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시즌 1이 가장 재미있지만, 나는 시즌 3을 가장 재미있게 봤다. 집중해서 봤다는 말이다. 시즌 3에는 범인이자 주인공이었던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나오지 않는다.

시즌 2의 마지막에 총을 맞고 죽었기 때문이다. 루가 법정에서 나오면서 브래디의 얼굴에 대고 3D로 만든 총으로 쏴버리고 만다. 브래디는 죽으면서도 미소를 짓는다.

시즌 1, 2에서는 사이코패스 브래디의 재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시즌 1에서 차로 사람들을 밀어버려 많이 죽이고도 똑똑한 머리로 폭탄을 만들어 차에 설치를 하는 등 여러 사람을 또 처참하게 죽인다.

전자마트에서 같이 일을 하며 서로 마음이 통하던 루를 칼로 찔러 죽이려고 했고, 죽은 사람들 중에 이모를 둔 홀리에게 머리를 맞아서 뇌사상태에 빠진다.

시즌 2에서 뇌사상태로 계속 나오면서 약물주입으로 인해 어떤 사람들에게는 브래디가 눈으로 말을 걸고 조종을 한다.

홀리나 루 역시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고, 시즌 1에서 브래디를 뇌사상태로 만든 홀리는 호지스 탐정 사무소에서 일을 하게 되고, 루는 브래디가 아직 살아 있음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게 마음이 통하고 사랑하기까지 했던 브래디가 살인마에다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니. 정부와 의사들은 뇌사 상태인 브래디가 약물에 의해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 희대의 살인마를 살려서 치료를 하려고 한다.

거기에 화가 난 루가 법정에서 총으로 브래디를 죽인다. 시즌 3에서는 브래디가 나오지 않지만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정신적으로 아프거나, 다쳤거나, 힘들어한다.

현대인은 대부분 정신적으로 크고 적든 간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 시즌 3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지만 브래디의 망령은 끝까지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원래는 호지스가 은퇴 후 알코올 중독으로 가장 엉망진창의 생활과 정신적인 문제가 산적한 인간인데 시즌 3에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호지스가 멀쩡한 인간으로 보인다.

사이코패스는 어째서 그렇게 되는지, 법정과 법, 그리고 정의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며 배심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잘 나온다. 멋진 대사들도 많이 나온다.

미국의 온도를 알고 싶다면 지금 대통령이 누군지 알면 된다 같은 대사는 머리에 콕 들어온다. 아무튼 지금 세상에는 마음이 아프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티븐 킹의 원작이라 그런지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옴을 유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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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티브이에 응팔은 하지 말았음 좋겠다.

몇 번을 봤는데도 재방하면 또 보게 된단 말이다.

오늘 한국과 브라질 축구를 보는데,

한국 선수들은 비에 쫄딱 맞았다는 게 누가 봐도 표가 나는데

브라질 선수들 머리는 철사야? 수세미야? 왜 젖지 않아?

경기 끝났는데 그 빗속에서도 전부 뽀송뽀송하게 보였다.

뭐야? 만화야?

어제 스벅에서 한 엄마가 3살? 딸에게 조각케이크를 가르키며,

우리 오늘은 요 아이로 먹자,라고 했다.

음식의 의인화가 무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다 이루어질 지니, 이 드라마 나는 재미있는데 어떡하지.

대사들에서 데드풀이 생각났어.

그나저나 수지가 찰지게 욕하니까 너무 좋더라.

나 변태인가.

응팔에서 진주가 야무지게 따라 불렀던 태양 소년 에스테반 들어보자.

https://youtu.be/Yz5cpToSZm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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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는 스티븐 킹의 장편 소설이자 시리즈 3까지 나온 미드(보다는 영드에 가깝다. 온통 영국 배우들에, 마을 이름도 그렇고, 모든 게 미국 스럽지 않다. 단지 발음이나 억양 뭐 이런 것들이)다.

시즌 3에 가서는 지귀연 같은 판사가 나온다. 정말 짜증이 나고 기가 막힌다. 판사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판결을 내리고 법정 안에 있던 변호가, 검사 모두의 저항을 받지만 나는 판사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한다고 한다.

주인공 호지스가 남의 인생을 멋대로 결정하고 거만한 솔로몬처럼 분별력이 흐려져서 판결을 내린다고 하지만, 판사는 법은 완벽하지 않고 법은 집행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데 내가 자리를 지키는 한은 그렇게 한다고 한다. 법이 거지 같으니까 그런 것이다.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 시리즈 역시 재미있다. 그저 전통 수사극처럼 흘러가는데, 스티븐 킹이 아닌가. 사이코패스가 메르세데스를 몰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돌진해서 여러 명을 죽이고 도망갔는데, 당시 담당 형사였던 호지스는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퇴직을 한다.

퇴직 후 나이는 들고 몸은 뚱뚱해졌지만 탐정으로 일하는 호지스에게 범인이 도발을 하면서 사건을 다시 파헤치는 이야기다. 범인은 누구인지 시즌 1에 다 나온다.

이 범인의 사이코패스 살인을 여실이 볼 수 있으며, 시즌 2에서는 뇌사상태에서 깨어나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을 조종한다. 이런 부분은 스티븐 킹의 재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그저 초자연적인 현상처럼 보이지만 시리즈를 보면 의학적으로 그게 가능하게끔 풀어간다.

이번 노벨 문학상 후보에 세계의 작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어김없이 하루키가 들어가 있다. 한림원은 하루키나 밀란 쿤데라, 움베르토 에코 같은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림원은 인칭의 파괴와 뒤죽박죽 시점이 오고 가는 소설은 일단 열외 시킨다.

스티븐 킹도 이번에 거론되는 거 같은데, 오히려 스티븐 킹이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 괜찮지 않나. 공포소설가라고 알려졌지만 미스터 메르세데스 같은 소설은 사회문제를 적확하게 꼬집고 있다. 공포라는 건 하루키가 말한 것처럼 인간의 재산이다.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공포를 느낀다고 해서 못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근래에는 공포의 주체가 초자연 존재보다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리즈 속의 저 판새 같은 사람, 그냥 공포의 대상이다. 하느님이나 신 그 위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선고를 내리면 그 누구도 뭘 어떻게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개좆 같다(사전에 나오는 용어다). 이미 국민 모두가 그런 공포를 경험했다. 노벨 문학상 그거 스티븐 킹에게나 줘라. 그래서 더욱 스티븐 킹의 소설이 퍼져서 이런 문제가 널리 널리 알려졌으면. 하고 적고 하루가 지나니 이름이 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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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명절이면 티브이에서 어김없이 성룡이 발차기를 했었는데, 이제 정말 옛말이 되었다. 보고 또 보고 너무 봐서 별로인데 그래도 크리스마스에는 캐빈이, 명절에는 성룡이 티브이를 장식했으면 좋겠지만, 새롭고 재미없는 영화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그래서 보게 된 천장지구. 천장지구는 고등학생 때 비디오로 빌려서 한 번 본 기억이 있다. 사춘기 때니까 한창 겉멋 들어 있을 때. 유덕화의 청청패션이 너무 멋있었고, 비련 한 오천련의 나비처럼 가벼운 나풀나풀 움직임에 스며들었다.

유덕화의 청청패션이 돌고 돌아 지금 유행이라니, 역시 유행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오천련은 트럭에 매달려 트럭 레이싱도 직접 한다. 트럭에 매달려 사람을 거의 반 죽여 놓듯 해 놓고 유덕화는 재미있지?라고 하는데, 어릴 때는 마초 같은 유덕화의 그 모습이 아주 멋져 보였다.

자신의 생일이라고 자신을 납치했던 유덕화를 찾아왔지만 트럭 레이싱에 매달리기나 하고, 하지만 유덕화가 한 번 안아주니까 모든 게 눈 녹듯 사라지는 오천련의 넋 나간 표정에 우리는 빠져 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식용유케이크가 아닌 당시에 비쌌던 생크림 케이크에 초를 밝혀 두 사람만의 파티를 연다.

후 불고 난 후 그 비싼 케이크를 유덕화 얼굴에 처바르며, 생일을 모르는 유덕화에게 우리 생일은 오늘이라며 호호호 오천련의 해맑은 모습에서 우리는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했다.

철부지 부잣집 공주님과 가족도 없고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길거리 깡패의 사랑이야기다. 이런 클리셰는 오래전 신성일 엄앵란의 [맨발의 청춘]이지만, 전 해에 만들어진 일본 영화 [진흙투성이의 순정]를 그대로 만든 영화라 욕을 많이 들었다. 이런 클리셰를 답습하는 영화가 [천장지구]이지만 유덕화, 오천련 그리고 오맹달이 진지와 코믹을 오고 가며 연기를 하기에 재미있다.

두 사람이 꽁냥꽁냥 한 후부터 오천련은 집에서 전화기만 보고 있다. 그럴수록 고민이 깊어만 가는 유덕화. 나는 너에게 해줄 게 아무것도 없는 놈이거든. 그러게 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거다.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을 하기 전과는 너무 다른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사랑은 행복과 동시에 두려움을 동반한다. 선이자 악이며, 빛이며 어둠이다. 사랑을 함으로 조직에서 이탈하고, 사랑에 빠짐으로 집에 반항을 한다. 사랑은 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까. 그럼에도 불이 붙은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며, 불꽃놀이도 하고 붙어 다니며 행복에 겨운 얼굴을 한다.

영화야 제발 여기서 끝내줘! 부탁이야! 이 둘을 불행에 빠트리지 마! 하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유덕화의 껌딱지가 된 오천련은 어떻게 될까. 오직 자기만 바라보는 오천련을 위해 유덕화는 어떻게 할까.

하이얀 드레스에 묻은 붉은 피는 저 하늘에 그려 놓은 예술 작품 같아서 마지막 장면은 슬프고 또 슬프기만 하다. 인간의 장점이자 단점이 슬픔이다. 만약 하늘에 정이 있다면, 하늘도 늙으리. 정이 들어 버리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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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듣는데 디제이가 자신의 친구가 거구에다가 운동도 잘하는데 벌 한 마리에 그렇게 무서워한다고 했다. 벌이 어딘가에서 이잉 나타나면 어린이처럼 무서워서 공포에 떤다고.

하루키도 고소공포가 있어서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건 질색팔색을 하지만 내색을 할 수 없을 때는 난감하다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높은 곳에서는 덜하지만 인공적인 곳, 아파트의 고층이나 빌딩의 고층은 공포라고 했다.

그래서 높은 곳을 좋아하는 자신의 아내는 늘 높은 곳에 가면 팔짝팔짝 뛰면서 즐거워해서 꼭 자신을 놀리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하루키는 공포심도 재산의 하나라고 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공포를 느끼지 않으면 대단하다든가, 느끼면 형편없다든가 하는 식으로 단면적인 단정을 내릴 수 없다고 했는데, 역시 동감한다. 공포라는 건 질이 분명 다르고 같은 질의 공포라도 깊이가 달라서 옆의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공포를 내가 느낀다고 해서 그게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벌레를 무서워하고 벌레를 보면 공포를 느끼는 건 인간의 신체 생김과는 별개의 문제다. 또 갇힌 공간에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 역시 튼튼하게 생긴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어떤 사람은 운전을 할 때 옆에 엄청 큰 덤프트럭이 있으면 공장한 공포를 느끼고, 또 다른 이는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병적인 유전적 요인에게 공포를 느낀다.

공포라는 건 사람의 얼굴처럼 다 달라서 공포를 느끼는 것 역시 제각각이다. 나도 고소공포가 있어서 밑이 보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밑이 훤히 보이는 높은 곳에 서면 공포를 느낀다.

바이킹도 무서워서 한 번 타고서는 이런 걸 왜?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바이킹을 타는 것을 무서워하면 주위에서는 꼭 바아킹을 태워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남이섬에서 번지점프를 한 번 뛴 적이 있다.

당시에는 제일 높은 55미터였다. 66미터 번지점프가 이후에 나타났다고 하던데, 660미터든, 77미터든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순전히 그때 만났던 여자 친구 때문이었다. 한 달 전부터 같이 번지점프를 하기를 바랐다.

번지점프는 계산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 공포를 유발하는 것들이 있다. 요컨대 잘못되어도 어쩌구 하는 서명을 하고, 주머니에 있는 것들은 전부 빼야 한다. 만약 당신의 주머니에 콘돔이 있다면 미리 치워놓기를 바란다. 안경도 벗어야 하고 시계나 반지도 다 빼야 한다.

그렇게 승강기에 올라 기이이잉 올라가는데 점점 멀어지는 땅을 보면서 현기증이 나기 시작한다. 다 올라가면 조교가 이런저런 말을 하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점프대에 서면 조교가 발뒤꿈치를 탁탁 쳐서 점프대의 끝선에 맞물리게 한다.

바로 앞이 공허한 허공이다.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가 펼쳐진다. 어떻든 뛰어내렸다. 다시는 이런 짓은 하지 않으리 다짐을 했다. 그러나 번지점프는 아니지만 제주도에서 이 비슷한 경험을 또 한 번 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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