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화의 바이블이라 일컫는 이 영화는 몇 년에 한 번은 다시 보게 된다. 이 세상에는 그런 영화가 있고 그런 영화에 블랙 호크 다운은 꼭 들어간다. 간단하게 끝날 작전이었는데, 블랙 호크가 추락하면서 시작된 악몽이 2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다.

​

전쟁이 주는 시각적 고통을 있는 대로 보여준다. 거기에 영화 음악을 거의 소거하고 쇠 갈리는 소리와 총소리가 전쟁의 한 복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

터져 나가는 전우의 복부와 하반신을 보며 정신을 부여잡지 않으면 총알이 머리에 박힌다. 총소리에 고막이 나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지만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

영화는 이 지옥도를 보여주면서 헬기가 푸르른 인도양 바다 위를 비행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건너 전쟁 속으로 가기 때문에 그 장면이 굉장한 질감으로 다가온다.

​

해변이 멋지군요, 물은 어때요?

따뜻하긴 하지만 상어들이 우글거려.

​

인생사에는 눈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우리의 인생.

​

리들리 스콧 감독과 제작자인 제리 부룩 하이머는 영상미를 살리는 대신 다큐처럼 현실감을 살렸다. 시가지 전투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영화는 모가디슈 실화가 바탕이다.

​

1992년 유엔인 미국에 대규모 파병을 요청했다. 1993년 미국은 2만 명의 해병대를 투입했다. 이후 구호 식량 배급과 내전 사태 진정으로 어느 정도 해결을 하고 미 해병은 임수 완수 후 철수한다. 그러나 철수하자마자 곧바로 소말리아 민병대, 아이디드가 집권하려고 유엔의 식량과 물자를 독차지하며 소말리아 모가디슈는 지옥으로 변한다.

​

미군은 다시 최정예부대를 파견한다. 이 영화를 다시 보면 이전에 봤을 때와는 다르게 보인다. 전쟁 중인 현실의 미군이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

​

영화 속 장군은 명령을 내린다. 사망한 전우도 부상당한 전우도 한 명도 놓치지 말고 빠짐없이 데리고 귀환하라. 이 한 마디는 가슴을 울린다. 전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노상원은 같은 놈은 전우를 폭탄조끼를 입혀 폭침하려는 문서도 나온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아주 별로다. 엄청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서 전쟁을 하는 이유는 전우 때문이라는 대사를 짤막하게 한다.

​

이렇게 멋진 영화를 만들었지만 너무 현실적이어서 당시에는 전쟁을 오락적인 요소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5년이 지났지만 지금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주인공 ‘이’가 하는 이런 여행은 정말 판타지에 가깝다. 눈 덮인 공간의 작은 민박촌에서 주인과 함께 한 방에서 잠을 자며 자연을 느끼는 여행. 자연은 인간이 싫어 추위를 자꾸 불어넣지만, 이상하게 따뜻함이 드는 여행.

​

끝없는 잔잔함과 아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일본 영화에서 심은경의 내레이션이 조금 어울리지 않지만 이질감은 없다.

​

주인공 [이]는 말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가 도망을 치듯 말이 없는 자연 속으로 여행을 간다.

​

가끔 생활하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의 말을 따라가기 힘들다. 사람들이 말할 때마다 그 말에 쫓기는 기분이다. 그래서 가끔 너는 왜 그러냐는 말을 듣는다. 세상에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과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다. 나 역시 제대로 말을 하고 싶다. 말을 잘하기 위해 조금 생각의 시간을 가지면 사람들은 금세 가버리고 만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싶다. 눈물이 흐를 때 왜 눈물이 나오는지 제대로 말하고 싶을 때가 있다.

​

영화의 주인공 [이]는 설산의 어둠과 고요 속에서 보낸 시간을 몹시 즐거웠다고 한다. 이런 즐거움은 오래만이에요. 그 덕에 [이]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의 말을 듣고 글을 쓸 것이다.

​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소음'만 기생한다. 그러나 [이]가 무작정 떠난 여행 속 설산에는 '소리'가 가득하다. 여백을 느끼는 여행은 이제 판타지가 되었다.

​

무작정 가방 메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계획을 짜지 않고, 미리 짐꾸러미를 챙기지 않는 여행은 없다.

​

여름의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느끼며, 몹시 우울한 물고기의 이미지는 겨울에서 하얀 설원의 동화 같은 모습이 된다. 이런 모습은 심은경이 일본어로 대사를 하고 한국어로 내레이션을 하는 모습과 같다.

​

감독은 심은경이 일본어로 말할 때와 한국어로 말할 때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면을 보는 느낌”라고 말했다. 내 삶이 판타지가 되면 악마와 천사는 서로 오고 가는 사이가 된다.

​

이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영화가 우리나라 집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집이란 무엇인가. 오래된 맨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딱 이런 느낌이 들게 했다.

​

심은경은 이런 스타일과 이런 헤어스타일로 꾸준하게 영화와 드라마에 나온다. 이제 심은경이 이런 스타일에서 언제 벗어날까 궁금해지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영화는 무서운 장면보다는 징그러운 장면이 많은 영화다. 살갗이 벗겨지는 장면이 정말 징그럽게 보인다. 미이라가 되어 집으로 온 딸 케이티의 발톱을 자르는 장면이나 모든 장면이 무섭기보다 징그럽다.

​

리 크로닌 감독의 이전 작은 [이블 데드 라이즈]는 무서웠다. 징그럽고 무서운 장면이 가득했다. 이블 데드 라이즈에서는 악마로 변한 엘리 역의 엘리사 선더랜드가 그래픽이 아니라 분장으로 악마가 되었다. 그래서 무서움이 극대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

그에 비애 미이라 이 영화는 제임스 완이 제작을 했지만 무서움보다 답답함과 많은 징그러움의 영화였다.

​

애초에 애를 잘 돌보지 않아서 애가 실종되었다가 8년 후 미이라된 딸을 찾았는데 또 막내도 잘 돌보지 않아서 풍비박산이 나는 일이 터진다.

​

공포의 요지가 되는 인물이 아이들이라 어른이 주는 공포보다 더 할 수도 있고 덜 할 수도 있다. 한국말이 아니기에 한국인이 듣기에는 어떻지 모르겠지만 미이라가 씌어 쌍욕을 계속 싸지르는 어린이의 모습이 어떨지 모르겠다.

​

미이라 영환데 엑소시즘이 난무하는 오컬트에 가깝다. 청불이니만큼 잔인하다. 징그럽게 잔인하기에 요런 쪽 좋아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

우리가 좋아하는 그 미이라 시리즈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고 오히려 톰 크루저의 미이라에 조금 가깝다.

​

앞에서도 말했지만 공포 영화는 영화역사에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인간의 여러 감정 중 불안을 동반한 공포는 죽기 직전까지 계속 이어지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영화는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공포영화의 요소적 재미가 좀 더 있으면 명작 수준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공포영화다. 감독이 꾸준하게 공포영화를 연출해 왔다.

​

물론 반응은 전부 그다지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꾸준하게 공포영화를 연출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일본의 링이나 주온을 만들어낸 감독들 역시 꾸준하게 공포영화에 매달렸기에 그 같은 좋은 공포영화가 탄생했다.

​

감독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아이돌 출신의 신입배우를 기용했다.

​

요즘 욕 듣는 [군체]지만, 연상호 덕분에 많은 배우들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연상호의 감독의 장점이다 좋은 점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점이다. 여러 배우를 기용해서 생각해 놓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영화를 계속 만드는 점.

​

홍원기 같은 감독이 꾸준하게 신인배우들을 기용해서 공포영화에 출연시키는 것도 좋다. 귀시에서는 신인배우보다는 배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원현준 등.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서로 연결된 구조로 오컬트적인 공포와 바디 호러, 스케어리 스토리처럼 피부를 뚫고 나와 숙주를 잡아먹어 버리는 동충하초 공포물 같은 에피소드도 있어서 실험이 많은 영화라고 해도 될 것 같다.

​

공포영화는 영화 역사에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의 감정 중에 공포, 두려움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다루는 영화가 공포를 다루지 않는 건 이상하다. 인간은 정말 알 수 없는 욕구가 있다.

​

그건 인간의 밑바닥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나는 아니야,라고 하는 사람도 마음 한 구석에는 그 내면 깊은 곳에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다. 그런 욕구를 공포물이라는 극단적 시네마로 충족이 되기도 한다.

​

이렇게 웃으며 착하게 지내는 인간의 내면을 보고 싶은데 그걸 공포물이 충족시켜 준다. 영화라는 방어막 뒤에서 이 무시무시한 금기를 목격하는 행위는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마음 깊이 담겨있는 어둡고 검은 탐구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

그렇기에 인간의 여러 감정을 모두 드러내는 영화 속에 공포영화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공포를 마주하는 건 어쩌면 진실을 마주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사람은 진실과 마주하길 두려워한다.

​

공포도 마찬가지다. 영화 귀시는 볼거리는 충분하다. 하지만 억지스러움이 있다. 문채원과 솔라, 유재명이 나오는 에피소드는 정말 연기 때문에 무섭다. 거기에 그래픽까지 문법에 잘 맞아떨어진다.

​

하지만 베트남 소녀 편은 어색하다. 귀시는 공포물의 방향을 잡았고 그쪽으로 제대로 가고있다는 느낌을 받는 공포물이다. 앞으로 메이저로 가서 자본으로 인해 문법에 맞게 공포를 보여줄 것인가, 그렇게 되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

​

그게 아니라면 마이너로 가서 결핍을 동력으로 해서 자유하게 공포물을 만들어 낼 것인가. 그 임계점에 서 있는 공포영화가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지난번에 올린 명작 [미시시피 버닝]의 감독 알란 파커의 80년대 하드보일드 스릴러 영화다. 이 영화는 89년 여름에 개봉했는데 당시 많은 관객을 충격으로 몰고 갔다.

​

그 이유는 관객들의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그런대로 성공을 끌어냈다.

​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에 따르면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이며, 스타일은 누아르이고, 하드고어가 난무하는 호러이며, 끊임없이 미스터리가 이어지는 스릴러이며, 루이스 사이퍼라는 악마적 존재가 장악하는 오컬트 무비라고 했다.

​

물론 그러하지만 요즘 보면 알란 파커의 이 스타일을 그동안 답습한 영화들 때문에 원본 격인 이 영화가 좀 지루하고 시시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사립탐정인 헤리 엔젤은 거물급 인사 루이스 사이퍼로부터 거액을 받고 가수 자니 패브릭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자니 패브릭은 2차 대전 때 입은 부상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십 년 동안 병원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종적을 감추어버리고 만다.

​

헤리 엔젤은 자니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그가 만나는 사람마다 차례로 살해된다. 영화는 점점 공포분위기로 빠져 들어가고 헤리는 미궁 속을 헤맨다.

​

게다가 사건을 의뢰한 루이스의 정체도 뭔지 점점 수수께끼가 더해간다. 드디어 사이퍼가 악마의 모습을 드러내고 헤리가 찾아 헤맨 자니가 바로 헤리 자신이라는 암시와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

자신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르고 자기가 자기를 찾아다닌다? 이 영화는 이런 설정 자체가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당시 화재를 불러 모았다.

​

무엇보다 알란 파커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톤이 좋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불길한 그 톤. 1950년대의 거리와 건물, 축축한 공기, 질퍽한 재즈 음악과 연쇄살인이 조합되어 있는 불길한 톤을 알란 파커는 죽 이끌고 간다.

​

특히 헤리 역을 맡은 미키 루크의 퇴폐적인 분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표정과 손짓이 영화의 톤에 스며들어 더 재미있다. 또 사이퍼 역으로 등장한 로버트 드니로의 악마적인 분위기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영화다.

​

여기에 피가 넘치는 살인 장면도 한몫하고 있다. 엔젤 하트 당시는 제목만으로도 무시무시했다. 로버트 드니로는 특별출연이고 샬롯 템플링도 나온다.

​

마지막 교차 편집되는 엘리베이터 이미지는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색소폰에서 뿜어 나오는 음악과 함께 멈추지 않고 하강만 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엔젤은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