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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 밤이 스물세 개 - 24절기 동시 그림책
남은우 지음, 이상열 그림 / 학이사(이상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콩알 밤이 스물세 개』, 남은우, 학이사, 2016
울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은우 시인의 그림 동시집 『콩알 밤이 스물세 개』가 나왔다. 조상들의 농사지혜달력인 24절기를 재밌는 동시와 그림으로 엮었는데 2016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창작기금을 받아 발간한 책이다.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시인은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 추천완료, 푸른문학상에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동시집 『강아지 기차』(공저)와 『화성에 놀러 와』가 있다.
일반 동시집보다는 큰 판형이다 보니 글과 그림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표제작인 24절기의 추분 「밤 더하기」 에 나온 콩알로 표지가 만들어졌다. “콩알 밤이 스물세 개 더해져서 9월 23일 오늘 밤이 된 거래” - p41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에 쫓겨 날짜마저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만큼은 달력의 날짜가 아닌 사람들의 눈이, 우리 몸이 먼저 안다. 몸이 먼저 계절을 읽고 느끼는 것이다. 피부가 느끼는 시계가 절기인 셈이다.
시인은 말한다.
살아갈수록 농사를 짓는 일과 시를 짓는 일이 닮았다고.
이렇듯 시골에 뿌리를 두고 자란 작가들은 자연의 품을 떠나 살 수가 없다. 입춘대길 문패를 달면서 시작하는 그림 동시집은 가장 춥다는 대한에서 끝난다. 무서운 내복난로 또한 근검절약하며 산 조상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절기상 대한을 앞두고 있다.
무서운 내복 난로
우리형 강대한
다시는 작은집에 안 간대요
보일러도 켜지 않고
내복으로
한겨울 나는 작은집 식구들
무섭다나요?
대한: ‘큰 추위’란 뜻. 양력 1월 21일경
내복만 챙겨 입어도 실내온도 몇 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 실내온도 빵빵하게 높여놓고 사는 집들이 간혹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내복 난로 보고 소한, 대한 다 물리치고 건강하게 겨울을 나 보자.
절기를 동시로 읽는 재미는 유쾌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쓴 동시와 그림, 그리고 절기에 관한 해설을 덧붙여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24절기를 알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