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습니다 밝은미래 그림책 50
알렉산드라 미르작 지음, 이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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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습니다/ , 그림 알렉산드라 미르작/ 옮김 이지현 / 2021

 

 


따뜻이 전해지는 그림책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 중에 가끔씩 만나 이야기해 보면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이건 꼭 반려동물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육아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워킹맘은 아이와 맘대로 놀아주지 못해서 주말에는 실컷 놀아주고 싶지만 체력이 안 따라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책은 고양이와 집주인의 이야기지만 대상을 바꾸면 그대로 아이도 되고 어른도 되고 노인도 된다. 찾아야 할 대상만 옮겨가는 것이다. 관심에, 사랑에 목마른 이가 한둘일까.

현대사회는 누구나 다 해당할 것 같다. “나 좀 봐주세요라고 여러 가지로 신호를 보내지만 다들 바빠 지나치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


엄마아빠가 나와 놀아주지 않아서 자신이 안 보이는가 싶어 집을 나간 고양이, 밖에서 아무도 쳐다보지 않아 슬프다. 집을 나오니 위험하고 힘든 일과 맞닥뜨린다. 당장 배가 고프고 잠잘 곳이 없고 그러다 보면 허름한 곳으로 잠자리를 찾아가고 잠을 청해 자는데 자신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


찾았다!”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 잠깐이 가출로 엄마아빠의 관심을 다시 되찾았고, 함께 놀거리를 찾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행복한 고양이가 마지막에 있다.

 


난 알게 됐어.

혹시 다시 길을 잃어도

누군가가 나를 꼭 찾을 거라는 걸.”

 

 

이 책을 허니에듀 카페와 밝은미래에서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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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누나야
강정규 지음, 김종민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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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누나야, 강정규, 키위북스, 2021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졌다. 비 온 뒤부터는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될 것 같다. 바깥 나들이에서 갈대를 보니 제법 피어 있다. 산에는 억새가 반짝거려 보기만 해도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김소월 시인의 엄마야 누나야시는 노래로도 나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웬만하면 거의 알 것이다. 노랫말이 아련하게 느껴졌는데 강정규 작가가 이어 쓴 2절은 더 아련하다. 어린 시절 내게도 계셨던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버지까지 다 등장하실 것만 같다.

이 동화를 쓴 김정규 작가는 동시도 쓰고 동화도 쓴다. 시와 동화잡지를 내고 있으며 쓴 책으로 목욕탕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다섯 시 반에 멈춘 시계』 『모기네 집』 『병아리의 꿈등이 있다. 한국아동문학상, 한국기독교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을 받았다.

이 동화는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의 배경이다. 김소월 시인의 어릴 때 이름인 정식이 엄마, 누나와 함께 살며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러나 아버지는 오늘도 못 오나 봅니다

어린아이에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게 하는 문장이 다음에 이어진다.

흰 두루마기에 중절모를 걸친 아버지가 금세라도 헛기침을 하며 사립 안으로 들어설 것 같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느라 숨어다니는 모양이다. 형사 끄나풀이 감시하느라 다녀가는 걸 보면. 아버지는 집에 계시지 않지만, 아버지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낮에는 강변에서 썰매를 탔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 준 썰매입니다.

오늘은 할아버지 제삿날이기도 합니다.

아버지한테 배운대로 제사를 지냈습니다.

아버지 대신 내가 제주가 되어 절도 두 번씩 했습니다.”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페이지마다 글과 그림에 다 묻어난다. 연필화?인지 그림이 애잔하게 한다.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과 많이 어울리는 그림이다. 이 밤에라도 그리운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맘으로 응원하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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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색종이도 필요해 브로콜리숲 동시집 26
전자윤 지음, 이원오 그림 / 브로콜리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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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까만 색종이에 응원을!

책 읽기 좋은 가을에 잔잔하지만 몽글몽글한 동시집 한 권을 마주했다. 재밌지만 가슴이 따스하고 짧은 시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결코 가볍지 않은 동시집이다. 4부 50편의 동시가 아직은 완전히 물러가지 않고 남아 있는 뜨거운 기운을 차분하게 다독거려 준다.

전자윤 선생님은 22018년 《부산아동문학》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해 2020년 샘터상과 한국안데르센상 동시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2021년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우수예술지원에 선정되었고 출간한 책으로는 동화책 『그림자 어둠 사용법』, 『비밀은 아이스크림 맛이야』가 있으며 동시집으로 『까만 색종이도 필요해』가 첫 동시집이다.

동물원 얼룩말

희 붕대 감은

이집트 미라 닮았다

놀리지 마!

붕대가 아니고 길이야

내 고향 아프리카

잊지 말고 찾아가려고

가는 길 그려둔 거야

언제쯤 내 고향 갈 수 있을까

눈물 얼룩 지우고 그린

그리운 고향길이야

14쪽 <얼굴말> 전문

사바나 푸른 초원을 상상할 때 얼굴말 한두 마리는 항상 끼워서 상상하곤 했다. 동물원에 가지 않고는 굳이 얼룩말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데 동시집 속 얼룩말 작품을 읽고는 얼룩말의 얼룩이 고향 떠나온 얼룩말의 그리운 고향길이라는 말에 짠하다. 넓은 초워너에서 마음껏 뛰어 다녀야 하는데 좁은 공간에 갇혀서 남은 생을 살아야 하는 처지가 동물복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어디 얼룩말만 그런가.

왜 못 봤을까?

풀숲에서 삼각자를 찾고

바위에서 장화를 찾고

구름에서 아이스크림을 찾았으면서

지붕에서 우산을 찾고

학교에서 상어를 찾고

버스에서 바람개비를 찾았으면서

그 아이

옷소매에 숨은 그늘은

왜 못 봤을까?

37쪽 <숨은 그늘 찾기> 전문

공익광고에도 비슷한 것을 본 것 같다. 말 못할 고민 혼자만 안고 있지 말라는,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한결 나아지겠지만 요즘 살아가는 모습이 제각각 살기 바쁜 모습이라 쉽지가 않다. 옷소매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 몸에 난 멍이나 상처 등 두루두루 조금씩만 관심 갖고 지켜봐주면서 사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나중에 후회기 싫으면

틈틈이 게임도 해

참, 잊지 마!

놀이공원 마치면 놀이터 가야 해

또 학원 가서 공부하느라 늦지 말고

알았지?

오늘도 친구들이랑 실컷 놀다 와

47쪽 <듣고 싶은 말> 일부

아이 키우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부분인데 처음에는 '건강하게 자라다오'하던 마음이 점점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려 "이것도 잘해야지, 저것도 잘해야지" 하고 주문을 하게 된다. 많은 부모가 오류임을 알면서도 일등주의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음박질을 친다. 슬픈 현실이다.

가을은

온통 빨간 날

놀면 된다

80쪽 <단풍나무 달력> 전문

직장인과 학생이 참 좋아할 달력이다. 곧 울긋불긋 단풍이 내려앉을 텐데. 단풍나무 달력 중에 한 날을 잡아 단풍 구경이라도 가야 겠다.

나는 검정색을 좋아한다. 검정색 옷에 검정색 가방 등을 들고 외출하곤 하는데 가끔은 거울을 보면서 많이 칙칙한 생각이 들어 요즘은 색이 있는 것들도 가끔 사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검정색이 좋다. 뭐든 각각의 쓰임이 따로 있는 걸 보면 까만 색종이도 이제 위축되지 않아도 되겠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까만색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빛나니까.

이 세상 모든 까만 색종이뿐만 아니라 검정색에게 응원을 보낸다. 물론 이 시집 속 거인의 바늘, 접시꽃, 개개비 교장 선생님, 달과 옥수수 등 모든 것들에게도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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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가 배꼽 빠질라 사투리 동시집
박해경 지음, 박미나 그림 / 책내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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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가 배꼽 빠질라/ 박해경 시, 박미나 그림/ 책내음/ 2021

 

 


재미난 사투리 동시

 

제목이 한껏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얼마나 웃길래나? 하고.

전에 읽은 두레 밥상 내 얼굴은 생각이 깊이 하게 동시집이었고 하늘만침 땅만침을 울산 사투리 동시집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우끼가 배꼽 빠질라도 울산 사투리 동시집이다. 같은 소재로 2권을 내기가 힘든데 이것도 작가의 저력이 아닐까. 이 시집 역시도 사투리만 부각한 것이 아니라 사투리를 시에 적절히 녹여내 시를 훨씬 깊이 있게 한다.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살고 있다는 박해경 시인은 2014년 아동문예 동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창작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 걸렸어, 두레 밥상 내 얼굴, 하늘만침 땅만침, 우끼가 배꼽 빠질라를 출간했다. 2021년 한국안데르상 창작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동시를 읽으면서 아는 사투리도 있었지만 모르는 사투리도 꽤나 있다. 같은 경상도라도 경상남도와 경상북도가 다르고 경북이나 경남도 각 지역마다 조금씩 사용하는 사투리도 달라 그런가 보다.

 

우리 할머니

옛날 이바구에는

언제나 똥오줌 잘 싸는

도깨비가 주인공.

 

우리 엄마

이바구에는 언제나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엄마 친구 아들이 주인공.

 

*이바구: 이야기

 

이바구전문 20

 

이 세상 많은 엄마가 실수하는 부분이긴 한데 알면서도 그 실수를 무한 반복한다. 내 아이도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서 자극을 받으면 나아질까 싶어서. 이런 이바구는 아이한테 오히려 반감만 갖게 하는데 말이다.

 

오래된 버들나무 한 그루 쓰러져 우듬지가 물속으로 들어가 있어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자르지 왜 저렇게 두는지

-보기 싫다 베어 버리지

한 마디씩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버들나무

 

_제 우듬지에는

물새가 알을 품는 둥지가 있고요. 다슬기가 알을 낳아 놓기도 하지요. 가물치에게 쫓기던 송사리가 숨기도 하고요. 선바위에서 힘차게 내려오던 큰 물줄기도 제 품 안에서 잠깐 숨 고르기를 해요. 왜가리는 잡아 온 물고기 어떠냐며 보여 주기도 하고 청둥오리 가족이 쉬어 가기도 해요. 연어떼 까마귀 떼 언제 찾아오는지, 백로는 언제 알을 낳는지 다 알고 있어요. 헤엄치며 노는 수달에게는 제가 아주 좋은 놀이터이지요.

 

이래도

저를 자를 수 있겠어요?

 

*버들나무: 버드나무

 

버들나무 우듬지전문 56

 


2021년 한국안데르상 창작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동시를 읽으니 버들나무 절대 자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동시는 이렇게 창작자의 손을 거쳐 많은 독자에게 생태계의 중요성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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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아버지 단비어린이 문학
이정록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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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아버지/ 이정록 글, 배민경 그림/ 단비어린이/ 2021




매스컴에서 100세 시대라고 떠든 지 오래다. 인간의 수명이 어디까지인지는 개개인의 삶의 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100세라고 볼 때 나의 아버지 아버지도 67세에 하늘나라로 가셨기에 아버지를 생각하면 늘 안타깝고 애잔하다. 보통 아버지와 아들’, 같이 제목을 지을 텐데 아들과 아버지라고 제목을 단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정록 작가는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아니야!』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나무 고아원외 다수가 있으며 동시집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콧구멍만 바쁘다시집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정말』 『의자외 다수의 시집과 청소년 시집이 있다.

찬세놀새보기만 하면 아웅다웅하지만 이 둘 역시 자라서는 둘도 없는 친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정록 시인이 어린이 시절이라기엔 개구쟁이 모습에서 어느 정도 맞는 것도 같은데 공부하는 찬세의 모습이 없어서 어린 시절 이정록 시인은 천재였던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든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보듯이 아버지는 시인이 훌륭한 사람이 되게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몇 문장을 살펴보면 이렇다.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뭔지 아냐?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할 줄 아느냐? 못 하느냐? 그 차이다!” 57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들어 올리다 보면, 너는 천하장사가 될 거다. 아침에 들렸던 송아지가 왜 저녁에 안 들리겠니? 저녁에 들렸던 송아지가 왜 다음 날 아침엔 안 들리겠니? 크면 제가 얼마나 빨리 큰다고, 줄넘기도 하고 아령도 부지런히 해라.” 74



기적을 믿어라,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사람이 될 거다. 한번 따라 해 봐라.” 75

아들아, 너는 끝끝내 울보가 돼라.” 125

 



이런 아버지의 따스한 응원으로 개구쟁이 찬세는 훌륭하게 자랐을 것이다? 내 부모님도 늘 다독이고 응원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였다면 어땠을까 싶다.

 

찬세와 놀새의 장난 전래동화 흥부 놀부에 나오는 놀부의 장난 못지않다. 고모의 연애를 방해한다든가, 쥐를 매달아 연을 날리고, 쥐의 꼬리에 불을 붙여 놀새네를 골탕 먹이려고 했지만 쥐가 자신의 집으로 향한 거나, 바지 속에 생쥐 집어넣기, 생쥐가 먹다 남긴 누룽지를 합쳐서 놀새에게 주기, 놀새네 무 구덩이인 줄 알고 죽은 쥐와 돼지 똥 넣었는데 찬세네가 하필 놀새네 밭에 같이 무 구덩이를 파서 묻은 데다 넣은 거며, ‘일반 쓰레기 소각장팻말을 놀새에게 보이며 놀새는 이 반이니 이 반 쓰레기장으로 가라고 하는 온갖 개구쟁이 행동이 나오는데 밉지가 않다. 학교에서 또 벌을 얼마나 자주 서는지.

아이들의 이런 모습이 커서 정서적으로 얼마나 감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자라는지는 부모가 되어 한참이 지나봐야 한다. 마지막 아들아, 너는 끝끝내 울보가 돼라.”라는 이 한마디는 책을 덮고도 뭉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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