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알바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가득 들어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세트 같은 시리즈다. 한국판 기예르모 델 토로의 시리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호스의 한국 버전 같기도 하다. 큰 줄기의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회마다 다른 에피소드가 펼쳐지니 옴니버스에 가까운 느낌도 있다.
총 8화 중 6화까지 봤다. 아쉬운 게 딱 하나 있다면 그래픽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호기심의 방]처럼 기괴한 존재들이 조금만 더 리얼하게 표현됐으면 거의 완벽했을 텐데. 그게 못내 아쉽다. 나머지는 다 좋다. 이런 사차원적인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는 언제 봐도 재미있다. 특히 공포와 코미디가 7대 3 정도로 섞여 있으면 딱이다.
13년 전쯤 [무서운 이야기 2]에서 김지원과 고경표가 나왔던 [탈출]의 긴 버전을 보는 기분도 든다. 당시 [탈출]은 공포와 코미디가 거의 반반씩 섞여 있었는데, 그 조합이 정말 좋았다. 공포영화의 재미란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민하의 연기도 좋다. [파친코]를 시작으로 [조명가게],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영화 [하나 코리아]까지 김민하는 어쩐지 세상 모든 무게를 짊어진 듯한 심각한 연기를 해왔다. 그런데 여기서는 다르다. 욕도 찰지게 하고 표정도 살아 있다. 나는 이런 김민하가 훨씬 좋다. 영화 때문에 요즘 뼈말라가 된 모습으로 나오는데, 어제 배캠에 출연해 홍보했는데, 여기서는 그렇게까지 말라 보이지는 않았다.
따지고 보면 넷플릭스의 역대급 흥행작 [기묘한 이야기]도 비슷한 구조다. 저쪽 세계에 있어야 할 것들이 경계를 넘어 이쪽 세계로 넘어온다. 이런 기괴한 존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인간은 상상력의 한계 때문인지 평소 보던 것과 전혀 다른 존재를 마주하면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낀다. 익숙한 세계에 낯선 것이 끼어드는 순간, 그 자체로 무서운 것이다.
원작 없이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아직 7, 8화가 남았지만 이번 시즌으로 이야기가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이재욱은 진지한 얼굴로 적당히 웃기고, 고민시와 이희준이 줄기에 있고, 조현철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들도 한 번씩 등장한다. 반가운 얼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한 회에 30분 남짓.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공포 버전으로 옮겨놓은 듯한 시리즈, [꿀알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