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한 제목은 [더 페이블: 죽이지 않는 암살자]다. 흔히 페이블 2라고 부른다.
킬러가 직업인 남자가 잠시 일을 접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세상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자신과 비슷한 인간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결국 라이벌과 맞붙게 된다. B급 감성에 액션을 버무린 일본 영화다.
원작 만화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오카다 준이치가 아키라를 맡으면서 꽤 괜찮은 영화가 되었다. 액션은 액션대로 제대로 해내면서, 이상하게 힘을 빼고 있는 듯한 B급 코미디까지 아주 찰지게 살려낸다.
2019년에 1편이 나왔고 2021년에 2편이 나왔다.
아키라는 암살자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로 통한다. 어느 날 보스에게 명령을 받는다. 아무도 죽이지 말 것. 그리고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갈 것. 이게 아키라에게는 꽤 어려운 일이다.
요코와 남매로 위장해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데, 평범하게 살라는 명령을 받은 암살자가 평범한 인간처럼 행동하는 모습 자체가 웃긴다. 오카다 준이치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도 재미있고, 요코 역의 키무라 후미코도 만만치 않다. 둘이 붙어 있을 때 영화의 B급 냄새가 확 살아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결국 액션을 봐야 한다.
오카다 준이치와 키무라 후미코의 액션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 특히 오카다 준이치의 표정이 재미있다. 아침에 막 일어나서 아직 정신도 덜 깬 사람 같은 얼굴로 총을 쏘고 사람을 때려눕힌다.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총질을 하는 게 오히려 웃긴다.
2편에는 츠츠미 신이치, 사토 코이치 같은 배우들도 나온다. 배우 보는 재미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은 건물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장면이다. 공사장의 구조물을 이용해 뛰고 구르고 매달리면서 싸우는데, 성룡식 액션에 존 윅의 살벌함을 조금 섞어놓은 느낌이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2편을 다시 볼 이유가 생긴다.
페이블 같은 일본식 B급 액션을 좋아한다면 몇 번씩 다시 보게 될 영화다. 이퀄라이저처럼 묵직하게 멋을 부리는 영화는 아닌데, 이상하게 한번 보고 나면 또 생각난다. 특히 아키라의 그 멍한 얼굴과 후미코의 귀여움과 섹시 그 어디쯤 얼굴이.