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를 보는데 자꾸 다음 장면이 생각나는 게 중반쯤 가니 나는 이 시리즈를 분명하게 봤다. 보지 않고서 다음 장면이 자꾸 떠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른다. 몹시 몰입해서 봤기에 분명 봤다면 리뷰를 작성해 놨을 텐데 또 찾아보니 어디에도 리뷰가 없다.

그렇다면 보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한데, 이렇게 강력하게 몰입해서 보면 기록을 했을 텐데 이상하기만 하다. 아무튼 이 시리즈는 회당 러닝타임이 길지 않고 시리즈도 7화로 깔끔하다. 그러나 결말이 모호하며 열린 채로 끝이 난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시리즈로 아호스의 라이언 필립이 총괄제작을 맡아서인지 정말 보는 내내 졸깃졸깃하다. 물론 갑갑한 부분이 곳곳에서 몰입을 방해한다.

하지만 저택으로 한정 지어 놓은 공간, 그 저택이 굉장히 넓고 큰 데다 온 동네 사람들이 전부 기묘하고 인간이면서 인간 같지 않게 보이게 리듬을 타고 죽 끌고 간다. 그리하여 주인공 딘과 노라는 점점 미칠 지경이다.

꿈에 그리던 주택을 구매하지만 협박 편지가 계속 오고, 그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마치 딘과 노라를 중간에 두고 빙 둘러싼 동네 사람들 같기만 하고, 형사, 부동산 중개업자, 모텔 주인 모두가 이상하면서 범인 같다.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죽어 나가고, 저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곳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딘은 조여 오는 이 환장함에 점점 이상해진다.

딘은 회사에서도 자꾸 밀려나면서 딸과의 충돌로 결국 해서는 안될 말들이 오고 간다. 파산지경에 이르면서 노라 주위 사람들은 딘과 헤어지라는 가스라이팅을 계속 당하고 노라는 편지를 보내는 범인이 혹시 남편 딘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한 회 당 나오는 범인이 점점 달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간의 갑갑함을 버틴다면 괴물이 나오지 않는 아호스의 스릴러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까지 범인이 모호하게 끝나는데 실제 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끝나 서다.

보다 보면 누가 누구와 손잡고 벌인 사건이라고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의 생각이 맞을 수 있고, 다른 의견을 낸다면 또 다른 의견이 맞을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의심에 의심을 하고 그 의심에 또다시 의심을 입히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기도 하는 시리즈 [어둠 속의 감시자]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주성치는 현재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 되었다. 아시아의 천재 코믹배우인 동시에 코믹 그 이면, 그 너머의 아픔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배우가 되었다.

주성치는 좋아하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나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또 없다. 그의 여성편력이 심한 인간적인 면도 폭소와 비애를 오가는 영화 속에 묻혔기에 주성치라는 이름 석자는 이제 머리에 특별한 배우로 각인되어 있다.

주성치의 영화는 1부터 10까지 폭소유발이 가득하지만 그 이면의 배경에는 항상 그래야만 하는 슬픔이 잔뜩 깔려 있다.

영화는 홍콩의 란타우라는 섬에서 무림을 떠나 쿵후를 가르치는 사부, 원화의 수양아들 ‘브루스 초우’라는 이름의 소룡(주성치)으로 시작한다. 원화는 브루스 리를 너무나 존경하여 수양아들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이소룡이라는 이름은 홍콩인들, 중국인들에게 어려운 시대에도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힘 같은 것을 지니고 있다.

소룡은 동네에서 당구만 치고 쿵후는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늘 혼나는데 사부의 사제가 찾아오고 그를 따라 홍콩이라는 대도시로 나가서 당구로 사부의 집을 빼앗으려는 무리를 이긴다는 내용이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부와 동네 사람들을 소룡이 각성한 후 멋지게 당구로 끝내 버린다.

땅을 되찾는 기를 받기 위해 원화에게 등에 사자성어를 새기는 장면은 정말 코믹하다. 둘 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 모두 근엄한 분위기, 있는 힘을 쥐어짜 내 원화는 일생일대의 사자성어를 새기지만 옆에서 글자가 오타가 났다고 하는 바람에 지울 수 없는 글자에 X 표기를 하고 옆에 다시 쓰는 장면은 정말 큭큭큭이다.

특유의 혀 내밀기 맛세이 신공부터, 어릴 때부터 싸움으로 우정?을 다졌던 모순균과의 주먹다짐 등 주성치의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사부는 동네에서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사람이다. 아픈 사람은 무료로 치료해 주고 서민을 챙기는 선인이다.

대도시의 당구도박에서 패배는 모두를 지옥으로 빠트리는 좌절을 맛보게 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 들어가면 비극이라는 게 딱 드러난다.

주성치의 광팬이라면 희극이 끝나고 비극이 도래했을 때 설핏 여러 감정이 들어 코끝이 찡 할 수도 있다. 감독이 첩혈쌍웅의 이수현이다. 화려했던 홍콩 영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주성치의 [도성타왕]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감독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왜 저메키스 감독은 영화를 많이 만들어내지 않을까. 저메키스의 영화는 전부 재미있고 좋은데 말이야. 92년도에 나왔다고 하기에는 그래픽 기술력이 대단하다.

이 영화는 갖다 붙일 수 있는 영화적 수식어는 다 붙여도 된다. 코미디, 스릴러, 판타지, 거기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영화다.

영화 속 마법 약물을 판매하는 라일로 나오는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이번 넷플의 젊은 회복 프로젝트 우당탕기 [더 뷰티]에도 나왔다. 영화를 다시 보니 어? 하는 장면도 눈에 들어왔다.

1년 전에 나왔던 [나 홀로 집]에서 케빈이 티브이를 통해서 총질 소리를 높여서 밖의 피자 배달원을 깜짝 놀라게 하는데, 버림받아서 나이 들고 뚱뚱해진 골디 혼이 경찰들이 집 앞에 왔을 때 리모컨으로 그 비슷한 장면을 계속 돌려본다.

하지만 그 장면은 영화 속 메릴 스트립이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으로 오마주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대화 중에 [멀홀핸드 드라이버]라는 대사를 하는데, 다음 해에 데이비드 린치가 [멀홀랜드 드라이버]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었다. 상관관계는 없으나 이래저래 관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메릴 스트립의 표정연기다. 표독한 표정에서부터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표정, 네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 마음은 아니지만 네 앞에서는 슬퍼줄게 하는 표정 같은 표정을 기가 막히게 짓는다.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영원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과 사는 것은 지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부딪치는 장면 또한 좋다.

브루스 윌리스의 죽음은 자연의 섭리를 따랐다. 자식을 두고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추모하는 행복한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바라보는 추악한 불명의 삶.

기발하면서도 아 하며 탄식을 자아내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가 아닌가. 몇 번을 봐도 재미있는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최지우가 대통령 안성기에게 피아노를 너무 잘 친다며 이야기하고 뒤이어 “좀 고독해 보이기도 하구요”라고 한다. 그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통령 안성기는 하하하 웃으며 잘 치지도 못하는데 고맙다고 한다. 최지우는 피아노를 잘 치면 그 영화 [모정]의 그 주제가 아냐고 묻는다.

대통령 안성기는 밝아지며 안다고 한다. 알죠, 윌리엄 홀댄과 제니퍼 존스가 나온, 하며 모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최지우는 연주해 달라고 한다.

모정은 1955년 영화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굉장했다. 최고의 배우 윌리엄 홀덴과 제니퍼 존스는 짧지만 강력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영화 속 윌리엄 홀덴이 전쟁 중에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전쟁이 한국전쟁이었다.

아시아 특파원인 미국인 기자가 홍콩 여의사와 사랑에 빠지고 625 전쟁이 터지자 남자는 한국으로 떠나 죽고 만다. 여주인공은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던 언덕에 올라 그를 그리워하며 오열한다.

그 언덕이 홍콩의 빅토리아 언덕으로 관광명소가 되었다. 내가 모정을 볼 때 그때 같이 봤던 그녀가 제니퍼 존스와 닮았다. 제니퍼 존스와 많이 닮았더랬다.

당시 제니퍼 존스가 입었던 의상이나 분장이 너무나 예쁜 동양인과 흡사했다. 55년 영화였고 한국개봉은 17년이 지난 72년이었다.

최지우가 대통령 안성기에게 고독해 보인다는 대사가 지금은 고고(높고 외롭게)하게 들린다. 지금은 사라지고 만 대통령 역의 안성기 배우지만, 그 자리에 쳬셔처럼 웃음의 주름이 부재의 공간에 남아 존재를 증명하는 것만 같다.

근래에 양조위가 영화 홍보차 한국에서 여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의 토니 얼굴에서 안성기의 얼굴이 겹친다. 그리고 고독도 느껴진다.

고독하지 않았다면 그릴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던 화가 로런스 라우리처럼 고독이 없는 사람은 예술을 할 수 없는 것일까. 당신에게 예술이란 무엇입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일본은 대작은 못 만들어 내지만, 이런 독립영화는 많이 만들어내고 잘 만들어 낸다. 키쿠치 린코와 오다기리 조는 꾸준하게도 독립영화에 출연하는 걸 꺼리지 않는다.

오다기리 조는 독립영화를 생활처럼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영화에도 몇 번 출연했는데, 그중에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서 정말 좋았다. 우리나라 영화라고 했지만 이시이 유야 감독이며 강원도에서 촬영했지만 일본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요코는 42살이지만 계속된 취업 실패로 누구도 만나지 않고 말수도 줄어 제대로 대화하는 법도 모른다.

삶의 거의 포기한 상태로 생활하던 중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사촌 시게루 가족과 함께 658킬로미터나 떨어진 아오모리 현으로 간다.

요코는 정말 가기 싫다. 20년 전 집 떠나올 때 반대가 심했던 아버지와 싸우고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뭐든 잘할 줄 알았지만 냉혹한 현실에서 점점 뒤처지기만 했고 집으로 가고 싶어도 뭔가 하나 보여줄 게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서 미루고 하다가 결국 42살까지 왔다.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가 그때 42살이었다. 그런데 휴게소에서 시게루 가족 중 막내 때문에 요코는 그만 홀로 휴게소에 남겨지게 된다.

인간관계라고는 전혀 없는 요코는 자신을 깨고 차를 얻어 타고 아오모리로 가는 이야기다. 그 속에서 많은 종류의 인간을 만난다. 요코는 생각한다. 그렇게 싫어했던 아버지였지만 그 손 한 번 잡고 싶었다고.

키쿠치 린코의 [침입자들의 만찬]의 캐릭터와 비슷하다. 딱 그 캐릭터인데 거기서 웃음 코드가 빠진 캐릭터가 이 영화 속 요코다. 사람들이 멀리하는 인간을 기가 막히게 연기한다.

처음 시게루 가족의 차 뒷좌석에 앉은 요코 옆 오다기리 조가 나왔을 때는 누구지? 했다가 요코의 눈에만 보이는 초현실 존재가 바로 요코의 아버지라는 걸 알았다.

이런 일본 독립영화는 참 재미있다. 재미가 없는데 재미있다. 이 색감, 그리고 키쿠치 린코의 연기. 이렇게 바보 같고 사람들 틈새에 끼지 못하는 연기를 하다가 나중에 포효하는 장면까지. 마지막 그 먼 거리를 우당탕탕 도착해서 눈을 맞을 때 우리는 요코를 응원하게 된다.

유튜브에 풀버전이 있다! 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