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아버지 단비어린이 문학
이정록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들과 아버지/ 이정록 글, 배민경 그림/ 단비어린이/ 2021




매스컴에서 100세 시대라고 떠든 지 오래다. 인간의 수명이 어디까지인지는 개개인의 삶의 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100세라고 볼 때 나의 아버지 아버지도 67세에 하늘나라로 가셨기에 아버지를 생각하면 늘 안타깝고 애잔하다. 보통 아버지와 아들’, 같이 제목을 지을 텐데 아들과 아버지라고 제목을 단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정록 작가는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아니야!』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나무 고아원외 다수가 있으며 동시집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콧구멍만 바쁘다시집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정말』 『의자외 다수의 시집과 청소년 시집이 있다.

찬세놀새보기만 하면 아웅다웅하지만 이 둘 역시 자라서는 둘도 없는 친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정록 시인이 어린이 시절이라기엔 개구쟁이 모습에서 어느 정도 맞는 것도 같은데 공부하는 찬세의 모습이 없어서 어린 시절 이정록 시인은 천재였던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든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보듯이 아버지는 시인이 훌륭한 사람이 되게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몇 문장을 살펴보면 이렇다.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뭔지 아냐?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할 줄 아느냐? 못 하느냐? 그 차이다!” 57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들어 올리다 보면, 너는 천하장사가 될 거다. 아침에 들렸던 송아지가 왜 저녁에 안 들리겠니? 저녁에 들렸던 송아지가 왜 다음 날 아침엔 안 들리겠니? 크면 제가 얼마나 빨리 큰다고, 줄넘기도 하고 아령도 부지런히 해라.” 74



기적을 믿어라,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사람이 될 거다. 한번 따라 해 봐라.” 75

아들아, 너는 끝끝내 울보가 돼라.” 125

 



이런 아버지의 따스한 응원으로 개구쟁이 찬세는 훌륭하게 자랐을 것이다? 내 부모님도 늘 다독이고 응원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였다면 어땠을까 싶다.

 

찬세와 놀새의 장난 전래동화 흥부 놀부에 나오는 놀부의 장난 못지않다. 고모의 연애를 방해한다든가, 쥐를 매달아 연을 날리고, 쥐의 꼬리에 불을 붙여 놀새네를 골탕 먹이려고 했지만 쥐가 자신의 집으로 향한 거나, 바지 속에 생쥐 집어넣기, 생쥐가 먹다 남긴 누룽지를 합쳐서 놀새에게 주기, 놀새네 무 구덩이인 줄 알고 죽은 쥐와 돼지 똥 넣었는데 찬세네가 하필 놀새네 밭에 같이 무 구덩이를 파서 묻은 데다 넣은 거며, ‘일반 쓰레기 소각장팻말을 놀새에게 보이며 놀새는 이 반이니 이 반 쓰레기장으로 가라고 하는 온갖 개구쟁이 행동이 나오는데 밉지가 않다. 학교에서 또 벌을 얼마나 자주 서는지.

아이들의 이런 모습이 커서 정서적으로 얼마나 감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자라는지는 부모가 되어 한참이 지나봐야 한다. 마지막 아들아, 너는 끝끝내 울보가 돼라.”라는 이 한마디는 책을 덮고도 뭉클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