 

제목이 참 감성적이다. 다 자란 내 키, 더 이상은 자랄 일 없고 오히려 줄 일이 남은 내 키가 더 자라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고는 팔을 쫘악 펴도 닿지 않는 옷장 위를 향해 두 팔을 한껏 뻗어보게 하니 말이다. 이렇게 하는 데는 어쩌면 여기엔 설찌 그림이 한몫하는지도 모르겠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팔다리를 한껏 벌린 캐릭터 하나가 표지에 떠억하니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바닥이 아닌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이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5, 47편으로 구성된 동시집의 시작은 나의 아버지께.

이런 시편들이 나온 데는 시인의 아버지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사과 아삭

 

사과 아삭

빨간 사과 아삭

차갑고 단단한 빨간 사과 아삭

군산 아재가 보내 주신

차갑고 단단한 빨간 사과 아삭

그리운 군산 아재가 보내 주신

아직도 차갑고 단단한 빨간

사과 아삭

 

달콤한 사과는 조금씩 작아지고

사과의 문장은 자꾸만 이어지네

 

동그란 사과

향긋하고 동그란

사과 아삭

 

-사과 아삭전문

 

사과밭을 했던 나의 고향은 아직도 사과밭이 그대로 있지만 일손이 없어 임대를 했기 때문에 사과는 시장에서 사먹고 있다. 사과 아삭을 읽다 보니 예전에 먹고 없어진 사과들과 사과 향기와 바닥에 떨어진 사과, 사과꽃, 적과, 사과따기, 사과 포장하기, 사과밭 옆 아버지 무덤까지 기억에서 기억으로 연결된다. 사과 아삭한 편으로

 

완두콩 콩깍지 우리

 

너도 그랬던 거야?”

하는 목소리엔

외로움이 들어 있었다

나는 한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건네는 그 말을 들었다

 

너도, 라는 외로움은 조그마해서

동그란 완두콩 같았다

가지런히 두 손 모은 콩깍지 속

너와 너, 나와 우리, 나란한

따뜻한 완두콩 같았다

 

-완두콩 콩깍지 우리전문

 

외로움은 현대인들 모두 느끼는 단어가 아닐까? 각자 제일 친한 친구는 스마트폰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스마트폰 마음을 읽지는 못하기에 누군가 너도라고 말해 준다면 그 말, ‘너도라는 말에서 연대감을 느끼게 한다. 완두콩처럼 옹기종기 모여서 외로움은 멀리 여행 보내 버리고 즐거움을 맞이해 좀 더 밝은 세상이 되었음 좋겠다.

 

표제작인 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은 제일 마지막 시편이다.

여행을 떠났다고 한껏 자랑해놓고 어디어디 여행 갔었는지는 나중에 말해 준다고 한다.

더 높은 옷장 위 배낭이 있기 때문에, 또 여행을 떠날 것이기에.

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는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표지의 캐릭터처럼 감성 충만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이미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났는지도 모르겠다.

, 여행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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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우산 푸른 동시놀이터 5
김영 지음, 국화 그림 / 푸른책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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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우산, 김영, 푸른출판

 

저자 김영은 전남 목포 달리도에서 태어났다. 2004년 시에 2005년 푸른문학상 동시에 신인상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장생문학상·한국 안데르센상·5.18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 떡볶이 미사일, 바다로 간 우산이 있다.

 

바다로 간 우산에는 시인이 쓰는 시의 배경이 되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50편의 동시 곳곳에 등장하는 바다가 시인의 고향, 달리도가 아닌가 한다. 그 바다에는 항상 아빠가 등장한다. 바다 못지않게 큰 울타리 가족은 바다와 한 세트 같다. 표제작인 아래의 시 또한 넓은 바다와 가족이 등장한다.

 

꽃게잡이 나간 아버지

일곱 밤을 바다에서 자고

드디어

돌아오시는 날

 

중략

 

파도가 먼저 달려와

허락도 없이

우산을 가져가 버렸다

 

아버지 태운 배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데

우산이 먼저 마중을 나가 버렸다

 

-바다로 간 우산


꽃게잡이를 나갔던 아버지가 돌아오시는 날, 우산을 들고 부두로 나간 아이들은 목을 내밀고 배를 찾는데, 순간 놓쳐 버린 우산을 바다가 가로채 간다. 파도에 떠밀려가는 우산을 바라만 보는데 그 우산을 잃어버렸다고 하지 않고 아이들보다 먼저 아버지 마중을 나갔다고 한다. 경험에서 쓴 듯한 이시를 읽다 보면 바다에 둥둥 떠가는 우산과 배와 아이들이 떠오른다.

지금쯤 그 우산은 어디에 가 닿아 있을까? 또 다른 배를 마중하러 더 먼 바다로 나갔는지 아버지를 따라 집으로 돌아 왔는지.

바다로 간 우산을 따라 시인의 고향 달리도를 한 바퀴 돌고 온 기분이다.


책의 말미에 해설 대신 실린 인터뷰는 시인에게 좀 더 다가가게 한다. 진솔하게 한 마디 한 마디 인터뷰한 내용을 읽다 보면 시인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듯하다. 따뜻하고 큰 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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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모자와 신발 아침마중 동시문학
문삼석 지음, 김천정 그림 / 아침마중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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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여유와 동심

 

우리들의 모자와 신발, 문삼석, 아침마중, 2016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그 동안 산골 물, 우산 속, 그냥등 많은 책을 펴냈고,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카톨릭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이번 동시집은 그 동안에 펴낸 동시집과 조금 다른 깊이와 여유가 보인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쉬지 않고 조금씩

크고 있단다.

- p107 크는 나무의 일부분

 

아침마중에서 나온 동시집 우리들의 모자와 신발을 읽다보면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계실 저자의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그려진다. 위의 시, 일부분처럼 쉬지 않고 조금씩 크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른 나무라고해서 성장을 멈춘 것은 아니듯이 더 깊이 있는 글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는 게 느껴진다.

 

전화를 받던 엄마가

나를 보며 웃습니다.

 

그거 할머니 전화지?

- !

 

나 아픈 데 없냐고 했지?

!

 

나 밥 잘 먹느냐고 했지?

!

 

나 보고 싶다고 했지?

-

 

안 받아도 할머니 전화,

나는 다 압니다.

 

- p34 할머니 전화전문

 

슬며시 웃음이 난다. 누구라도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손자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라면 일상에서 종종 보는 풍경이 아닐까? 저자의 손자 사랑이 묻어난다.

 

가끔, 아주 가끔

허리 굽은 할머니가 문 열고 나와

하염없이 먼 산을

바라보는 집.

 

- p50 그 집일부분

 

지금 한국을 일컬어 초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핵가족을 넘어서서 일인 가구가 차지하나는 비중이 높다. 이런 현실이 농촌이나 도시 할 것 없이 적용되다 보니 혼자 사는 혹은 나이 드신 부부만 사는 가구에서는 표현하지 않아도 자식들을 언제나처럼 기다린다. 찬바람 부는 다리에 나와 서서, 골목 입구에서 어디라도 온다는 연락이 없어도 습관처럼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

 

동시를 많이 읽자! 건강한 동심은 서로 어울려 사는 데서 더 많이 생긴다. 기다리는 부모는 자식들, 손자들 봐서 좋고 손자들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산 경험을 배워서 좋다.

어우렁 더우렁, 망치질 소리, 하마 귀, 하마 코, 이건 못할 걸! 등 서정적인 동시와 재미있고 깜찍한 동시가 많이 있다.

 

산 경험을 할 시간적인 여유나 여건이 부족하다면 서점으로 가 보자. 우리들의 모자와 신발과 같은 동시들이 서점 책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자와 신발이 왜 우리들 머리에, 발에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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