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씨부레, 그냥 이렇게 끝난다고? 하는 생각만 든다.
포스터 전면에 뤽 베송 제작이라고 크게 내세웠지만, 이제는 뤽 베송 아즈씨도 감각이 무뎌진 건가 싶다. 감독이 영화를 이렇게 끝내려고 했다면 뤽 베송이 멱살이라도 잡고 방향을 알려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일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이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영화라면 적어도 마지막에는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나쁜 놈들 다리 하나쯤은 분질러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무슨 다큐멘터리처럼 그냥 탈출해 버린다.
이렇게 끝나냐고.
노나 아르네제더가 주인공 니나로 나온다. 이전 작품들을 보면 어떤 역할이든 꽤 잘 소화하는 배우인데, 일단 얼굴이 예쁘다. 프랑스 배우인데 묘하게 독일 사람 같은 느낌도 있다. 젊은 시절의 다이앤 크루거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목소리나 분위기에서는 젊은 조디 포스터도 살짝 보인다.
니나는 자유분방하다. 약간 ‘내가 하고 싶은 건 내가 할 거야’ 하는 사람이다. 고집도 세다.
마르세유에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던 니나는 인도양의 어느 호화 리조트에 직원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투숙객 부부의 아이 셋을 맡게 된다. 니나는 어린아이들을 돌본 전문적인 지식도 훈련도 없으니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배인은 사람이 부족하다며 그냥 니나를 투입한다.
그리고 사고가 난다.
아이 하나가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가지만 결국 죽는다.
그때부터 니나는 사방에서 얻어맞기 시작한다. 지배인도, 룸메이트도, 경찰도, 법조계 사람들도 니나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겨우 한 가닥 희망처럼 보였던 증언을 해주겠다는 직원마저 다음 날 흔적도 없이 떠나버린다.
이 과정이 정말 답답하다.
나라 전체가 니나 한 사람을 구석으로 몰아넣는다. 눈뜨고 코 베인다는 말이 딱 이런 경우다. 아이를 돌본 것뿐인데, 아이 하나가 수영장에 들어갔다가 죽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모든 잘못이 니나의 것이 되어 있다. 종신형까지 거론될 정도로 몰린다.
불행이 하나 터지고, 그 불행이 또 다른 불행을 끌고 오고 불행의 연속이 피로감이 든다. 니나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오바이트까지 할 정도로 정신이 무너진다. 여기까지는 꽤나 숨 막히게 잘 끌고 간다.
그런데 마지막이 문제다.
갑자기 니나가 액션영화 첩보원처럼 변한다. 가발을 쓰고 가짜 여권을 챙기고 보트를 부웅 몰아서 인도양을 빠져나간다.
끝.
그냥 그렇게 끝난다.
씨부레.
리조트 사장도 그렇고 경찰도 그렇고, 니나를 강간하려고 했던 판사도 그렇고, 특히 이 모든 일을 가장 악랄하게 몰고 간 지배인은 어떻게든 한 번은 제대로 당해야 했다. 다리를 하나 분질러놓든가, 니나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 강력하게 법적 조치를 하든가. 관객 입장에서는 그런 걸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판사가 니나를 강간하려는 장면에서는 왜 또 가슴까지 노출시키는지 모르겠다. 이 장면 때문에 영화가 부모자식이 같이 볼 수 없는 영화가 된다. 전혀 그런 장면이 없다가 왜 가슴 노출을 시키는지.
두 시간을 그렇게 끌어놓고 마지막에 뭐야?
이렇게 끝난다고?
그렇게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