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하게 빠진 만큼 채워 넣지만 상실의 공백은 더 커져버린 기묘한 이야기. 그녀의 죽음과 함께 토니 타키타니의 일부도 함께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그 일부를 알게 해 준 그녀와의 사랑은 소나기처럼 짧고, 그녀의 죽음과 함께 소실된 일부 속에는 기억이 스며있어 남은 토니 타키타니의 삶은 부조리에 가깝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고독을 인식하며 어이없는 비극으로 토니 타키타니는 완벽에 가깝게 고독해지는 이야기다.
이치카와 준 감독은 하루키의 문체를 영화적인 작법으로 유지하기 위해 요코하마 교외에 커다란 단 하나의 세트장을 지어놓고 대부분의 분량을 촬영했다. 공간을 그대로 둔 채 앵글, 조명, 소품이나 인테리어의 변화로 다른 공간처럼 보이게 표현했다. 이런 영화적 문채는 하루키의 전 우주적인 고독과 새벽의 호텔 수영장 수면 같은 적정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문체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하루키의 고독한 문장을 카메라 앵글로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는 좌에서 우로 움직이는 수평 트래킹을 이어간다. 그리하여 하루키 특유의 건조하고 고립과 단절된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사물의 상태와 공간의 질감을 극도로 절제하며 보여줌으로 토니 타키타니의 고독을 더욱 깊이 있게 담아냈다. 거기에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이 토니의 적막함을 보듬고 고독한 시간을 대신한다.
https://youtu.be/xh8lbo_Yx_I?si=fePdnkONvLuJempnStrand Relea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