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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ㅣ 넝쿨동화 13
안오일 지음, 방현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5월
평점 :

길고양이에게 배우는 용기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안오일 글, 방현일 그림, 뜨인돌어린이, 2020
안오일 선생님의 신작 동화를 만났다. 제목만 봤을 때는 엄청 위풍당당한 고양이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접하니 위풍당당한 고양이라기보다는 우리 이웃의 다양한 모양을 한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친근하다.
이 이야기를 쓴 안오일 선생님은 시와 동화를 쓰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사랑하니까』, 『꼼짝마, 소도둑!』 동화책 『막난 할미와 로봇곰 덜덜』, 『이대가 아닌 이대로』, 『욱대로가 아닌 이대로』, 『우리들의 오월 뉴스』, 『새가 되어 날아간 춘댁이』 등이 있다.
아파트 아래 빈 공간에 고양이 가족이 살고 있다. 고양이 색깔 또한 검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그 고양이 가족이 생각났다. 깜이처럼 씩씩할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고.
고양이들의 세계 역시도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마음이 아렸다. 연두, 깜이, 뻐끔이, 양모스, 폐차고양이, 계단고양이, 점순이, 연두 엄마 등. 모두가 용기가 필요가 아이들이었다. 특히나 연두에게 용기가 많이 필요했다. 초록 눈과 푸른 눈을 가진 연두가 초록 눈을 숨기기 위해 한쪽 눈을 노란 천으로 가리고 다닌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스스로를 많이 위축시킨다. 다른 사람이 그 다른 점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을 떠나 스스로 연두와 같이 안으로 숨어드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몽당꼬리를 가진 깜이는 그러지 않았다. 짧게 잘린 꼬리지만 당당하게 밖으로 다닌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눈에 뛰어. 뭐든지 숨기면 숨길수록 다들 더 궁금해한단 말야. 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기로 했다. 숨긴다고 잘린 꼬리가 다시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면 누가 나를 좋아하겠어?” -77쪽
깜이의 용기로 인해 양모스와 맞서기를 꺼리던 뻐끔이, 폐차고양이, 계단고양이, 점순이 같은 고양이가 용기를 내 양모스와 맞섰다. 결국 그들에게도 평화가 찾아왔다.

“진짜 대장은 몸집으로 정하는 게 아니야. 양모스, 이왕 대장하려면 진짜 대장이 돼!” -103쪽
“대장이라고 해서 누구든 자기 마음대로 대한다면, 모든 게 엉망이 될 거야. 네 마음만 중요한 게 아냐. 주변 친구들 목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105쪽
덩치는 작지만 말은 논리적으로 잘 하는 연두는 말로써 양모스를 꼼짝 못 하게 한다. 한마디 한마디 옳은 말만 하는 양모스를 보니 완전히 세상 밖으로 나온 것 같아 흐뭇하다. 길고양이의 세계도 많이 살벌하다는 것을 평소 영역 다툼하는 걸 봐서 안다. 동화속에서처럼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동물들이 보고 배우게 사람들부터 그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